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예대금리차 축소에 수익성 악화 직면…하반기 전망도 '우울'

김태규 기자 입력 : 2022.07.08 07:59 ㅣ 수정 : 2022.07.08 07:59

'파킹통장' 수요 증가에 예‧적금 금리 올리며 고객 확보나서
대출총량제‧법정최고금리 인하 등에 중금리 대출 규모 확대
주요 저축은행, 예대마진 줄어 1분기 당기순익 전년 比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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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한 저축은행 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금리상승기에 부동산‧증권‧가상화폐 시장 침체가 겹치면서 투자보다 통장에 돈을 묶어두는 '파킹통장'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맞춰 저축은행업계는 입출금통장과 예‧적금 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예대금리차가 줄어들면서 하반기 수익 악화가 예상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이달부터 사이다뱅크 입출금통장 기본금리를 연 1.6%에서 연 2.2%로 0.6%p 인상했다. 다만 이는 1억원 이하 잔액에만 적용되고 1억원 초과 금액에 대해서는 기존과 동일하게 연 0.2%의 금리가 적용된다.

 

OK저축은행도 수시입출금식 보통예금 'OK읏통장'의 최고금리를 연 1.2%에서 3.0%로 인상했다. 예치금 500만원 이하는 최고 연 3.0%, 500만원 초과 금액에는 최대 연 1.0%를 제공한다. 조건 없이 받을 수 있는 기본금리는 구간별로 각 연 2.8%, 연 0.8%다.

 

웰컴저축은행 역시 5000만원 조건 한도인 '웰컴 직장인사랑 보통예금'의 기본금리를 연 0.5%에서 연 1.5%로 1.0%p 올렸다. 우대금리 조건을 충족할 경우 최고 연 3.0%까지 제공한다.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도 오르고 있다. 지난 7일 기준 저축은행업계의 12개월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3.13%다. 이는 한 달 전 2.91%와 비교해 0.18% 오른 것이다.

 

저축은행업계는 이처럼 금리를 올리며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부동산과 가상화폐 등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한 이들이 파킹통장을 찾기 시작하자 고객을 모으기 위한 전략을 펼치는 것이다.

 

저축은행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대출금리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예대금리차가 줄어 수익성이 악화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예대금리차는 대표적인 은행의 수익성 지표로, 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것이다.

 

통상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예대금리차가 확대된다. 하지만 금리인상기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서 저축은행업계는 고객을 뺏길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렸다.

 

하지만 올해 저축은행업권 대출총량 규제가 기존 21%에서 14%로 강화되고, 지난해에는 법정최고금리가 20%로 인하되면서 예대마진은 오히려 축소하는 모양새다.

 

실제 지난 4월 저축은행업권의 예대마진은 7.13%였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6.72%로 한 달 만에 0.41%p 낮아졌다.

 

예대금리차가 줄어들면서 저축은행업권의 수익은 감소하고 있다. 5대 저축은행(SBI‧OK‧웰컴‧한국투자‧페퍼)은 지난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51.1% 증가한 당기순이익을 거뒀지만 올해는 전년 동기 대비 당기순이익이 25.3% 감소했다.

 

SBI저축은행만이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9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나머지 4개사를 살펴보면 같은 기간 △OK저축은행 776억원→267억원(65.6% 감소) △웰컴저축은행 298억원→270억원(9.4% 감소) △한국투자저축은행 199억원→172억원(13.6% 감소) △페퍼저축은행 152억원→101억원(33.6% 감소) 등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출총량제가 강화되고 법정최고금리가 낮아지면서 중금리 대출 규모를 확대할 수밖에 없다"면서 "중금리 대출 시장마저도 영업상황이 좋지 않아 하반기 전망이 밝지는 않다"고 토로했다.

 

이어 "기업대출이나 투자은행(IB) 등 가계대출 외 다른 부문에서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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