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일 기자 입력 : 2022.02.24 08:15 ㅣ 수정 : 2022.02.24 08:15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완전 민영화 숙원을 이뤄낸 우리금융지주가 올해 본격적인 도약에 나선다.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은 물론 비(非)은행 강화를 병행하며 경쟁력 있는 금융지주 체계 완성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금융이 조직 체계 개편으로 두 개의 사장직을 신설한 게 관심을 끌고 있다. 앞으로 그룹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장과 2명의 사장이 ‘삼각편대’를 형성해 우리금융 도약에 앞장 설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 7일 우리은행장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최종 후보자를 발표하며 그룹에 두 자리의 사장직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부회장직을 두지 않고 있다. 대신 회장 아래 수석부사장이 그룹의 전략·재무·포트폴리오 등을 관장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 사장직 신설로 회장 업무 분담 및 그룹 성장 지원을 유도하겠단 구상이다.
우리금융은 사장직에 박화재 우리은행 여신지원그룹 집행부행장과 전상욱 리스크관리그룹 집행부행장보를 각각 내정했다. 사장직 명칭에 대해서는 아직 발표가 나오지 않았다.
눈에 띄는 점은 박 사장 내정자와 전 사장 내정자 모두 차기 우리은행장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인물들이라는 점이다. 차기 우리은행장은 이원덕 우리금융 수석부사장으로 내정됐지만, 함께 경쟁했던 박 내정자와 전 내정자가 그룹 사장 자리로 향하게 됐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 순이익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다.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에 오를 만큼 그룹에서 역할 및 능력을 높게 평가받은 박 사장 내정자와 전 사장 내정자가 사장직에 오르는 건 완전 민영화 후 본격적인 도약을 꾀하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앞으로 우리금융은 이 행장 내정자가 그룹 맏형격인 우리은행을 지휘하고, 박 사장 내정자와 전 사장 내정자가 역할을 분담해 그룹 수익 및 포트폴리오 강화를 이끄는 그림이 그려질 걸로 보인다. 손 회장을 지원사격할 삼각편대이자 원팀이 완성된 것이다.
이 행장 내정자는 그룹 내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꼽힌다. 1990년 우리은행 입행 후 그룹 글로벌전략부장, 우리은행 미래전략부장, 미래전략단장 등을 역임했다. 다양한 업무 경험에 기반한 통찰력으로 우리금융 핵심인 우리은행 경쟁력을 끌어올릴 적임자로 지목됐다. 업계에선 이 행장 내정자를 우리금융 2인자이자 포스트 손태승에 근접한 인물로 평가한다.
올해를 완전 민영화 원년으로 삼은 우리금융은 은행 뿐 아니라 비은행 강화를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선다. 가장 우선적인 과제는 증권·보험사 인수합병(M&A)을 통해 우리은행으로 기울어진 수익 구조를 바꾸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선 박 사장 내정자와 전 사장 내정자가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수석부사장을 맡은 이 행장 내정자 역시 그룹 경영 이해도를 바탕으로 이들의 활동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주택금융사업단장과 서초영업본부장 등을 지내며 영업 전문가로 꼽히는 박 사장 내정자의 경우 그룹 계열사 관리 및 시너지 극대화 작업 전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 앞으로 비은행 강화 과정에서 발생할 변화 이후 조직 안정화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사장 내정자는 한국은행 출신 외부인사지만 우리금융으로 온 뒤 리스크 관리 능력을 입증 받았다. 금융권 화두로 떠오른 디지털 전환(DT)에 대응한 성장 전략을 수립하면서, 가장 중요한 리스크 대비에도 앞장 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966년생인 그는 젊은 감각을 무기로 우리금융 디지털 전환 최전선에 설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우리금융은 차기 우리은행장과 사장직 신설 외에도 우리은행 부행장 등 조직의 미래 성장을 이끌 주요 임원 인사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당초 이달 중순께 발표될 것으로 점쳐졌으나, 완전 민영화 체재 첫 임원 인사인 만큼 막판까지 고심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아직 (임원 인사에 대해) 공식적으로 나온 건 없다”며 “당장 발표가 날 거 같진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