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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그룹, 이자장사 잔치에 가려진 초라한 비은행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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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춘 기자
입력 : 2022.04.26 07:37 ㅣ 수정 : 2022.04.26 07:37

금융지주, 이자이익 급증으로 역대급 실적 잔치
우리 등 일부 제외, 증권 등 비은행 부문 실적 부진
농협, 은행 선전 불구 증권 타격에 실적 뒷걸음질
고금리 부담에 보험·카드업계 성장세도 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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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투데이 DB] 

 

[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올해 1분기 고금리 기조에 힘입어 최대 실적을 거두었다. 하지만 높은 이자수익을 거둔 은행 실적을 제외하면 증권과 보험, 카드 등 비은행 부문은 성장이 둔화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금융을 제외한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그룹이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거뒀다.

 

4대 금융지주의 1분기 순이익 합계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9% 증가한 4조639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운 지 1년 만에 또다시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KB금융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4% 증가한 1조4531억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지난해에 이어 1위 자리를 지켰다. 신한금융도 17.5% 증가한 1조4004억원으로 역대 최대 당기순익을 올렸다. 우리금융은 32.5% 증가한 8842억원, 하나금융은 8.0% 늘어난 9022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 은행 이자수익에 역대급 실적

 

NH농협금융만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5963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 5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농협금융과 4대금융이 엇갈린 실적 흐름은 비은행 부문의 성적표가 갈랐다. 

 

농협금융을 포함한 5대 금융그룹 모두 은행 부문에서 높은 성적을 이뤄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당기순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9%나 늘어난 9773억원을 기록했고 신한은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5%나 증가한 8631억원의 순익을 내면서 금융그룹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우리은행(7615억원)과 하나은행(6671억원)도 각각 29.4%와 15.9%씩 당기순익이 늘었다. 농협은행(4463억원) 또한 8.9% 증가했다.

 

이는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은행 대출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이자수익이 크게 늘어난 결과다. 

 

반면 비이자이익 부문의 실적은 저조했다. 5대 금융그룹 전체 비이자이익은 21.3% 감소해 3조261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농협금융은 47.2%나 감소해 3139억원에 그쳤다. 

 

이는 비은행 부문의 실적 부진이 반영된 결과다. 특히 증권사 부진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주식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급성장했던 증권사는 올해 1분기 증시 변동성 확대에 따른 거래대금이 줄면서 부진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한국은행 금리 인상 기조로 증시 변동성 커지며 투자자 이탈이 가속화되며 증권사 수수료 수익 감소한 데다 금리인상에 따른 채권 운용 손실 확대되면서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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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증권사 부진 여파, 비중 큰 농협금융만 역성장

 

5대 금융그룹 산하 증권사 당기순익이 4405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7%나 줄었다.

 

NH투자증권은 무려 60.3%나 감소했다.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도 각각 48.3%, 37.5%, 12.8%씩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금융그룹 실적을 견인했던 증권사들의 그룹 내 이익기여도 역시 크게 낮아졌다. KB증권의 경우 그룹 내 이익기여도는 7.87%로 지난해 17.5% 대비 급감했고 신한금융투자도 지난해 1분기 14.1%에서 올해 1분기 7.5%로 감소했다. 하나금융투자 또한 16.4%에서 13.2%, NH투자증권은 42.6%에서 17.2%로 추락했다.

 

증권사가 없는 우리금융만 타격을 입지 않은 셈이다. 반면 증권실적 타격이 가장 큰 농협금융의 경우 은행 이자수익 선전에도 그룹 전체 실적이 부진한 결과로 이어지게 됐다.

 

카드나 보험 등 다른 비은행 자회사 실적도 부진했다. KB금융의 경우 KB손해보험이 자동차 보험 중심으로 손해율이 개선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당기순이익이 108%나 증가하며 선전했지만 푸르덴셜생명은 34% 순익이 감소했다. KB생명도 18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신한금융 또한 신한라이프 당기순이익이 15.6%나 줄었다. 

 

카드업권 역시 대출·수수료 관련 규제 강화에 따른 악재에 조달금리 상승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일부 금융그룹 카드사가 만족스럽지 못한 실적을 거뒀다.

 

신한카드와 우리카드가 각각 4.7%와 18.9% 증가세를 보였지만 KB카드는 16.0%, 하나카드24.7% 감소했다.

 

비은행 부문 실적 부진이 대내외 투자환경의 불확실성 확대와 금리 인상에 따른 수익성 부담과 맞물리면서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 미 연준이나 한국은행의 금리상승 기조가 이어질 수 있어 증권이나 보험 등 비은행 업권의 시장 불안요인은 계속될 것”며 “이자수익 또한 최근 금리상승에 따른 가계대출 수요 감소세가 이어지면 실적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어 금융그룹들의 비이자수익 사업 수익성 개선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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