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시대의 사람들]④ 피우진 보훈처장 임명, ‘남녀동수 내각’ 겨냥한 문재인의 용인술

박희정 입력 : 2017.05.17 18:03 ㅣ 수정 : 2017.05.17 09:00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피우진 보훈처장 임명자가 17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인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박희정 기자)

조현옥 인사수석, “특전사 중대장 역임하는 등 ‘유리천장’ 뚫고 앞길 개척” 강조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거부했던 박승춘 전처장과 대조적 성향

문재인 대통령이 첫 국가보훈처장으로 여성 첫 헬기 조종사로 유명한 피우진 예비역 중령(61)을 임명했다. 피우진 신임 처장은 최초의 여성 보훈처장이라는 점에서 역사를 새로 쓰게 됐다.

동시에 지난 10일 조현옥 청와대 인사 수석을 임명한 것과 밀접하게 맞물린 인사이다. ‘남녀 동수 내각’을 겨냥한 문 대통령의 ‘용인술’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조현옥 인사수석은 이날 인선 배경에 대해 "피우진 중령은 특전사 중대장, 육군 항공 대대 헬기 조종사 등 남성 군인들도 감당하기 어려운 길에서 스스로 힘으로 유리 천장을 뚫고 여성이 처음 가는 길을 개척해왔다"면서 "특히 2006년 유방암 수술 후 부당한 전역 조치에 맞서 싸워 다시 군에 복귀함으로써 여성들뿐 아니라 국민에게 감동을 줬다"고 밝혔다.

특히 전임 박승춘 보훈처장과 대조되는 성향의 인물로 평가된다. 피우진 처장은 오는 18일 광주광역시 5.18묘역에서 열리는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할 예정이다. 그는 "내일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겠느냐"는 질문에 "씩씩하게 부를 것"이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박근혜 정부 인사 가운데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의 사표를 황교안 국무총리의 사표와 함께 가장 먼저 수리했다. 박 전 보훈처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에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거부해 논란을 빚었던 인물이다.

피우진 처장은 ‘젊은여군포럼’ 대표다. 2015년 결성된 젊은 여군포럼은 한국 최초 여성 장군인 양승숙 준장을 비롯해 김화숙 대령, 김은경 대위, 최이슬 중사 등 계급별 예비역 여군들이 참여한 단체이다. 그간 군대 내 성폭력 등 인권문제를 제기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을 벌여왔다.  대선 직전인 지난 달 25일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에 대해 전격적인 지지선언을 하고, 더불어민주당 국방안보위원회에 참여했다.

당시 피우진 예비역 중령은 지지선언문에서 “인권변호사로서 문 후보가 보여준 과거의 모습이야말로 새로운 미래를 열어 가리라 약속하는 증거”라며 “군의 5.6% 소수자인 여군의 미래까지 생각하는 사람, 그 사람이라면 수많은 장병들의 삶 그리고 국민들의 삶까지 책임져주는 진짜 안보라고 믿는다”고 지지 배경을 설명했다. 

피처장은 1979년 임관해 2009년 9월 전역했다. 그는 2006년 유방암을 이유로 질병전역 처분 받았으나 국방부와의 법정 소송 끝에 2008년 복직했다. 이후 논산육군항공학교에서 교리발전처장으로 근무하다 1년 후 군을 떠났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