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號 우리금융, 증권·보험사 M&A ‘시동’...관건은 매물

유한일 기자 입력 : 2022.02.03 08:27 ㅣ 수정 : 2022.02.03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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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우리금융지주]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23년 만의 완전 민영화를 이뤄낸 우리금융지주가 올해 본격적인 인수합병(M&A) 준비에 나선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비(非)은행 부문 퍼즐을 완성해 ‘종합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단 의지다. 

 

가장 유력한 우리금융의 인수 대상은 증권·보험사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의지와 자금은 충분한 상태다. 관건은 경쟁력·가격 등 우리금융 눈높이에 맞는 매물이 시장에 나오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해 12월 예금보험공사(예보)의 보유 지분(9.33%) 매각에 따라 완전 민영화에 성공했다. 1998년 정부가 우리금융 설립을 위해 12조80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한지 약 23년 만이다. 

 

완전 민영화를 이뤄낸 우리금융의 올해 전략 방향성은 확고하다. 공격적인 M&A로 그룹 덩치를 키워나감과 동시에 사업 포트폴리오도 다각화하겠단 전략이다. 

 

시장에선 우리금융 M&A 후보 1순위로 증권사와 보험사를 꼽는다. 그간 우리금융은 민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비은행 계열사 다수가 외부에 팔려나갔다. 2014년엔 우리금융투자가 NH농협지주에 분리 매각됐다. 현재 우리금융은 국내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 

 

그 결과우리금융의 사업은 과도하게 은행 부문으로 기울어 있다. 은행의 실적이 그룹 전체 성적표로 직결되는 점은 그간 우리금융의 약점으로 지목돼 왔다. 

 

우리금융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 중 은행 부문 비중은 82.6%다. KB금융(55.5%)과 신한금융(58.5%)에 이어 3위를 다투고 있는 하나금융(64.0%)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높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의 시선은 비은행 강화로 향해 있다. 최근엔 본격적인 M&A를 위한 초석 다지기 움직임도 감지된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2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신요환 전 신영증권 대표와 윤인섭 전 푸본현대생명 이사회 의장을 새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증권·보험업계 주요 요직을 거친 인물들을 사외이사진으로 합류시켜 M&A 작업에 힘을 싣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손 회장 역시 M&A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그는 최근 창립기념사에서 “증권·보험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 확대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면서도 모든 자회사들의 위상을 업권 내 상위 레벨로 끌어올려 그룹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도 우리금융의 M&A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6조원대의 자금 여력을 가진 우리금융은 올해 M&A 업계 ‘큰 손’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경쟁력 있는 증권·보험사와 빅딜이 이뤄질 경우 우리금융 경쟁력은 단숨에 제고될 수 있다. 

 

현재까지 기류로 봤을 때 우리금융이 증권사 인수를 우선순위에 둘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지만, 관건은 매물과 시기다. 경쟁력이나 가격 등 우리금융 눈높이에 맞는 매물이 시장에 나와야 M&A도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잠재 매물로 거론되는 건 SK증권과 유안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다. 다만 말 그대로 잠재 매물일 뿐 실제 시장에 나올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선 우리금융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증권사를 인수한 뒤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적당한 가격도 주요 고려 대상이다. 지난해 증시 활황으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증권사들의 몸값 자체가 높아졌을 가능성이 크다. M&A를 서두를 경우 증권사의 높아진 콧대에 맞춰 비싼 가격으로 사와야 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다만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긴축 시사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유동성 축소 등 증권업계를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올해 증시 부진으로 증권사 실적이 꺾일 경우 몸값도 낮아지는 만큼 우리금융이 좀 더 여유를 가지고 M&A를 준비할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피인수를 원하는 증권사가 먼저 우리금융에 러브콜을 보낼 경우 협상의 우위를 점할 수도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완전 민영화 후 M&A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아직 마땅한 매물을 찾진 못한 상태”라며 “증권·보험사 인수에 대한 여러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며 아직 정해진 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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