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주자’ 토스뱅크, 중저신용 대출 폭풍 증가···비결은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업계에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 이어 세 번째로 출범한 토스뱅크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지난해 말 대출 중단 사태 이후 재정비를 마친 토스뱅크는 올해부터 공격적인 영업으로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인뱅 본연의 업무인 중저신용(중금리) 대출 시장에서 토스뱅크는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후발주자임에도 자체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 등을 통해 인뱅 업계 중 가장 높은 중저신용 대출 비중 달성에 성공했다.
3일 인뱅 업계에 따르면 토스뱅크의 지난달 30일 기준 가입·이용 고객 수는 총 331만명으로 전년 말(약 124만명) 대비 207만명가량 증가했다. 토스뱅크통장 개설 고객은 300만3600명으로 같은 기간 2배 이상 늘어났다.
출범일 기준으로 보면 토스뱅크(2021년 10월)는 케이뱅크(2017년 4월), 카카오뱅크(2017년 7월)에 이어 세 번째로, 인뱅 업계 후발주자다. 출범 당시에는 10일 만에 한도가 소진되면서 대출 영업 중단 사태를 겪기도 했다.
토스뱅크는 올 1월 본격적인 영업 시작 이후 1분기 말 기준 여신 잔액을 2조5900억원까지 늘렸다. ‘연 2% 금리’를 주는 수시입출금식 통장과 은행권 최초 ‘일(日) 복리 이자 지급’ 방식 도입 등에 힘입어 수신 잔액도 21조원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 토스뱅크는 인뱅 설립 목적인 중저신용 대출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토스뱅크의 중저신용 대출 비중은 35.2%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말(23.9%)보다 11.3%포인트(p) 오른 수치다. 20%대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대비 압도적으로 높다.
지난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인뱅 3사는 중저신용 대출 비중 목표치 달성에 모두 실패하며 설립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금융당국 압박이 거세지면서 올해 인뱅 3사의 최우선 과제는 중저신용 대출 늘리기다.
인뱅 3사는 올해 12월 말까지 달성할 중저신용 대출 비중 목표치를 각각 제시한 상태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25%로 같은 가운데, 토스뱅크는 42%를 제시했다. 한 해 동안 내주는 대출 10건 중 4건 이상을 중저신용으로 채우겠단 의미다.
토스뱅크의 이 같은 ‘자신감’은 차주 변별력 확보에 기인한다.
단순히 신용점수에 기반한 일률적 대출 실행은 차주 및 여신 확대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실제 상환 능력을 갖춘 ‘숨은 차주’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토스뱅크는 신용평가모형에 다양한 데이터를 결합함으로써 건전한 차주 발굴에 나서고 있다. 중저신용 대출 특성상 잠재 부실 위험이 잔존해있는 만큼 여신 확대와 부실 방지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전략이다.
일례로 토스뱅크가 자체 개발한 TSS(Toss Scorning System)는 과거 아르바이트 경험과 자영업자 매출 정보 등을 대출 심사에 반영한다. 그동안 데이터가 없어 신용평가가 어려웠던 씬파일러(금융 이력 부족자) 고객 확보를 위해서다.
토스뱅크는 올해 ‘포용 금융’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나가겠단 계획이다. 차별화된 영업 전략을 통한 여·수신 확대는 물론 중저신용 대출 비중 확대와 건전성 유지도 병행하겠단 전략이다.
현재까지 토스뱅크의 건전성 지표는 양호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1분기 말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은 0.04%로 나타났다. 고정이하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금을 뜻한다. NPL 수치가 낮을수록 부실 자산이 적다는 걸 의미한다.
위험 가중 자산 취급 여부에 따라 은행의 자본 건전성을 측정하는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은 17.6%로 나타났다. 국제결제은행 기준치(8%)를 웃도는 수치다.
토스뱅크의 한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오랫동안 풀지 못했던 포용 금융을 금융 소비자 중심의 혁신을 바탕으로 빠르게 풀어냄과 동시에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금융 사각지대를 포용하면서도 건전성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