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취업상담회]② 취준생들, “‘한국 탈출’ 희망하며 해외취업 모색”

권하영 입력 : 2017.05.11 18:02 ㅣ 수정 : 2017.05.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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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11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글로벌 취업상담회 및 멘토링콘서트’는 전국에서 온 많은 취업준비생들로 붐볐다. 현지 인사담당자와의 1대1 면접을 위해 온 취준생들은 정장을 차려 입고 경직된 자세로 면접 준비를 하기도 했다.
 
이곳에서 만난 대부분의 취업준비생들은 긍정적인 참여 소감을 밝혔다. 원하는 해외취업 정보를 얻거나 각국 기업의 인사담당자와 면접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낀다는 것이다.  
  
 
#1. 새내기 취준생 황다혜 씨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을 알 수 있었어요.”
 
취업을 준비한 지 5개월째인 황다혜(25)씨는 현장 면접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황 씨는 “면접관들이 굉장히 진지한 분위기로 면접을 진행했다”며 “그 분들의 실질적인 채용 의지가 느껴졌다”고 면접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면접관들은 황 씨에게 “향후 5년간 계획이 무엇인가?” 등 장기적인 관점의 질문들을 많이 던졌다고 했다. 또한 “당신이 생각하는 ‘상식’의 정의는?”과 같은 뜻밖의 질문도 해 면접자로서 당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황 씨는 “면접관들의 질문을 통해 (그들이)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알 수 있었다”며 긍정적인 소감을 밝혔다.
 
 
#2. 현장면접 경험한 박초영 씨 “아르바이트 경험도 진지하게 경청해줘 ”
 
박초영(24)씨는 막 일대일 면접을 마친 뒤 “면접관들이 지원자를 존중해주는 분위기가 가장 좋았다”고 긍정적인 소감을 밝혔다. 박 씨는 “면접관 분들이 스스로 기업에 대한 소개도 열심히 해 주시고, 해외 취업을 준비하는 지원자들의 열의도 상당히 높게 평가해주셨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높은 스펙이 아니라 단순한 아르바이트 경험이라도 지원자가 느낀 바가 있다면 진지하게 들어주셨다. 한국 기업 면접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아직도 만연한 한국의 압박 면접 분위기를 언급하며 “한국에서도 진지한 태도로 지원자의 경험이나 가치관, 잠재력을 봐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박 씨는 중소기업의 임금차별이 심각한 한국의 현실을 꼬집기도 했다. “해외는 대부분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임금 차이가 크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지원자들은) 좀 더 편하게 원하는 기업을 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
 
 

▲ 2017년 상반기 킨텍스 '글로벌 취업상담회'에 참여한 추용식(29) 씨 ⓒ 뉴스투데이


 
#3. 서른살 취준생 추용식 씨 “청년들이 취업하기 어려운 국내 환경 때문에 해외로”

 
대학원을 졸업하고 뒤늦게 취업 준비에 나선 추용식(29)씨는 일본 취업에 도전하게 된 배경으로 ‘일본에 대한 관심’, 그리고 ‘일본의 높은 취업률’ 등을 꼽았다.
 
또 개인적인 이유로는 “이전 정부가 청년들이 취업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지 않았느냐. 그래서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올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취업 준비를 시작한 추 씨는 새로 출범한 정부의 정책 효과를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다는 느낌이 든다는 설명이다. 
 
추 씨는 “막상 일본 취업을 준비하다 보니 채용 시기나 이력서 작성법 등 한국과 다른 점이 많았다. 행사에 참여하길 잘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또한 “글로벌 시대인 만큼 청년들의 해외 취업을 돕는 이 같은 대규모 행사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2017년 상반기 킨텍스 '글로벌 취업상담회'에 참여한 오지훈(27) 씨 ⓒ 뉴스투데이


 
#4. 해외 인턴십 경험자 오지훈 씨 “한국, 탈출하고 싶습니다.”

 
졸업 후 5개월 째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오지훈(27) 씨는 해외 취업을 준비하게 된 이유를 묻는 물음에 “탈출”이라고 답했다. 그는 “한국의 수직적이고 관료적인 조직 문화가 꺼려지는 게 가장 크다”면서 “(외국에서 일해 보니) 수평적이고 친밀한 해외의 기업 문화가 확실히 더 편하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워킹홀리데이와 인턴십을 경험한 오 씨는 또한 “한국은 요구하는 스펙이 너무 높다.”고 꼬집으며 “일본만 해도 토익 600~700점 선이면 서류 통과”라고 덧붙였다. “한국에서는 아직도 토익이 950점은 넘어야 하는 게 현실”이라는 것.
 
한편 울산에서 KTX를 타고 막 올라왔다는 오 씨는 지방의 고용 현실도 알렸다. “외국어 특기를 살려서 일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가 많이 없다”며 “확실히 수도권에 비해 지방은 일자리의 질도 열악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 2017년 상반기 킨텍스 '글로벌 취업상담회'에 참여한 최민우(27) 씨 ⓒ 뉴스투데이


 
#5. 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최민우 씨 “세계 어디서나 일자리 경쟁 치열하다”

 
미국에서 오랫동안 거주했던 최민우(27)씨는 2년 전 취업을 위해 귀국했다. 최 씨는 “흔히들 외국에서 오래 지내면 취업이 잘 될 거라고 착각한다”면서 “하지만 실상은 녹록치 않다”고 현실을 전했다.
 
특히 최 씨는 미국에서 오랫동안 호텔 매니지먼트를 공부했지만 “아시아인들은 멕시코인들과도 치열한 일자리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실상을 알렸다.
 
최 씨는 그러나 한국에 귀국한 후에도 해외 취업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막상 한국에 와 보니 한국 상황도 정말 나쁘더라”면서 “몇몇 호텔에서 채용 제의가 온 적도 있지만 제안한 급여는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도 못 됐다”고 말했다. 한국의 근로조건이나 근로환경이 너무나 열악해 해외 취업을 결심하게 됐다는 것.
 
최 씨는 이런 상황 가운데서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나 홍보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상담회도 제가 혼자 뒤져보고 알아봤다”면서 “아무래도 정부 차원에서 이런 행사들을 많이 장려하고 홍보를 제대로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6. 고등학생 단체 관람온 김예림양, 김소희양 “벌써부터 무서워요.”
 
수원전산여자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도 취업상담회를 찾았다. 당장 취업 준비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해외취업 동향을 엿보고 현장을 체험하기 위해서다.
 
김예림(17)양은 “(제가) 당장 취업 준비하는 것은 아니지만 막상 와 보니 막막하다”며 “저도 곧 이런 행사에 와서 취업을 알아보고 준비해야 된다는 생각에 슬프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함께 온 이소희(만17세)양 역시 “지금 학교에서 일본어와 한문을 배우고 있다. 외국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이런 해외취업 준비도 생각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하며 걱정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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