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해부]① 한국예탁결제원의 '연봉킹' 고수, 불합리의 극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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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공공기관 한국예탁결제원 연봉 1억918만원, 삼성전자보다 높아
자체 수입 기준서 제외된 기타공공기관 9개가 공공기관 연봉 톱 10 차지
(뉴스투데이=강소슬, 권하영 기자)
우리나라의 공공 기관 332개 중 한국예탁결제원이 2016년 기준 직원 평균연봉 1억 918만원으로 연봉킹을 차지했다. 이 같은 연봉 수준은 지난해 29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낸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의 1억700만원보다 더 많은 수준이다.
더욱이 삼성전자의 고연봉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그 공정성에 문제를 삼을 수 없다. 하지만 한국예탁결제원의 경우는 수익성이 높은 기업이 아니라 공공성이 그 존립근거인 기타 공공기관이다.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성을 집행하는 기관의 직원들이 국내 최고 연봉을 받고 있는 것이다.
관련법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크게 공기업, 준정부기관, 기타 공공기관으로 나뉜다. 그 기준은 자체 수입 비율이다. 자체 수입이 50% 이상이면 공기업, 50% 미만이면 준정부기관으로 분류된다. 기타 공공기관은 이 같은 수입 기준을 적용하기에 부적절하거나 자율성을 보장해줘야 할 공공의 목적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정부가 지정하도록 돼있다.
이 기준에 의하면 우리나라 공공기관은 기타공공기관이 208개, 준정부기관 89개, 공기업 35개 등이다.
기타 공공기관에 속하는 한국예탁결제원은 돈벌이를 하는 기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최고 연봉을 받는 것이다.
더욱이 지난 해 공공기관 연봉 상위 10위 기관중 9곳이 기타공공기관인 것으로 집계됐다.
1일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예탁결제원에 이어 한국투자공사(KIC)가 1억712만원으로 2위 자리를 자치했다. 이 두 기관은 2년 연속 1,2위를 수성했다.
그 다음으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9987만원), 광주과학기술원(9840만원), 한국과학기술원(9838만원), 한국전기연구원(9813만원), 울산과학기술원(9765만원), 한국원자력연구원(9748만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9610만원), 한국기계연구원(9526만원)이 ‘톱10’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 10개 공공기관중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만 준정부기관에 해당되고 한국예탁결제원을 포함한 9개는 모두 기타 공공기관으로 분류된다.
수익성이 없는 공공기관인 기타 공공기관들이 연봉 최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공공기관의 고액연봉도 문제이지만 적극적 의미에서 수익성을 창출하기보다는 공공성을 실천하는 기관의 직원들이 고수익을 보장받는 것은 시장논리와 맞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전체 평균연봉을 따지면 '공기업-준정부기관-기타공공기관'의 순으로 나타난다. 공기업은 7905만원, 준정부기관은 6533만2000원, 기타공공기관은 6436만8000원이다. 자체 수입이 높은 공공기관일수록 평균 연봉이 높다. 이는 합리적인 구조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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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경쟁과 무관한 일부 기타공공기관의 초고액 연봉은 차기정부의 개선과제
따라서 공공기관 연봉 상위 10위권에 들어간 기타공공기관들의 높은 연봉체계는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2일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천문학적인 부채규모를 유지하는 공공기관이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와 같은 글로벌기업보다 높은 연봉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잘못된 구조"라면서 "이는 차기 정부에서 반드시 개혁돼야 할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임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대인 것은 치열한 시장경쟁에서 승리한 과실이라는 점에서 국민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국민이 부여한 특권을 공공성을 목적으로 집행하는 기타공공기관의 직원들이 더 많은 연봉을 받는 것은 차기 정부가 반드시 개선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자체 수입구조가 취약해서 공공성을 존립근거로 삼고 있는 기타공공기관들이 연봉 톱 10 공공기관의 90%를 차지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현상"라면서 "특히 한국예탁결제원이 우리나라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최고 연봉을 받는 직장의 위치를 고수하고 있는 것은 불합리의 극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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