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소영 기자 입력 : 2023.11.01 11:09 ㅣ 수정 : 2023.11.01 11:09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삼성전자가 3분기 반도체 사업 적자 폭을 축소했다. 다만 내년 2분기 반도체 업황 재둔화 가능성이 제기돼 주목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일 ‘삼성전자-목표주가 하향’ 리포트를 통해 이 같은 의견을 냈다. 투자의견은 매수로 유지하되, 목표주가를 기존 9만5000원에서 7만7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2023년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개최하고 연결 기준 매출 67조4000억원과 영업이익 2조43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사 매출은 스마트폰 플래그십 신제품 출시와 디스플레이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 영향으로 직전 분기 대비 12.3% 늘었다. 영업이익은 DS(디바이스 솔루션·반도체) 부문 적자가 축소되고 스마트폰 플래그십의 견조한 판매, 디스플레이 주요 고객 신제품 수요 증가 등이 겹쳐 전 분기 대비 268% 증가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2.22%, 영업이익은 77.6% 감소했다. 지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27%, 52.48% 줄어들었던 점과 비교하면 실적이 개선된 양상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가전 부문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송 연구원은 “시장의 예상을 웃돈 부문은 SDC, MX, 하만”이라며 “SDC는 프리미엄급 OLED 출하가 증가하고 대형 패널 적자가 축소됐으며 MX는 폴더블폰 등 고가폰 출하가 양호했고, 하만은 카오디오, 포터블 오디오 제품 출하 증가와 인수 비용 반영 완료로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반도체, 가전 부문은 기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며 “반도체는 수요 회복 지연과 재고 조정 지속에 따라 비메모리 영업적자 규모가 추가 확대됐다. 메모리 부문에서도 DRAM 부문의 영업 흑자 전환이 4분기로 미뤄진 가운데, 출하량이 부진했던 낸드 부문에서 적자폭 축소가 제한적이었다”고 추정했다.
이어 “가전 부문에서는 에어컨 비수기 진입과 경쟁 심화로 인해 매출액 감소폭이 일반적인 3분기 계절성보다 다소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을 4조원으로 전망했다.
송 연구원은 “D램과 낸드 출하량이 11%, 9% 늘어나는 가운데 평균판매단가 역시 D램 10%, 낸드 8% 상승이 예상된다”며 “D램은 흑자 전환이 나타나고 낸드는 적자 규모가 크게 축소돼 4분기 메모리 부문의 영업적자 규모는 전분기 대비 52% 줄어든 1조45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비메모리도 고객사들의 신제품 출시 효과로 인한 수요 증가로 실적이 개선되기 시작할 전망”이라며 “TV 출하량이 이전 분기 대비 10%대 후반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VD·가전 부문 (하만 포함)의 영업이익 또한 전분기 대비 31% 늘어난 1조1000억원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스마트폰 출하량 및 평균판매단가 하락이 예상되는 MX·네트워크 부문의 4분기 영업이익은 2조7000억원으로 축소되고 SDC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분기와 유사한 1조9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올해 2분부터 증가하기 시작한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가 내년 중순부터는 재하락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내년 하반기 업황과 관련한 2개의 리스크 요인은 공급 측면에서 반도체 업체들의 내년 2분기 감산 원복 가능성, 수요 측면에서 6개월 이후의 업황을 미리 알려주는 경기선행지표들의 올해 4분기 중 하락 전환이다.
업황이 개선될수록 반도체 업체들은 감산 원복에 대한 유혹을 더 크게 느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는 게 하이투자증권의 설명이다.
송 연구원은 “만약 업황 회복이 한참 진행되는 내년 2분기경 반도체 업체들이 감산 원복을 본격화한다면 2내년 하반기 D램 생산 증가율은 전년 대비 10%대 중반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하반기 수요 증가율이 생산 증가율을 상회하지 못한다면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다시 둔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