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談] 동서식품이 눈길 끄는 이유 2제

정소양 입력 : 2017.05.15 12:04 ㅣ 수정 : 2017.05.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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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청계천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모습. ⓒ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정소양 기자)
 
오너 형제인 김석수 회장, 김상헌 고문의 ‘착한 경영’으로 화제
 
동서식품 김석수 회장은 동서 주식 총 8만 주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서울대학교 공대 발전기금에 각각 4만 주씩 기탁했다고 밝혔다.이는 5월 12일 종가기준으로 약 25억 원 수준이다.
 
동서식품의 선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석수 회장의 형인 김상헌 고문(68)은 동서그룹 창업주인 김재명 명예회장(95)의 장남으로 지난 3월 90억 원대 주식을 임직원 104명에게 무상으로 증여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김 고문은 2011년 회장직을 맡으면서 최대주주위치가 흔들리면서까지 꾸준히 본인 소유 주식을 임직원들에게 나눴다. 지금까지 증여한 주식의 금액은 올해까지 총 872억 원에 달한다.
 
김석수 회장의 보유 지분은 19.48%며 김상헌 고문은 19.96%를 보유하고 있다.
 
동서식품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착한기업’이기 때문이 아니다. 동서식품이 택한 ‘선택과 집중’은 소비자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지난 12일 만난 동서식품 관계자 A 씨는 “최순실 게이트 등을 겪으면서 많은 대기업 오너들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는데에 비해 동서식품의 경우는 오너일가가 긍정적인 경영 행보를 보여 자부심도 느낀다”면서 “윤리경영은 그 사회뿐만 아니라 해당 기업의 구성원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A 씨는 카페문화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많은 대학생들과 취준생이 직장인의 상징으로 여자의 경우 사원증을 목에 메고 점심시간 카페에서 테이크아웃 커피 한 잔을 들고 길거리를 걷는 모습을, 남자의 경우 사원증을 메고 편의점에서 담배를 사는 모습을 동경한다”라고 말했다.
 
‘취업절벽’의 시대에 대기업 사원증을 목에 건 채  커피 한 잔을 사들고 동료와 담소를 나누는 일상이 젊은 여성들의 로망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처럼 청년층 혹은 직장인 문화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카페사업에 동서식품은 진출한 적도 없고, 앞으로 그럴 계획도 없다. 이는 동서식품의 전략적인 선택이다.
 
사실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 및 카페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인스턴트커피 시장의 미래는 한 때 불투명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최초 커피전문기업 ‘동서식품’은 면적대비 카페가 가장 많은 한국에서 인스턴트커피 판매만으로 성공한 대표적 기업이다.
 
많은 사람들은 동서식품이 ‘카페’를 차리지 않는 이유에 대해 궁금해한다. 동서식품이 카페를 차리면 크게 성공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카페’ 대신 ‘커피믹서’ 고객을 잡는 선택과 집중
 
A 씨는 “주변에 카페를 차리는 자영업, 프렌차이즈를 운영하는 사람들을 보면 모두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많은 커피프렌차이즈 점주들은 운영난에 허덕인다. 바로 우리나라의 너무 비싼 ‘임대료’ 때문이다. 도심의 점포 임대료가 수백만 원대인 것을 고려하면 커피장사는 수지타산이 맞기 어려운 구조다. 하루 평균 커피 100잔을 팔면커피 한잔당 3500원으로 치면 하루 100잔 판다 해도  매출은 35만원에 불과하다.
 
이러한 현 상황에서 커피계의 대기업으로 불리는 동서식품 마저 카페 시장에 진입한다면 골목 상권은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어찌보면 카페를 차리지 않는 동서식품의 행보는 '윤리경영'의 연장선이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들게한다.
 
동서식품이 ‘카페’를 차리지 않는 이유는 다른 곳에서도 예측 가능하다. 바로 동서식품이 합작 사업으로 이루어진 기업이라는 것이다.
 
동서식품은 순수한 대한민국 회사처럼 친숙하게 느껴지지만 미국의 제너럴 푸즈를 인수한 크래프트 푸즈가 지분의 반을 보유하고 있다. 맥심·맥스웰하우스의 상표도 크래프트 푸즈의 소유이기 때문에 일부 로열티를 크래프트 푸즈에 지급하고 있다.
 
그 외에도 해외 수출에 있어서는 ‘맥심’이 크래프트푸즈사의 소유이고 동서식품이 ‘맥심’ 브랜드를 빌려 쓰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한민국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계약 되어있다.
 
다시 말해, 주식회사 동서는 동서식품의 지분 50%를 소유하고 있는 지주회사 격이다.
 
A씨는 “동서식품이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이유가 ‘외길 매진’의 결과로 본다”고 말했다.

올해 브랜드평판 조사에서 1위 차지하기도
 

이러한 동서식품의 행보는 기존 충성 고객층을 유지시킴으로써 탄탄한 입지를 다져왔다. 매년 100건의 시장조사를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맛, 트렌드를 잘 뀌고 있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편, 동서식품은 2017년 5월 식품 상장기업 브랜드평판 조사결과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지난 4월 7일부터 5월 8일까지 식품 상장기업 30개 브랜드에 대한 빅데이터 5250만3435개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동서식품, 오리온, CJ제일제당, 오뚜기, 농심, 롯데제과 , 롯데푸드, 하림, 빙그레, 남양유업 등 순으로 브랜드 평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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