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 없는 은행시대]② 5대 시중은행 인력 감축하니, 1인당 수익성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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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5대 시중은행의 행원 1인당 당기순이익 평균은 전년 동기 대비 26.9% 증가
은행권 판도가 뒤집혔다. ‘리딩뱅크’순위가 바뀐 것이다. 1위를 수성하던 신한은행이 3위로 떨어지고 KB국민은행이 1위 탈환에 성공했다. 2위는 우리은행이 차지했다.
2일 금융감독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1분기 당기 순이익은 2조 751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1인 수익성도 크게 증가했다.
이러한 시중은행들의 성과는 수익모델 다각화를 위해 비이자수익 강화방안으로 인력감축과 점포수 축소를 실시한 것이 수익성 유지에 그치지 않고 큰 폭의 개선효과까지 낳은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로 기본적인 예대마진이 줄어든 상황과 비대면 거래가 90%인 현 상황에서 예전과 같은 운영방법은 지속되기 어렵다는 판단에 오프라인 규모 축소를 단행한 것이 주효한 셈이다.
뉴스투데이가 은행원 1인당 순이익을 계산한 결과에 따르면 그 효과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5대 시중은행의 은행원 1인당 당기순이익 평균은 전년 동기 대비 26.9% 증가한 3671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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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원 1인당 당기순이익 1위는 우리은행, 증가율 1위는 국민은행
올해 1분기 지각변동의 주인공은 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 당기순이익은 6635억원으로 전년 동기 3872억원에서 71.36% 급성장했다. 2위에는 올해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6375억원)이 차지했다. 우리은행은 전년 동기 4433억원에 비해 43.8% 뛰었다. 다음으로 3위로 떨어진 신한은행은 5346억원으로 401억원(-7%p) 감소했다.
이외 하나은행이 4780억원(2.9%p), 기업은행 4377억원(23.4%p) 순이다. 유일하게 신한은행만 소폭 감소했지만 5곳 전체 당기 순이익 합은 5225억원(23.4%p)이 증가했다.
시중은행은 지난해부터 수익구조 대수술을 진행중이다. 기존 이자수익에 의존해오던 구시대적 수익구조를 탈피하고 디지털금융화 시대 흐름에 따라 수익구조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가장 먼저 수술에 들어간 곳은 바로 구조개혁이다.
지난 5대 시중은행의 직원수는 7만4660명으로 2015년 말(7만9221명)에 비해 4561명(5.75%) 줄은 것으로 소개됐다. 점포 수는 4392곳으로 2015년 말(4564곳)보다 172곳(3.83%) 줄었다. <뉴스투데이 4월 25일자 '[은행원 없는 은행시대]① 신의 직장에서 추락하는 은행원들'참조 >뉴스투데이>
이처럼 은행원은 줄어들고 실적은 증가하니 1인당 순이익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5곳 1인당 순이익 평균은 전년동기 대비 778만원(26.8%) 증가한 3671만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실적을 바탕으로 1인당 순이익이 가장 높은 곳은 우리은행이었다. 우리은행 직원은 2015년 말 기준으로 1만5850명이었으나 올초까지 1만5530명으로 줄었다. 반면 실적은 지난해 1분기 4433억원에서 6375억원으로 대폭 증가해 1인당 순이익이 2796만원에서 4103만원(43.8%)으로 뛰었다.
1인당 순이익의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곳은 인력감축 규모가 가장 컸던 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올해 초 대규모 희망퇴직을 시행하면서 은행원 수가 2만명 선에서 1만8000명 안으로 줄어들었다. 전년 1분기 당시 당기 순이익은 3872억원, 은행원 수 2만836명으로 1인당 당기순이익은 1858만원이었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 실적이 6635억원으로 뛰고 인력이 1만7986명으로 줄어들면서 1인 당기순이익이 3688만원으로 98.4% 급성장했다.
신한은행은 94명이 줄었지만 당기순이익이 뒷걸음치면서 1인당 순이익도 3672만원(6.4%p)으로 전년동기 대비 251만원 하락했다.
기업은행은 3494만원(22.4%p), 하나은행이 3400만원(12%p)으로 집계됐다. 따라서 이러한 1인당 당기순이익 증가세와 1분기 증가세를 비교할 때 소폭이지만 1인당 당기순이익이 더 가파르게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시중은행, 비용절감과 관리로 수익성 개선 ‘효과’ 입증
이번 은행의 깜짝실적은 6년만이다. 따라서 경기불황과 저금리를 앞세운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으로 기존 시중은행의 수익구조를 위협하는 현 상황에서 깜짝실적을 발표한 것은 은행들의 수익구조 다각화 노력이 효과를 본 것으로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수수료 인상을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수수료만으론 은행 실적이 좋아질 수 없다. 실제로 작년 초부터 은행들이 수수료 인상을 통해 수익성 개선 시작했지만 작년 10월 기준으로 보면 수수료로 인한 실적 증가는 없었다.
신한은행의 수수료이익은 6406억원으로 0.5% 증가에 그쳤고 국민은행의 수수료이익도 819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1% 감소했다. 우리은행 역시 수수료이익은 7100억원으로 4.7% 감소했다. 각종 수수료 인상을 진행했으나 면제 고객 수가 많아 실질적인 효과가 떨어진 것이다.
때문에 깜짝실적의 배경은 ‘비용절감 및 관리’가 크게 작용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6000억원대 높은 실적을 기록한 것은 물론 인력과 점포수 감축으로 비용을 절감한 부분도 있지만 일회성 요인이 컸다. 국민은행의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딧은행(BCC) 매각에 따른 매각금액과 이연법인세 효과 등으로 1580억원의 일회성 이익이 발생했다.
우리은행도 2007년 말 중국 베이징의 25층 오피스빌딩 2개 동, 9층짜리 부속 건물로 이뤄진 ‘화푸빌딩’을 매입한 부동산업자들에게 지급보증을 해줬다가 3800억원의 돈을 떼였다. 우리은행은 2011년 3800억원을 대손상각했지만 2014년에 일부 금액을 회수했고, 이번에 다시 1706억원(세전)을 회수하면서 일회성 요인이 발생했다.
금융인 꿈꾸는 청년세대, 변화하는 현실 주목하고 미래를 위한 대비해야
반면 신한은행은 지난해 1분기 법인세 수익 1900억원 효과가 사라지면서 1년 전보다 오히려 7% 감소했다.따라서 일각에서는 일회성 요인이라는 점에서 이를 제외하면 신한은행이 당기 순이익 1위라는 분석도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2일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은행원 1인당 당기 순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현상을 비판 혹은 칭찬의 관점에서 볼 필요가 없다”면서 “중립적인 사실 자체에 주목함으로써 직업시장의 변화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전통적 의미의 은행원을 감축하는 것은 되돌릴 수 없는 4차산업혁명 시대의 추세”라며 “금융인을 꿈꾸는 청년들은 이 점을 인식하고, 미래의 금융인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능력을 키워나가야 할지 나름대로 예측하면서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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