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64) 日기업들의 주 4일 근무제 열풍은 고육지책

김효진 입력 : 2017.05.15 17:51 ㅣ 수정 : 2017.05.18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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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기업의 8%가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하였고 직장인들의 여가는 늘고 있다. ⓒ일러스트야

 

주 4일 근무기업, 10년 새 3배로 증가

 

인력부족이라는 절망적 상황이 낳은 신풍속도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야근 없이 주 5일만 근무하는 것도 꿈만 같은 한국의 직장인들에게 주 4일 근무는 그야말로 다른 세상 이야기로 들릴 것이다. 전체 근로자 5명 중 1명이 주 56시간 이상을 일할 정도로 가혹한 근로환경에 놓여있는 한국과는 대조적으로 일본기업들은 빠르게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의 주 4일 근무제 도입 열풍은 절망적 상황의 산물이다. 인력부족에 시달리는 기업들이 인재를 유인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주 3일 이상의 휴일제도를 도입한 기업의 비율은 2015년 기준 8%로 10년 전에 비해 3배 증가하였다. 한편 정부 주도로 진행 중인 일하는 방법의 개혁을 통해 향후 이 비율은 더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만큼은 아니더라도 일본 역시 야근은 일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흔하지만 이처럼 근무시간을 줄이는 이유는 무엇이고 어느 기업들이 도입하고 있을까.

 

기업의 규모를 가리지 않고 도입되고 있는 주 4일 근무제

 

치킨 프랜차이즈인 일본KFC는 2016년부터 한 주에 3일을 쉴 수 있는 ‘시간한정사원’제도를 도입했다. 근무시간을 주 20시간으로 줄이고 원하는 요일에 쉴 수 있다. 일반 사원은 물론이고 육아휴직에서 복귀한 여성들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사측은 ‘사원의 퇴직방지 효과를 갖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익숙한 브랜드인 유니클로도 주 4일 근무제를 이미 도입하였고 일본 야후는 수년 내 실시를 목표로 내부규정을 다듬고 있다.

 

주 4일 근무제 도입은 지방에 위치한 기업들 사이에서도 퍼지고 있다. 큐슈를 중심으로 개호(=노인요양)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우치야마 홀딩스(株式会社ウチヤマホールディングス)는 2016년에 81개 시설의 직원 2000명을 대상으로 주 4일 근무제를 실시했다. 근무체제는 주 5일 8시간씩 근무에서 주 4일 10시간씩 근무로 변경되었기 때문에 총 근로시간과 급여에는 변함이 없다.

 

일본 내에서 개호분야는 업무가 힘들다는 이미지가 강해서 인력부족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에 당장의 처우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희망직원은 주 4일 근무가 가능토록 함으로써 신규 취업자를 늘리고 기존 취업자들의 정착률을 높이겠다는 것이 사측의 목표다.

 

히로시마현에 위치한 정미(精米)기계 메이커인 사타케(株式会社サタケ)는 올해부터 본사 및 자회사 2곳의 직원 1200명을 대상으로 주 4일 근무를 도입했다. 내년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본격도입을 목표로 현재의 근로시간을 20% 단축하여 주 32시간 근무를 계획하고 있다.

 

올해 일본 기업의 신규채용인원은 75만명, 취업희망자는 42만명 불과

 

지난 달 26일에 리크루트 홀딩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일본 취업시장에서의 대졸 구인배율은 1.78배로 확인되었다. 전국 기업들의 신규채용인원은 75만 5000명인데 비해 취업희망자는 42만 3000명밖에 되지 않는다.

 

일본학생들의 대기업 선호경향은 갈수록 증가하여 올해 종업원 수 5000명 이상인 기업의 구인배율은 0.39배로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지만, 반대로 종업원 수 300명 미만의 중소기업 구인배율은 6.06으로 작년에 비해 더 악화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든 인력을 확보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서비스업종의 대기업과 지방 대다수의 중소기업들은 급여인상, 복리후생 확대, 야근제한 등을 통해 직원들의 만족도 향상과 퇴직방지에 노력하고 있고 주 4일 근무제도 이러한 근로환경 개선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일본의 인구감소와 노령화를 그대로 쫓아가고 있는 한국에서 과연 주 4일제가 실시되는 날이 올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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