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코스피지수가 기관과 외국인 순매도에 밀리며 2% 넘게 급락했다. 코스피 시총 상위 50개 종목 중에서 단 세 곳만이 오르는 등 약세장을 보이며 월요일 증시가 크게 떨어지는 ‘검은 월요일’이 연출됐다.
이날 약세장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언급한 강력한 금리 인상 기조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되는 가운데, 지수는 지난달 27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종가 기준 2,430선을 밑돌았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4.14포인트(-2.18%) 하락한 2,426.89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48.97포인트(-1.97%) 낮은 2,432.06에 출발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5996억원어치를 사들였고,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5588억원과 571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코스피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005930)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400원(-2.33%) 떨어진 5만8600원을 기록했다.
이날 시총 상위 20위권 종목은 모두 내렸다. 그중 카카오(-5.00%)와 LG전자(-4.28%), SK이노베이션(-3.44%), NAVER(-3.31%), 삼성물산(-2.86%) 등이 크게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2.56포인트(-2.81%) 급락한 778.89에 마감했다. 지수는 이틀째 떨어진 가운데, 지난달 18일 이후 처음으로 종가 기준 780선이 무너졌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025억원과 681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기관은 159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시총 상위 20개 종목 중 오른 곳은 없었다. 반면, 동진쎄미켐(-5.47%)과 위메이드(-4.45%), 알테오젠(-4.29%), 셀트리온제약(-4.21%), 솔브레인(-3.70%) 등은 내렸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 이후 뉴욕증시가 급락한 것에 영향을 받아 오늘 국내를 포함해 아시아 증시 전반이 약세에 동조화됐다”며 “특히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50원을 돌파하며 연고점을 경신했고, 달러인덱스가 109를 돌파하며 아시아 통화 전반이 약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업종별로는 재생에너지 관련주들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 수혜 기대감과 유럽·중국의 이상 기후 현상으로 인한 재생에너지 수요 확대 기대감이 반영되며 최근의 강세를 이어갔다”며 “반면 미국의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이라는 파월 의장 발언에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급락했고, 이에 금리 민감도가 높은 기술주 위주의 하락이 나타나며 반도체와 인터넷주들은 약세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9.1원 급등한 1350.4원에 거래를 마치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환율은 장중 1350.8원까지 고점을 높였다가 소폭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이 1350원을 웃돈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29일(장중 고가 기준 1357.5원) 이후 약 13년 4개월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