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공유도탄여단장⑩ 서울대 글로벌 최고경영자 과정에서 각계 리더들과 친분 쌓아

[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임용한 박사의 강연을 들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임용한 박사는 강의를 듣는 사람이 역사를 알기 쉽도록 설명하고, 특유의 입담으로 청중들을 역사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한다(임박사의 친형제인 임대령 역시 실력도 좋았고 입담도 대단했다. 임용한 박사의 강의를 들으면서 ‘역시 임박사 형제는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며 미소를 지었다).
1년 전에 0여단에서 처음으로 임용한 박사를 초청하여 강의를 들었고, 그때 부대 장병들의 반응이 너무도 좋아서 이곳 3여단장으로 부임하여서도 임용한 박사를 다시 한번 초청하여 역사 강의를 들었다.
두 번의 강의 중에 한 강의는 이순신 장군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이때 일본 수군과의 전투에서 왜 학익진을 사용했는지(학익진이 무엇인지)를 처음으로 자세히 알게 되었다. 이제까지 학교에서 역사 수업 시간이나 관련 서적에서 ‘학익진’을 사용하여 일본 수군을 격멸하였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왜 사용했는지)는 배우지 못했고, 주위에 물어볼 사람도 없었다.
이날 임용한 박사의 설명을 듣고는 학익진이 왜 필요했는지, 그 학익진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높은 수준의 훈련이 있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는데, 오랫동안 궁금했으나 저멀리 밀어 두었던 궁금증이 해소되는 상쾌한 시간이었다.

두 번 연속하여 강의를 들은 필자는 이후 국방 TV에서 ‘토크멘터리 전쟁사’라는 프로그램에 임용한 박사가 출연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임용한 박사의 청산유수와 같은 설명은 필자를 사로잡았고, 그때부터 임용한 박사의 팬이 되었다.
필자는 ‘토크멘터리 전쟁사’를 1편부터 끝까지 다 보았는데, 이 ‘토크멘터리 전쟁사’는 전쟁사 프로그램이라기보다는 살아있는 역사 수업 시간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훌륭한 프로그램이었다고 생각한다.
그해 봄에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공부할 기회가 생겼다. 학위 과정은 아니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운영하는 글로벌 최고경영자 과정으로서 장관급 장교를 포함하여 공기업, 사기업, 법조계, 금융계 등 다양한 분야의 리더급 인사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는 과정이었다.
교육비용은 공군에서 지원해 주었고, 주 1회 정도 일과 후에 하는 교육이었기에 비교적 편안한 마음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교육 내용은 인문학, 경제학, 역사학 등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진행이 되었고, 꽤 높은 수준의 교육이었다. 교육 내용도 좋았지만 각계각층의 리더들과 친분을 쌓을 수 있었던 것도 큰 수확이었다.
이들 원우들과 가까워지면서 필자는 이들을 부대로 초청하여 부대 소개와 더불어 부대 간부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같이 했는데, 원우들의 반응이 생각보다 대단했다. 특히 군 복무 경험이 있는 남자 원우들은 현재 우리 군의 현황(전투력, 복지 현황 등)에 대해서 관심과 질문이 많았고, 오랜만에 군부대를 방문하면서 그들의 군 생활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했던 것 같았다.
특히 육군 27사단에서 초급장교로 근무했다는 나이 드신 원우 한 분은 식사를 하면서 자신의 군 생활 경험을 자랑스럽게 얘기하며, 추억에 잠기는 모습이었다.


이 당시 같이 공부했던 원우들과는 지금도 교류가 이어지고 있는데, 당시 6개월 정도의 짧은 교육 기간이었지만 이해관계를 떠나 서로를 이해하며 마음을 터놓고 친구같이 지냈기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한편, 그해 여름에는 북한이 일련의 도발을 함에 따라 전군(全軍)에 최고 수준의 경계태세가 발령되었고 이에 따라 일촉즉발의 위기상태가 며칠 동안 지속되었다.
당시 북한의 도발 내용을 보면, 8월 4일에 경기도 파주의 비무장지대에서 북한의 목함 지뢰 도발로 인하여 우리 병사 2명이 크게 다쳤고(북한은 군사분계선 남쪽에 지뢰를 매설해 우리 병사 2명에게 중상을 입히고도 남한의 자작 모략극이라는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8월 20일 오후(15:53)에는 북한이 우리 측 대북 확성기를 겨냥해 고사포 1발을 경기도 연천 지역 야산(전방 민통선)에 발사했다.
이어서 16:12에는 직사포 여러 발을 비무장지대 지역으로 발사했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은 북한 도발 1시간여 뒤에 북한군 로켓포(당시 북한이 발사한 것은 고사포와 직사포인데, 언론에서는 로켓포로 표현했다) 발사 지역 인근으로 155㎜ 자주포 수십 발을 대응 사격했다.
양측 모두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고, 이날 밤까지 추가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으나 연천군과 강화군 일부 지역에 주민 대피령이 내려지고 전군(全軍)에 최고 수준의 경계태세가 발령되었으며,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열어 앞으로 모든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정부는 8월 4일 경기도 파주 비무장지대 북 지뢰 도발로 우리 병사 2명이 크게 다친 뒤 11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고, 북한은 8월 14일에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무차별 타격전'에 들어갈 것이라고 우리를 위협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다음에 계속)

최환종 프로필▶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여단장,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現 국립한밭대학교 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