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분 기자 입력 : 2023.03.13 07:26 ㅣ 수정 : 2023.03.13 07:26
해외 CFD, 레버리지·공매도 효과...장전거래 시, 1시간30분 빠르게 매매 올해 CFD 프리마켓 거래 서비스...KB증권과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개시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국내 증권사들은 사업다각화 전략 중 하나인 차액결제거래(CFD)의 장전(프리마켓)거래 서비스를 내놓으며, 서학 개미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해외주식 CFD로 미국주식을 거래하면 한국시간 기준 20시부터 예약주문이 돼, 정규장보다 3시간 30분 먼저 주문 넣기가 가능하다.
장전 거래를 통해서는 오후 10시~11시 30분(서머타임 적용시 밤 9시~10시 30분)에 거래할 수 있어 정규장보다 1시간 30분 빠르게 매매할 수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해외주식 CFD는 기존 교보증권(2018년)과 한국투자증권(2019년), 하나증권(2019년) 등 3곳이 먼저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해부터는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유진투자증권, DB금융투자, 유안타증권 등이 연달아 오픈했다. 이중 올해 CFD 프리마켓 서비스를 선보인 곳은 KB증권과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등이다.
CFD(Contract For Difference)는 전문투자자 전용 서비스다.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진입가격과 청산가격의 차액을 현금으로 결제하는 장외파생상품이다.
2017년 1조9000억원에 불과하던 국내 CFD 거래금액은 2020년 30조9000억원까지 넘어섰다가, 2021년에는 무려 70조원대까지 불었을 만큼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CFD 거래가 가능한 개인전문투자자 수도 해마다 늘어 2017년 말 1219건에 불과했던 등록 건수가 2021년 말 2만4365건으로 거의 20배나 뛰었다.
다만 레버리지 투자 상품이라는 특성상 반대매매 발생 등 시장에 혼란을 줄 가능성이 있어, 그에 따른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
투자방법이 다양한 해외주식 CFD의 경우 별도의 환전과정 없이 원화로 거래가 가능하고, 해외주식 양도소득세율이 22%인데 비해 파생상품 양도소득세율은 11%로 과세된다는 게 장점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CFD는 등장 직후 규모가 미미했으나 지난 유동성 확대 시기에 규모와 이익 기여도가 급등했다”며 “물론 주류는 항상 국내 주식이지만 점점 비중이 작고, 한 번 내려간 위탁매매 수수료율과 신용공여 이자율은 반등이 어려워 새로운 수익원 창출 노력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B증권은 지난 1일부터 해외주식 CFD 프리마켓 거래를 시작했다. CFD 거래를 위해서는 CFD 전용계좌가 필요하며, KB증권 MTS ‘M-able(마블)’로 비대면을 통해 계좌를 개설하면 된다.
이홍구 KB증권 WM영업총괄본부장은 “해외주식 CFD 장전 거래 시차로 미국주식 거래가 쉽지 않았던 고객들이 앞으로는 편리한 투자를 하도록 투자환경 개선에 지속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달 말 CFD 미국 프리마켓 거래를 개시했다. 현재 메리츠증권의 CFD는 한국·미국·중국·홍콩·일본 등 5개국 상장주식과 ETP(상장지수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올해 6월말까지 미국·일본·홍콩 거래 시 비대면 온라인 수수료를 0.05%, 중국은 0.10%로 할인 적용된다. 만약 비대면 계좌 보유 고객이 HTS(홈트레이딩시스템)·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를 통해 거래 시, 인하된 수수료율로 매매할 수 있다.
키움증권도 지난달 해외 CFD 프리마켓 서비스를 내놨다. 해외주식 CFD의 프리마켓 거래를 오후 9시부터 서비스함으로써 거래 시간이 2시간 30분 빨라졌다. 키움증권은 해외주식 CFD 거래 시 수수료를 0.07%로 할인해 주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 입장에서는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이 줄었기 때문에 수수료 수익을 낼 수 있는 CFD 사업을 향후 먹거리로 인식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