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족을 위한 변명]② 32세 청년에게 공무원이 대기업보다 좋은 3가지 이유

강이슬 기자 입력 : 2017.05.24 10:38 ㅣ 수정 : 2017.05.2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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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공무원이 출근을 하고 있다. ⓒ뉴스투데이


 
한국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으로 몰리고 있다. 최근 발표된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서 ‘공무원 시험의 경제적 영향 분석과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 해 소위 7·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족’은 25만 7000명을 기록했다. 2011년 18만5000명에서 5년 만에 5만 2000명이 증가한 것이다.
 
이 같은 공시족 열풍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비판적이다. 공시족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액을 총 21조 7689억원으로 추정한다. 공시족들이 경제활동을 할 경우 거둘 수 있는 생산효과 15조 4441억원과 이들의 예상되는 가계소비지출액 6조 3249억원을 합친 금액이다. 직업선택의 자유를 인정한다고 해도 우수 인재의 공시족화에 따른 사회경제적 손실이 위험수위에 도달했다는 게 기성세대의 분석인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비판론은 부당한 측면이 많다.
 
한국청년들이 공시족에 합류하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의 결과이다. 기성세대가 청년들에게 비합리적 선택을 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공시족이 비합리적인 선택으로 변화할 때, 공시족 증가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 뉴스투데이는 이러한 관점에서 한국사회의 공시족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모색해본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①정년보장: 공무원은 60세 정년 보장이 가장 매력

기업 입사 어려운 30세에 임용돼도 30년 근무
 
공무원과 일반 기업 직장인의 은퇴 시기 불균형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직장인의 체감 은퇴 시기는 48세인 반면 공무원은 대부분 정년 만 60세까지 고용이 보장된다. 고용 안정성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유 중 단연 1등을 차지한다.
 
23일 YBM한국TOEIC위원회에 따르면 대학생과 직장인 6405명 중 58.5%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의향이 있거나 이미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그 중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유(복수응답)로 ‘정년 보장’이 59.8%로 가장 많았다.
 
반면 대기업의 체감 퇴직연령은 채 50세가 되지 않는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남녀직장인 635명을 대상으로 ‘체감 퇴직연령’을 조사한 결과, 대기업이 49.8세로 가장 낮았다. 정년 60세 보다 10년 이상 차이 난다. 100세 시대에 반절을 살기도 전에 현역에서 물러나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 직장인 10명 중 8명이 노후생활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마크로밀엠 브레인 조사, 1000명 대상).
 
30세에 대기업과 공무원으로 각각 취업한다고 가정해도, 대기업은 19년 근무할 수 있는 반면 공무원은 이보다 11년 더 긴 30년을 근무할 수 있다. 40세에 공무원에 취업해도 20년을 근무할 수 있다.


②입사연령제한: 50대 공시족도 있는데, 기업은 최고령 입사자가 31세
 
하지만 실제로 30대 이상이 대기업에 취업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취업포털 사람인에 따르면 올해 신입사원을 채용한 기업 중 84.9%가 “신입 채용 시 30대 이상 연령대 지원자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들이 밝힌 30대 지원자 비율은 평균 42%에 육박했다.
 
그러나 취업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대기업 신입사원 최고령은 31세에 불과했다. 또한 잡코리아에 따르면 인사담당자 10명 중 7명은 신입사원을 뽑을 때 생각한 연령 상한선은 남성 31.9세, 여성 30.0세였다. 30대 입사 지원자는 늘어나고 있지만 실제 입사 가능성은 낮은 것이다.
 
반면 공무원 지원 나이는 응시 하한인 18세부터 50대 이상까지 다양하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올해 9급 국가직 공무원 공채시험 응시원서를 접수한 결과 평균 연령은 28.6세로 지난해보다 0.1세 높아졌다.
 
30대 지원자 수도 6만 7464명으로 전체 지원자 중 29.5%나 됐다. 40대는 1만 507명(4.6%), 50세 이상도 1100명(0.5%)이나 지원했다.
 
7급·9급 공무원은 18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응시할 수 있다. 때문에 정년 이전에 일반 기업에서 퇴직한 50대도 공시족이 돼 공무원이 되기도 한다.
 
‘나이’로 차별받지 않는 채용 과정 때문에 공시족이 되는 경우도 많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공무원을 직업으로 선택한 이유 2위가 ‘공정한 기회’였다. 기업 채용보다 공무원 채용이 더 공정하다는 이유다.


③재취업 기회: 공무원 ‘퇴직공무원’도 활용 vs. 기업 20대 신입사원도 ‘희망퇴직’ 권고
 
앞으로도 공무원과 기업 간 근속연수 불균형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사혁신처는 퇴직한 공무원들의 경험을 활용하기 위해 ‘퇴직공무원 활용 사업’을 시작했다. ▲국민안전 분야 6개 사업 ▲행정멘토링 분야 9개 사업 ▲공직인재양성 분야 1개 사업 ▲중앙·지방협력 분야 7개 사업 등 23개 사업으로 구성된다.

지난 4월 선발된 208명의 퇴직공무원들은 이들 사업에서 컨설팅, 법제자문, 현장조사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소수이긴 하지만 퇴직 공무원의 은퇴 수명이 더 연장된 셈이다.
 
반면 대기업들은 희망퇴직으로인해 은퇴 수명이 더 짧아지고 있다. 기업들이 조직의 체질개선을 내세워 희망퇴직 제도를 실행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은 지난해 1만 3199명의 인원을 감축했다. 올해에도 SK네트웍스, 하이트진로, 우리은행 등이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문제는 원치 않는 퇴직을 강요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소셜커머스 업체 티켓몬스터는 발령 3개월차인 20대 신입사원을 희망퇴직에 포함시켰고, 두산인프라코어도 신입사원을 희망퇴직에 포함시켜 논란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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