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 증세문제 공약검증]⑥ 법인세 인상은 찬성-중산층 세금은 “…”

정승원 입력 : 2017.04.20 17:29 ㅣ 수정 : 2017.05.0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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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등 유력후보들이 내세우고 있는 각종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증세가 뒤따를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뉴시스



문재인 후보 “부자와 재벌, 대기업 중심으로 증세”

안철수 후보 “고소득층 탈세 방지 통해 조세형평”

(뉴스투데이=이진설 경제전문기자) “증세는 부자와 재벌,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져야 된다”(더불어민주당문재인 후보)“소득 파악을 제대로 해서 조세형평을 이루겠다”(국민의당안철수 후보) 19일 KBS에서 열린 대선토론회에서 대통령선거 후보들은 각종 공약에 들어가는 재원을 놓고 치고 받는 난타전을 벌였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조세형평성에 대해서는 궤를 같이 했지만 증세의 방법론과 관련해선 입장차이를 보였다.문재인 후보는 부자증세를 강조했고, 안철수 후보는 고소득층 탈세 방지를 통한 조세형평성 강화를 강조했다.

◇조세형평성 개선에는 한 목소리, 증세에는 다른 목소리= 문재인 후보는 박근혜 정부의 조세 정책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차기 정부에서는 고소득자를 대상으로 한 증세가 필요하며 일자리 창출 및 복지 확대를 위해서는 국민 공론화 과정을 통해 추가 증세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토론회에서 “이명박, 박근혜 정권 동안 지속적으로 부자 감세, 서민 증세가 행해졌다. 이제 조세의 공정성, 조세 정의가 회복돼야 한다”며 “증세는 다시 부자, 재벌,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소기업과 중산층 서민에 대한 세부담이 증가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문 후보는 구체적으로 △고소득자 과세 강화 △자본소득 과세 강화 △법인세 실효세율 인상 △과표 500억 이상 대기업에 대한 명목세 법인세 인상 등으로 증세가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은 다른 선진국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뉴시스



문 후보는 특히 해마다 늘어나는 세수증가를 활용하겠다고 했다. 그는 "작년 10조원에 이어 올해는 8조원 정도의 세수 증가가 예상된다"면서 "대통령이 되면 이 세수를 활용해서 일자리 만들기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 역시 조세형평에 문제가 있다는 점에 동의했다. 안 후보는그러면서 두 가지 점을 지적했다. 그는 “조세 형평을 위해서는 첫째로 소득에 대한 제대로 된 파악이 필요하고 둘째로 누진제가 제대로 적용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돈을 많이 버는데도 세금을 적게 낸다고 해서 주위 사람들이 굉장히 열패감을 느끼고 있다”며“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많은 비율의 세금을 내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누진제와 관련, "법인세만 해도 몇 년 전 통계를 보면 순이익 5000억원 이상인 기업에 실효세율은 16%이거나 그 이하인 더 적게 버는 쪽은 18%인 통계도 있다"고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 부분을 제대로 해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조세정의에 부합하는 것"이라는 원칙론적인 언급만 했을 뿐, 직접적인 증세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법인세는 이구동성으로 인상 한 목소리, 중산층 세금은?=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든 법인세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법인세는 이명박 정부 시절 25%에서 22%로 인하된 상태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이를 25% 수준으로 다시 되돌리겠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문재인 후보는 영문이니셜을 딴 ‘제이(J)노믹스(경제공약)’를 발표하며 “법인세 실효세율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구체적으로 "법인세 명목세율을 25%로 인상하겠다”고 언급했다. 안철수 후보도 역시 법인세 실효세율 정상화 후 법인세율을 현재 22%에서 25%로 원상회복하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직장인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중산층의 세부담에 대해서는 문 후보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반면, 안 후보는 먼저 정부재정을 손보고 그래도 모자란 부분에 대해선 국민동의를 전제로 세금을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19일 토론회에서도 증세와 각종 공약 이행에 필요한 재원 마련을 놓고 후보간에 설전이 벌어졌다.

▲ 향후 TV토론 일정. ⓒ뉴시스



문 후보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40%에서 2028년까지 50%로 올리겠다고 했는데 무슨 돈으로 올릴 계획”(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이냐는 질문에 “10% 올리는 것은 어느 정도 기간과 어떤 비율로 올리느냐에 따라서 재원대책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설계만 잘하면 국민연금의 보험료 증가 없이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는 "공약을 보면 5년간 200조원 쓰도록 돼있는데 돈을 어디서 마련할 것이냐”(유승민 후보)는 질문에 "세금은 올려야 한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안 후보는 "다만 순서가 있다. 정부재정이 효율적이지 못하고 투명하지 못한 점부터 고쳐야 한다"면서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공평 과세하고 나머지 부분은 국민 동의를 얻어서 증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은 19.4%(잠정)로 전년 18.5% 보다 0.9%포인트 올랐다. 이는 노무현정부 시절인 2007년(19.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적인 조세부담률 25%에 비하면 여전히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은 낮은 편이다. 복지비용 증가로 인해 세금을 올려야 하는 이유와 필요성은 모두 공감하지만, 가계부채 증가와 얇아진 지갑을 고려한다면 세금인상에 대한 국민적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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