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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년 만에 우승 일궈낸 구광모 리더십..LG그룹 '1등 전략' 급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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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영 기자
입력 : 2023.11.16 05:00 ㅣ 수정 : 2023.11.16 05:00

LG트윈스, 29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 들어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 재계 총수 가운데 손꼽히는 '야구광'
구본준 LX그룹 회장도 야구에 대한 각별한 애정 과시해 눈길
구광모 회장, '화수분 야구 가능한 팜 시스템' 도입해 선수 능력 극대화
구광모 회장, LG트윈스 선수단·관객과 소통하는 모습 '인상'
한국시리즈 우승에 따른 구 회장 '통 큰' 이벤트에 관심 모아져
LG트윈스 우승 계기로 LG전자· LG엔솔 등 주요 계열사 1등 전략 가속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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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LG트윈스가 우승을 차지한 뒤 팬과 선수단을 향해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2023년 프로야구가 막을 내렸지만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정규시즌· KBO리그 통합 우승) 트로피를 거머 쥔 LG트윈스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뜨겁다.

 

그도 그럴 것이 LG에게 한국시리즈 우승은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 시절부터 이어진 숙원사업이라는 것은 야구팬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올해 LG트윈스의 우승 가능성이 커지면서 그동안 언론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한국시리즈 1차전, 4차전, 그리고 마지막 5차전까지 직접 관람하기 위해 야구장을 방문해 구단주로서 선수들과 기쁨을 함께 나눴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LG트윈스가 지난 13일 우승해 그 여운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LG그룹 임직원을 비롯해 야구팬을 포함한 일반인들은 구 회장이 그룹 숙원사업이던 한국시리즈 우승을 기념해 어떤 이벤트를 내놓을 지에 관심이 크다.

 

일각에서는 ‘가전 명가’ LG전자의 파격 할인에 대한 기대감이 커 일부 소비자들은 가전제품 구매 계획을 미루고 있다는 얘기까지 흘러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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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구본무 선대회장은 생전 야구에 대한 애정이 깊었던 인물로 알려졌다. [사진 = LG트윈스 시네마 홈페이지]

 

LG그룹의 야구사랑은 럭키금성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LG그룹은 1990년 프로야구 원년 팀 'MBC 청룡'을 인수해 LG 트윈스를 창단했다. 특히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은 재계 총수 가운데 손꼽히는 야구광으로 알려졌다.

 

구본무 선대회장은 LG트윈스 창단 원년부터 2007년까지 17년간 구단주를 역임하며 물심양면으로 팀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후 LG그룹은 그룹 회장이 대를 이어 야구단 주인도 맡고 있다. 

 

LG트윈스는 1990년과 1994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해 프로야구 강팀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이후 우승과는 좀처럼 인연이 없었다. 

 

1994년 일본 오키나와(沖縄) 캠프를 마친 후 아와모리 소주로 건배하며 우승을 맛본 구본무 선대회장은 1995년 시즌을 앞두고 “또 우승하면 이 소주로 축배를 들자”며 구입한 같은 소주는 LG챔피언스파크 숙소 사료실에 장기 보관됐다. 

 

그후 LG트윈스는 우승 공백이 길어졌으며 구본무 선대회장은 1998년 해외 출장 중 “우승하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게 지급하라”고 구매한 당시 8000만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도 주인을 찾지 못한채 29년의 세월이 흘렀다.

 

구본무 선대회장에 이어 LG트윈스 2대 구단주에 오른 구본준 LX그룹 회장 역시 야구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경남중·고 기수별 야구팀에서 선수로 활약했던 구본준 회장은 LG 트윈스 구단주 시절 "주말에 틈이 나면 친구들과 야구 연습을 하는데 공을 70∼80개씩 던진다"며 "매년 LG 트윈스 전지훈련을 지켜보기 위해 오키나와에도 간다"고 말할 정도였다.

 

2019년 3대 구단주에 오른 구광모 회장은 앞선 두 회장보다 구단주로서 활약이나 일화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구단주로서의 실질적 업무가 대행 체제에서 이뤄졌다고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항간에는 구광모 회장이 이전 구단주들와 달리 야구에 큰 관심 없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구광모 회장이 그리는 LG트윈스 청사진은 두드러진다.

 

구광모 회장은 ‘1년 반짝이 아닌 지속 가능한 강팀’을 지향하며 ‘화수분 야구가 가능한 팜 시스템(Farm System)’에 관심을 보였다.  팜 시스템은 미국 메이저 리그(프로야구연맹) 팀이 자기 비용을 들여 마이너 리그 소속 팀을 만들고 그 리그를 통해 자기 팀에 소속된 미숙한 플레이어를 훈련시키는 제도다.

 

그리고 이 같은 시스템 구축을 위한 구단 차원의 지원도 뒷받침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구광모 회장이 구단주로 취임한 이후 LG트윈스 성적은 상위권을 유지했다. 2017년 6위에서 이듬해 8위로 추락했던 LG트윈스는 △2019년 4위 △2020년 3위 △2021년 3위 △2022년 2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우승 문턱에서 아쉬운 고배를 마셔오던 LG트윈스는 우승에 대한 갈증이 기폭제가 된 듯 올해 마침내 1위로 올라섰다.

 

‘1년 반짝이 아닌 지속 가능한 강팀’이라는 구광모 회장 청사진에 한발 더 가까워진 셈이다.

 

일각에는 야구단 운영에는 LG그룹 수장으로서의 구광모 회장의 핵심 경영철학이 반영돼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객가치 실현·실용주의·미래가치 투자' 등 철학을 기반으로 ‘1등 LG’ DNA 이식을 야구단에도 심어 결국 우승까지 이어졌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구광모 회장이 LG트윈스 우승을 계기로 계열사 '1등 전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를 보여주듯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올해 두드러진 경기 침체 속에서도 눈에 띄는 실적 호조를 일궈냈다. 

 

그룹 '맏형' 격인 LG전자는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20조7094억 원, 영업이익은 9967억 원의 경영성적표를 거머쥐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무려 33.5%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3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 8조2235억 원, 영업이익 7312억 원을 일궈냈다. 이는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각각 7.5%, 40.1% 증가한 것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분기 최대치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재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구광모 회장이 취임후 지난 5년간 줄기차게 외쳐온 고객 감동 철학이 본격적으로 열매를 맺고 있다"며 "이러한 경영 방침을 감안하면 LG 계열사는 내년에도 실적 호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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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그룹 회장이 한국시리즈에 출전한 LG트윈스를 응원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번 우승은 구광모 회장에 대한 이미지에도 많은 변화를 주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4차전을 관람하는 구광모 회장 모습이 담긴 사진이 확산됐다. 그 사진 속에는 구 회장이 파도타기에 동참해 만세를 하고 기념 사진을 찍어주며 세이프 선언 동작을 따라 하는 모습이 담겼다. 구 회장은 임직원들 사이에서 AI(인공지능)라는 얘기가 나올 만큼 평소 표정이 없던 그의 이러한 모습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승리가 확정된 후 만세와 함께 함박웃음을 지은 구광모 회장은 차명석 LG트윈스 단장, 김인석 LG스포츠 대표와 포옹을 나누며 누구보다 진심으로 LG트윈스 우승을 기뻐했다. 구 회장은 직접 그라운드에 내려와 감독과 진한 포옹을 하며 관중 환호를 유도하는 몸짓도 보였다.

 

LG트윈스 팬인 30대 박모씨는 “다른 구단주들은 종종 직접 경기를 관람하는 모습이 목격되는 것 같은데 구광모 회장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아 다소  의아했다”며 “구단주는 물론 기업 회장으로 방송이나 인터넷 기사 등에 잘 보이지 않고 사진마다 표정이 없어 무뚝뚝한 줄만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가을야구를 보내며 그 편견이 깨졌다. 웃는 모습을 처음 본 거 같은데 괜한 내적 친밀감이 느껴졌다”며 “이후에도 LG트윈스 팬, 대중과 소통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으면 좋을 거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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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트윈스 선수들이 2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한편 LG 임직원과 대중들 사이에는 우승을 기념한 구광모 회장의 통큰 이벤트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익명을 요구한 LG그룹 계열사 한 직원은 뉴스투데이에 “사내 커뮤니티에는 직원 가운데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이가 없어 어떤 이벤트가 있는지 예상 못 하는 분위기”라며 “창립 70주년 때는 블루트스 스피커를 선물했는데 29년 만의 우승이다 보니 조금 더 특별한 이벤트가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 예로 지난해 신세계그룹은 프로야구팀 SSG랜더스의 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시즌내내 1위 유지) 통합우승을 기념하기 위해 신세계그룹 온·오프라인 계열사 19곳이 참여하는 ‘쓱세일’을 개최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따라 이마트는 카테고리 전품목 1+1·최대 50% 할인 등 연중 최대 규모 할인을 했으며 신세계백화점은 인기 브랜드 최대 70% 할인·에어볼 추첨·럭키드로우 등 다채로운 현장 행사를 준비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면세점에서 머니 증정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이마트24는 평소 편의점에서 1+1 행사에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제품을 내놨다.

 

LG그룹도 오는 17일부터 본격적인 이벤트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부 계열사는 벌써부터 이벤트 소식을 전해 팬들 이목을 끌고 있다.

 

곤지암리조트는 다양한 LG트윈스 굿즈가 놓인 ‘트윈스룸’을 이용할 때 50% 요금 할인과 함께 트윈스 슬리퍼와 응원 타월 기프트를 함께 제공한다. 또 곤지암리조트 레스로랑 ‘미라시아’와 ‘라그로타’에서는 BBQ 플래터와 파스타 등 인기 패밀리 메뉴를 하루 29개 한정 할인한다. 

 

LG유플러스 알뜰폰 자회사 미디어로그의 U+유모바일은 이달 말까지 U+유모바일 요금제에 신규 가입한 고객에게 LG 트윈스 유광 점퍼, 클래식 유니폼, 대형 로고볼, 옐로우 무적 타올 등을 추첨해 증정한다.

 

가장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것은 LG전자와 LG유플러스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LG가전 할인 행사에 대한 갖가지 추즉이 이어지고 있다. 냉장고와 에어컨, 세탁기, 식기세척기, 노트북, 인덕션 등 LG전자 주요 라인업에 대한 29% 할인, 29만원 할인 등을 예상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LG유플러스는 ‘데이터 29GB 쿠폰’, ‘29시간 동안 데이터 무료’ 등 파격적인 서비스를 내놓을 지에 대해 소비자 관심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시리즈를 우승한 기업에서 기념 행사는 관행처럼 이어졌기 때문에 LG 역시 조만간 ‘29년 만의 우승’에 초점을 둔 다양한 이벤트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야구팬은 물론 일반 소비자에게 LG의 기업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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