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본격적으로 시행됐으나 활성화가 덜 된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증권사들이 연금 시장에 고객을 끌어모으고 탄탄한 운용을 위한 채비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올해 연금 계좌에 대한 세액공제 한도가 700만원에서 900만원으로 확대되면서, 퇴직연금 시장은 향후 성장세가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16년 147조원이던 퇴직연금 시장은 2021년 295조6000억원으로 5년 만에 약 2배로 늘어났다. 또 지난해 말 336조원 규모였던 퇴직연금 시장은 2032년 860조원 규모로 약 2.6배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DC(확정기여)·IRP(개인형퇴직연금) 가입자가 일정 기간 운용지시를 하지 않을 시, 사전에 선정한 운용방법으로 적립금을 자동운용하는 제도다. 가입자의 적립금이 방치되는 것을 예방하고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고자 도입됐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대수명이 길어지면서 은퇴자산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정부에서도 국민들의 은퇴자산 마련을 위한 정책을 여러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고, 예적금 등 원리금위주로 운용됐던 퇴직연금은 운용 실적이 중요해지면서 실적배당 형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향후 10년간 퇴직연금 시장 성장의 주요인이 IRP일 것으로 봤다. 퇴직연금 시장은 증권사뿐만 아니라 각종 금융사의 격전지다. 이에 시장 선점을 위한 증권사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하나증권은 ‘하나 연금닥터’ 서비스를 내놨다. 하나 연금닥터는 하나금융그룹의 퇴직연금 전문 브랜드서비스다. 그룹의 연금 전략에 맞춰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객 니즈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수익률을 밀착 관리하기 위해 론칭됐다.
한국투자증권(071050)은 지난해 퇴직연금 전용 앱 ‘my연금’을 출시했다. my연금 앱은 연금자산 운용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커지자, 앱의 사용자 환경과 경험(UI·UX) 전반을 개선하고 상품 매매 관련 편의성을 높였다.
현대차증권(001500)도 최근 한국연금투자자문과 적립금운용계획서(IPS) 컨설팅 자문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번 협약으로 DB형 연금제도를 운영하는 기업 대상 퇴직연금 자산관리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NH투자증권(005940) 100세시대연구소는 최근 ‘새해 챙겨야 할 연금 체크포인트’를 주제로 ‘더100’(THE100)리포트 85호를 발간했다. 이 리포트는 행복한 100세시대를 위한 생애자산관리 및 100세시대 트렌드 등 다양한 주제를 연구한다.
증권사들은 이러한 퇴직연금 시장을 진작부터 미래 먹거리로 찜했다. 증권사들의 연금 관련 이벤트는 지난해보다 이벤트도 대폭 늘리며 고객 모시기가 한창이다.
미래에셋증권(006800)은 ‘2023년 투자하는 연금, 디폴트옵션 이벤트’를 오는 3월 31일까지 열린다. 퇴직연금 DC·IRP 고객 대상으로 디폴트옵션 사전지정 이벤트와 디폴트옵션 직접매수 이벤트로 구분했다.
신한투자증권(055550)은 'IRP&연금저축 이벤트'를 오는 3월 31일까지 진행한다. 회사의 IRP 또는 연금저축 고객 대상으로 이벤트 기간 내 계좌 입금액에 따라 추첨을 통해 백화점 상품권을 제공한다.
한국투자증권도 오는 28일까지 뱅키스 고객을 대상으로 은퇴자산 이벤트를 진행한다. 뱅키스 개인연금·IRP 계좌에 연금자산을 입금(자산이전 포함)한 고객에게 금액에 따라 최대 53만원의 신세계상품권을 지급하는 이벤트다.
삼성증권(016360)은 오는 3월 31일까지 연금저축 페스타와 IRP 페스타 이벤트를 연다. 이벤트 기간 내 계좌별 신규·퇴직금·타사연금이전 등 입금 금액을 모두 합쳐 순입금액 300만원 이상 구간별 경품을 준다. 최대 53만원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대신증권(003540) 역시 오는 3월 31일까지 온라인 매체를 통해 연금펀드를 적립식으로 월 10만원 이상 가입한 고객 700명에게 최대 4만원의 경품을 제공하는 '유비무환 연말정산, 연금펀드 가입 이벤트'를 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001200)도 오는 3월 31일까지 온라인 연금저축계좌 신규·보유 고객 대상으로 ‘연금저축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번 이벤트는 △신규 고객 TIGER ETF 거래 혜택 △TIGER ETF 거래 혜택 등 총 세 가지 혜택으로 구성됐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연금저축, IRP는 안정적인 노후 준비는 물론 세액공제 혜택이 있어 재테크에 필수 상품이다"며 "해마다 커지는 연금 시장은 증권사마다 사활을 걸 만한 메리트가 있어 갈수록 유치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