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환종의 스쿠버 다이빙 시즌 2] (34) 필리핀, 아닐라오 3-4, 회초리 산호 위에 있는 '땅벌 새우'를 처음 만난 기쁨
최환종 전문기자 입력 : 2023.08.30 09:54 ㅣ 수정 : 2023.08.30 11:16
오랫만에 긴 시간(42분) 동안 다이빙, 출수 후에 잔압계 공기잔량은 20~30바 정도
검은색과 흰색이 섞여있는 흰동가리 가족. 말미잘(Sea Anemone) 속에서 살아가는 만큼 흰동가리는 Anemone fish(또는 Clown fish)라고도 한다. 흰동가리는 말미잘과 공생관계이며 말미잘 속에서 살아가는 유일한 종류라고 한다. (말미잘의 촉수에는 많은 자포가 있어서 작은 물고기 등의 먹이를 자포에 있는 독으로 죽인다) / 사진=최환종
[필리핀 아닐라오/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언젠가도 얘기했지만 바다속에서 처음 보는 녀석을 발견하고 그 이름을 알게 되면 마치 새로운 종을 발견한 것 같은 기분이다.
다시 앞으로 나아가자 필자가 좋아하는 귀여운 흰동가리 가족이 보인다. 이날 처음 본 흰동가리는 검은색과 흰색이 섞인 녀석들이다.
다이빙 초반부터 처음보는 물고기(바이칼라 엔젤 피쉬, Bicolor Angelfish)를 만나서 그럴까, 왠지 큰 보물을 발견한 느낌이다. 화려한 산호 지대를 지나면서 심신이 더욱 상쾌해진다.
검은색 흰동가리 가족을 뒤로 하고 앞으로 나아가는데, 저 앞에서 서 대표가 정지해서 무엇인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뭔가 또 수중생물을 발견한 것 같았다. 필자가 접근하니 서 대표는 손짓으로 가느다란 회초리산호를 가리킨다. 무엇인지 식별이 안되서 바라보자 서 대표가 랜턴 불빛으로 회초리산호 중간을 가리켜 준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랜턴을 켜고 자세히 보니 뭔가 작은 생물이 움직이고 있었고, 맨눈으로는 식별이 잘 안되어서 역시 카메라 촬영 모드를 현미경 모드로 바꿔서 보니 그제서야 작은 가재 같은 녀석이 보였다. 이 녀석도 너무 작아서 최대한 클로즈업하여 여러번 촬영을 했다.
Bumblebee shrimp. 우리말로는 ‘땅벌 새우’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크기는 손톱만 하고 아주 작은 새끼 가재 같이 생겼다. 최대 1.2인치 (약 3cm)까지 자란다고 한다. / 사진=최환종
노트북에서 확대하자 위와 같은 사진을 볼 수 있었다. 이 녀석은 Bumblebee shrimp라는 새우의 일종이고, 우리말로는 ‘땅벌 새우’ 정도로 부를 수 있겠는데 생김새는 전혀 새우 같지 않다. 차라리 ‘땅벌 가재’라고 부르면 좋을 것 같은 생각이다.
※ Bumblebee shrimp가 붙어 있는 산호는 회초리 산호(Ellisella Limbaughi, sea whip이라고도 부른다)이다. 글자 그대로 회초리같이 가늘고 길게 생겼다.
다시 앞으로 나아가자 그동안 많이 보았던 나비고기와 Phyllidiella pustulosa(바다 민달팽이종(種), 갯민숭달팽이 종류)가 보인다. 갯민숭달팽이(nudibranch) 종류는 엄청나게 많은데, 이 녀석도 갯민숭달팽이 종류이다. Phyllidiella pustulosa라는 이름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