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가상자산 시장 진출 초석 다지기 ‘한창’
LG, 월렛 개발 및 상표권 출원..SK, 신규 사업법인 설립 추진
가상자산 불확실성 여전, 시장 진출 위한 기반 준비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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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가상자산 침체와 함께 한풀 꺾였던 대기업의 가상자산 시장 진출 움직임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LG와 SK 등이 가상자산 지갑(월렛)과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관련 기술 개발과 함께 상표권 출원, 신규법인 설립 등 언제든지 가상자산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 다지기에 나선 것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달 ‘월랩토’(Wallypto)와 로고 하나를 상표권으로 출원했다. 이 상표권들은 블록체인 기반 거래인증업과 암호화자산 금융거래업, 가상자산 금융투자업 등의 상품분류로 신청됐다.
LG전자는 최근 가상자산 지갑 애플리케이션 ‘월랩토’(Wallypto)를 개발하고 출시 전 베타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무난하게 테스트 과정이 마무리되면 이르면 3분기, 늦어도 연내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출원한 상표권도 업계에서는 LG전자가 블록체인 시장에서 사용할 가상자산 거래를 위한 플랫폼이나 가상자산 명칭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스마트폰과 태양광 등 비주류 사업을 정리하면서 블록체인 등 가상자산 시장을 신사업으로 꼽고, 관련 시장 진출 움직임을 보여왔다.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는 ‘블록체인 기반 소프트웨어의 개발 및 판매’, ‘암호화 자산의 매매 및 중개업’을 정관에 추가하면서 가상자산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LG전자는 자체 플랫폼 내 NFT를 활성화하는 데 집중해왔다. 업계에서는 NFT 등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가전과 전장 등 기존 주력사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LG전자는 자사 TV에 NFT 예술작품 전시하는 등 NFT 생태계 내 입지를 조금씩 넓혀왔다.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2’에서는 TV에 NFT 플랫폼을 탑재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LG그룹 또한 지난 7월에 미국 특허청에 NFT 발행 소프트웨어, 플랫폼 관리, 디지털 토큰 브로커리지 등 NFT 및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를 목적으로 한 상표권 ‘LG 아트 랩(Art Lab)’을 출원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의 포석을 깔기도 했다. 계열사 LG CNS도 자체 개발한 기업용 블록체인 ‘모나체인’을 활용한 플랫폼 구축 사업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도 NFT 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TV 제품군 중 최초로 NFT 플랫폼을 탑재한 TV 소프트웨어 ‘스마트허브’를 공개한 바 있다. 스마트허브에 앱을 추가해 NFT 플랫폼을 탑재했고, 이용자들은 TV로 NFT를 검색하거나 전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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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계열사 SK플래닛은 최근 블록체인 사업 법인을 설립키로 했다. 법인 설립을 앞두고 이달 신규 법인의 블록체인 관련 업무를 담당할 인력 채용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SK플래닛이 가상자산 결제 사업 모델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SK플래닛은 올 들어 다수의 가상자산 관련 상표권을 출원하는 등 블록체인 사업 진출을 모색해 왔다. 특허청에 따르면 SK플래닛은 올 3월 포퍼스, SQON 등 가상자산 전자지갑 상표권을 출원했다. CAURA, 업튼, 코튼, SCON 등 가상통화 거래 중개용 소프트웨어 상표도 등록했다.
SK그룹도 블록체인 기반 가상자산 시장 진출 시도를 꾸준히 진행해왔다. 지난 3월 SK스퀘어는 자체 가상자산 ‘SK코인’(가칭)을 발행하고 국내외 거래소에서 이를 상장한다는 계획을 공표하기도 했다. SK텔레콤, SK플래닛 등 계열사의 제품, 서비스, 고객 적립 포인트 등을 가상자산이나 블록체인 기술과 접목한 사업도 펼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SK텔레콤 또한 안랩의 블록체인 자회사 안랩블록체인컴퍼니(ABC)와 블록체인 전문 기업 아톰릭스랩과 협업해 가상자산을 저장하고 송·수신할 수 있는 월렛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지난 5월 ‘루나-테라’ 사태 등으로 가상자산 시장이 위축되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SK코인 발행이 잠정 중단됐다. SK그룹 차원에서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관련 사업 진출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이다.
하지만 언제든 관련 시장에 뛰어들 수 있도록 제반 요건을 갖추기 위한 사업은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이번 SK플래닛의 법인 설립 움직임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대기업들이 가상자산 개발과 거래 시장에 직접 뛰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가상자산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는 ‘루나-테라’ 사태와 가상자산 거래소를 활용한 이상 외환거래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규제 강화 움직임도 본격화돼 선뜻 시장 진출을 논하기에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또 올해 말 가상자산 시장 규제와 활성화 대책 등이 담길 업법권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도 시장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요인이다.
가상자산업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에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지만 아직 불확실성이 커 선뜻 나서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업법권 제정 등 제도 정비가 이뤄지면 보다 적극적으로 시장 진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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