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팀 합격 10계명] ⑤출판사 창비, “어떤 책을 만들지에 대한 비전을 보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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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산하 한국고용정보원은 ‘기업인사담당자를 만나다’ 코너를 두고 있습니다. 이 코너에는 자동차,금융, 통신, 광고 등 18개 주요업종의 대표적 기업에 종사하는 인사 책임자들과의 생생한 ‘실명 인터뷰’가 담겨있습니다. 서류전형,필기시험, 면접 등 채용의 전과정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공개한 거죠. 이는 주요 언론매체들조차도 시도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취준생 입장에서 인사 책임자들의 육성 조언은 소중한 자료입니다. 뉴스투데이는 그들의 인터뷰 내용을 ‘10계명’으로 정리하고 이에 대한 ‘분석’을 추가했습니다. 많은 취준생들이 취업스터디 그룹 등에서 토론 자료로 활용하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편집자>
(뉴스투데이=이안나 기자)
도서출판 ‘창비’ 인사·총무팀 이순화 차장의 출판사 합격 10계명
창비의 이순화 차장은 “몇 년간 계속 업계가 어려웠기 때문에 출판이 사양 산업이라고 보는 시각을 틀렸다고만 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출판은 지식산업이라 할 수 있고,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볼 때 콘텐츠는 항상 중요하게 다뤄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람들이 책을 떠나 스마트폰에 몰두해 있어도, 스마트폰으로 보고 있는 것 역시 결국엔 책에서 출발한 콘텐츠라는 것이다.
① “책이 좋아서”만으로 부족, 명확한 직무 이해를 통한 선택과 집중 필요
“출판사는 편집과 디자인을 맡는 편집부, 영업 마케팅부, 제작부로 나뉩니다. 편집부에서는 대중에게 지식을 제공하는 책의 기획부터, 저자를 섭외하고 저자와 소통하며 방향을 정합니다. 원고가 완료되면 교정과 교열 업무를 하는데, 편집자는 원고를 좀 더 완성도 있게 다듬는 일을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영업 부서에서는 온·오프라인 서점과 정책적인 협의부터 독자행사나 책과 관련된 마케팅 전반의 일을 합니다. 제작 부서에서는 종이와 책의 재질을 선택하는 일부터 인쇄 제본을 관리합니다. 기업에 따라 저작권 부서가 따로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분석 : 출판사를 단순히 ‘책을 만드는 곳’이라고만 이해하면 부족하다. 각 직무별로 맡은 일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자신과 맞는 분야를 선택해야 함을 알 수 있다. 책을 좋아하는 것과 별개로 자신과 맞는 업무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콘텐츠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저작권 문제에 있어서도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저작권법이 까다로운 영역이기 때문에 저작권법을 전문으로 공부한 사람이라면 저작권 부서가 따로 만들어져있는 출판사를 노려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② 전반적인 채용프로세스=실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 인재 선호
“출판사는 신사업을 준비하거나 결원이 생겼을 때 인력 채용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창비는 결원이 생겨 채용을 진행할 경우 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사원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물론 신입사원 채용도 해마다 진행하는데 3월과 5월, 주로 상반기에 이루어집니다. 봄에 채용해서 상반기부터 업무에 투입할 수 있도록 준비하죠. 채용 과정은 보통 ‘서류전형-필기시험(편집자와 마케터)-면접’ 순입니다.”
분석 : 일부 출판사는 매년 상반기에 신입사원 공채가 이루어지지만, 일반적으로 결원이 생겼을 때 경력직 위주로 충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입사원의 경우도 상반기부터 업무에 투입되는 것을 기대하는 것으로 보아, 지원자들은 출판에 관련한 활동들을 어필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출판전문교육과정 이수 등을 통해 사전대비를 하는 방법을 권한다. 한국출판인회의에서 운영하는 ‘서울출판학교’를 운영해 교육을 해준 후, 지원자를 모집하기도 한다. 서울출판학교는 편집자 과정·마케팅 과정·디자이너 과정 세 개로 운영되며 1년에 한번씩 선발한다. 올해 13기를 뽑았다.
이 과정을 이수해서 작은 출판사에 입사해 경력을 쌓은 뒤 대형 출판사로의 이직을 검토해 볼 수도 있다.
③ 자기 소개서 작성 팁1=출판 관련 경험과 평소 자신이 하는 생각 적극 어필
“디자이너의 경우에는 서류 전형 시 포트폴리오를 함께 제출해야 하지만 편집자와 마케터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중심으로 봅니다. 신입사원의 경우에는 아직 사회 경험이 없기 때문에 자기소개서에서는 대학교 재학 시의 활동을 주로 봅니다.
교내·외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 주요 관심사가 무엇인지, 평소 사회에 대해 어떤 생각과 고민을 갖고 있는지 등을 자기소개서에 기술해주시면 됩니다. 물론 전공 분야도 영향을 주지만 자기소개서에 기술한 활동내역이 출판에 적합한지를 판단한다고 보면 됩니다.”
분석 :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직무를 미리 설정해 그에 따른 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통적인 요소로는 자신이 ‘출판’에 얼마나 관심을 가져왔는지를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디자인 업무에 지원한다면 포트폴리오를 통해서, 편집자와 마케터는 관련 대외활동 등을 하면 눈길을 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출판사는 책으로 독자와 소통하는 역할을 하니 평소에 사회 이슈 등에 폭넓은 관심을 갖는 것도 좋다.
④ 자기 소개서 작성 팁2=자신이 왜 출판 분야의 적임자인지 자기만의 방식으로 보여주기
“편집자는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분석력과 탐구 의지를 많이 드러내는게 좋습니다. 통찰력이 있고 문장 구사력이 좋아야 합니다.
왜 내가 출판 분야의 적임자인지, 많은 출판사 중에서도 왜 여기서 일하고 싶은지 자기만의 애정과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한 내용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설득력 있게, 과장 없이 쓰기를 권유합니다.
해외문학 편집자를 뽑을 때는 외국어 능력을 보기도 합니다. 해당 출판사에서 나온 책의 감상문을 써내는 것도 좋습니다."
분석 : 특정 출판사에 들어가고 싶다면 그 회사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보다 인문학에 중점을 둔 곳인지, 해외 문학에 중점을 둔 곳인지에 따라 자신이 자기소개서에서 강조할 내용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해외문학 중심의 출판사라면 외국어 구사 능력도 키워놓아야 한다. 감상문을 제출하는 것은 자신이 얼마나 이 회사에 관심과 애정이 있는지 보여줄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이다.
편집자에게 기획력이 많이 요구된다. 자신이 왜 출판 분야에서, 특히 이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지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표현한다면 인사담당자들에게 기획력과 문장력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⑤ 필기 시험 팁1=편집자, '보도자료'를 작성할만큼의 필력이 중요
“필기시험의 내용은 출판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창비의 경우 직군마다 요구하는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필기시험 내용도 다릅니다. 편집자의 경우 특정 주제에 대한 논술, 그리고 간단한 한자어 테스트를 봅니다. 또 저희 출판사의 경우 논술을 통해 논리력이나 필력을 점검합니다. 보도 자료를 마케터가 작성하는 출판사도 있지만, 창비는 전부 편집자가 보도 자료를 작성하기 때문입니다.
분석: 편집자로서의 기본적인 소양이 논술과 한자어다. 이는 이후 편집자가 되어 하는 업무들과 연관되어 있다. 한자와 외국어가 능숙할수록 자료를 검토하는데 도움이 된다. 논리력과 필력을 갖춘 지원자일수록 보도 자료를 직접 작성할 때 보다 수월할 수 있다. 창비의 편집자가 되고 싶다면 작가 못지않은 필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평소에 글쓰기를 생활화하는 지원자라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⑥ 필기 시험 팁2=마케터, 신변잡기 넘어서는 새로운 마케팅 아이디어 제시하라
“창비의 경우 마케터도 필기시험을 봅니다. 특정 사회 현상에 대해 기술하게 하거나 특정 책의 마케팅 성공에 대한 본인의 생각, 그리고 지원한 출판사에서 향후 어떤 마케팅을 하고 싶은 지 방향성 등을 묻습니다.”
분석 : 책과 관련된 마케팅 전반의 일을 맡는 마케터는 무엇보다 독자·사회와의 소통 능력이 중요하다. 독자들이 반응이 있을만한 행사를 기획하거나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적절한 협의를 이뤄내기 위해선 평소에 이들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어야 한다.
신변잡기에 그치기지 말고 자신이 맡은 업무에 어떻게 활용하거나 적용할 수 있을지 생각한다면 능력 있는 마케터로 인정받을 수 있을 듯 하다.즉 새로운 마케팅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응시자에게 회사측은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다.
⑦ 면접 팁1=출판의 영역은 인간세계 전체, 다양한 아이디어를 표현하라
“보통 1차 실무자 면접을 본 뒤 2차 임원 면접을 보는 곳, 그리고 실무자와 임원이 함께 1차 면접만 진행하는 곳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실무자와 임원이 함께 보는 경우 일대 다수 형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창비는 면접 시 자기소개에 서술된 내용을 중심으로 본인의 관심사와 포부에 대해 주로 묻습니다. 어떤 분야에 관심 있는지, 성격의 장단점이나 취향에 대해서 묻습니다. 이는 책을 기획할 때 자신의 관심 분야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기가 쉬우므로 관심사가 넓고 깊을수록 좋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분석 : 필기시험 등을 통해 업무 능력을 어느 정도 검증 받은 지원자들은 면접을 보게 된다. 이 때는 업무 능력보다 평소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집중해야 한다.
같은 구성원으로 일할 때,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많이 내는 지원자를 선호하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자신의 관심 분야와 생각들을 보여주고, 이를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지원자라는 것을 보여주면 좋다.
⑧ 면접 팁2= 기존 출판물을 논평하면서 참신한 출판기획을 설명하라
“집단 내에서 문제 발생시 극복 방법이나 입사 후 어떤 책을 만들고 싶은지에 대해 묻기도 합니다. 경력자의 경우 이전 직장을 퇴사한 사유를 묻기도 하고요. 지원한 출판사의 책 중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과 그 이유에 대해서도 답변을 준비해두면 좋을 듯합니다. ‘이 출판사에는 이런 책이 있던데, 이 외에 이런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신선한 제안을 하는 것도 좋다고 봅니다.”
분석 : 지원자의 지나온 경력이나 감명 깊게 읽은 책 등 질문의 폭이 넓은 이유는 함께 일할 동료를 뽑는데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신선한 제안 같은 경우는 출판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갖고 있었던 사람일수록 구체적이고 차별성을 가질 수 있다. 이는 출판사 입장에서 ‘평소 출판에 관심을 갖고 있던 사람이라면 출판기획에 대한 아이디어가 많을 수밖에 없다.'라고 생각함을 보여준다.
⑨ 채용 전망=아동출판물에 대한 전문지식을 가진 지원자 수요 증가추세
“최근 출판 쪽의 시장 점유율을 보면 아동 및 청소년 교과와 연계한 학습 서적이 상승세에 있습니다. 성인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한국 문학, 세계 문학 쪽은 줄었습니다. 독자 연령대에서 서적과 밀접한 시기는 유년기와 청소년기라고 생각합니다.
출판사 입장에서도 향후 아동 및 청소년의 학습 연계 서적에 대한 채용이 더 늘어날 것 같습니다. 출판사 입사를 준비한다면 아동 문학이나 학습에 대한 전문 지식을 쌓을 것을 추천합니다.”
분석 : 출판사 역시 자신들의 주요 수요자가 누구인지를 항상 분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포화상태의 국내외 문학보다 성장하고 있는 아동 분야의 전문 지식을 쌓는 것이 보다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아동과 청소년들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함께 이들의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한 방안도 다양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⑩ 출판업은 사양산업?=미디어와 플랫폼 사업으로 확장추세
“출판사들이 미디어와 플랫폼 쪽으로 확장해 사업을 진행하는 분야도 있어 뒤처진 업계라고 볼 수만은 없다. 때문에 단순히 책을 좋아해서 출판사 업무를 꿈꾸기보다, 자신이 어떤 책을 만들고 싶은지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어야 더 오래 일할 수 있을 것이다.”
분석 : 출판업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는 주장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출판은 대표적인 콘텐츠 사업이다. 따라서 그 콘텐츠 역량을 바탕으로 시대 변화에 부응하는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가능하다.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소유자라면 출판계의 부흥을 이끌어가는 인재로서 성장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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