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지완 기자 입력 : 2023.02.15 17:24 ㅣ 수정 : 2023.07.31 17:50
국적선사 HMM으로부터 2척 수주... 총 3167억원 규모 계약 체결 메탄올 사용 시 기존 석유계 연료 대비 질소산화물 80%, 황산화물은 99% 감축 가능
(왼쪽부터 순서대로) 유상철 HJ중공업 대표,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김경배 HMM 사장이 14일 열린 '컨테이너선 건조계약 및 친환경선박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HJ중공업]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HJ중공업(옛 한진중공업)이 국적선사 HMM으로부터 9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2척을 수주하며 친환경 선박 시장 공략에 나선다. 15일 HJ중공업에 따르면 이번 수주에 대한 계약금액은 총 3167억원으로 알려졌다.
1TEU는 20피트(6.09m)짜리 컨테이너박스 1개를 지칭하는 단위다. 즉 9000TEU급 컨테이너선은 이론적으로 9000개의 컨테이너박스를 한번에 실을 수 있는 선박 규모를 뜻한다.
이번 수주로 HJ중공업은 차세대 친환경 컨테이너선 분야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게 됐다.
HJ중공업이 메탄올 추진선 수주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축적한 친환경선 건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앞장서서 대응했기에 수주를 성공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HJ중공업은 국제해사기구(IMO)의 2050년 해상 탄소중립(이산화탄소 배출량 제로) 정책과 이에 따른 탈탄소 선박 발주에 발맞춰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추진선을 비롯한 메탄올 추진선 등 그린십(친환경 선박) 기반의 컨테이너 운반선 개발에 힘쓰며 시장 선점에 노력해 왔다.
메탄올은 기존 석유계 연료에 비해 질소산화물은 80%, 황산화물은 99%까지 줄일 수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각광받고 있는 LNG를 뛰어넘어 탄소중립이 가능한 차세대 친환경 선박 연료로 떠오르고 있다.
LNG는 선박 연료로 사용하려면 영하 162도 극저온 상태를 유지한 후 저장해 이송해야 한다.
이에 비해 메탄올은 상온에서 보관이나 운반이 가능하고 연료 공급도 대형 인프라를 투자하지 않고 기존 항만 설비를 개조해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메탄올은 해상에 배출되었을 때 자연 분해돼 해양오염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이에 따라 HMM은 점차 강화되는 선박 배출가스 규제를 충족하고 기존 컨테이너선 선대(선박 종류)를 친환경 선대로 대체하기 위해 지난해 기술력을 갖춘 국내 조선사를 대상으로 선박 건조 의향을 타진하는 등 메탄올 추진선 수주를 준비해 왔다.
이번 성과를 통해 HJ중공업은 대형조선사에 견줄만한 친환경 선박 기술력을 보유했다는 점을 입증했다.
이를 통해 컨테이너선 경쟁력을 거듭 확인했으며 선박 건조에 뒤따르는 각종 부자재를 발주해 부산 지역경제와 조선기자재 산업에도 단비가 될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 부산지역 조선사에 일감이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여 온 부산시와 지역사회도 이번 선박 수주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박형준 부산시장과 이성권 경제부시장을 비롯한 부산시 관계자들과 시민단체들은 지역 경제와 조선업 활성화를 위해 다방면으로 수주활동을 돕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부산시는 이번 수주 성사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일감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조선업계가 숨통이 트이고 고용과 투자 양면에서 지역경제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J중공업 관계자는 “탈탄소 시대를 맞아 다양한 선박 연료가 적용돼 선주사의 친환경선 수요도 커지고 있다”며 “메탄올 추진선을 비롯해 탄소제로를 구현할 수 있는 친환경 선박 건조 기술력을 축적해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