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현장] KT 마케팅팀, 갤럭시S8 배터리 수명 늘여 ‘소비자 니즈’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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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갤럭시 노트 7 배터리 발화사건 겪은 삼성전자, 갤럭시S8 등의 배터리 효율 개선 못해
KT 마케팅팀, 갤럭시 S8 출시 앞두고 ‘배터리 절감 기술(C-DRX)’ 상용화 선언
KT가 12일 삼성전자의 갤럭시 S8 등의 출시를 앞두고 ‘배터리 전쟁’을 선포했다. 갤럭시 S8을 구매할 때 이동통신사를 KT로 선택하면 배터리 사용시간이 최대 45%가 늘어난다는 마케팅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에 SKT측은 "KT의 배터리 절감 기술은 국내 최초가 아니다"고 반박하고 나서 국내 이동통신사간에 ‘배터리 사용시간 절감’ 논쟁이 벌어질 기미도 보인다.
그동안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배터리 사용시간이 늘어난 신제품을 출시하려고 애를 써왔다. 삼성전자에게 ‘전량 리콜’이라는 치욕을 안겨준 갤럭시노트 7의 배터리 발화사건도 배터리 사용시간을 늘리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한 기술적 결함이 원인이었다.
하지만 지난 7일 사전예약 판매를 시작한 갤럭시S8과 갤럭시S8 의 배터리 성능은 별로 개선되지 않았다. 갤럭시 S7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 7의 악몽 때문에 무리하게 배터리 성능을 개선하려는 시도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이 점에서 KT(회장 황창규)가 국내최초 네트워크 기술을 통해 고객들의 스마트폰 배터리 사용 절감 기술 상용화에 나선 것은 '신의 한 수'라는 평가이다. 배터리 사용시간 연장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needs)를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가 챙기지 못한 가운데 이동통신사인 KT가 공략하는 결과가 빚어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KT마케팅팀은 12일 KT의 배터리 사용시간 연장 기술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등 경쟁사인 SKT보다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갤럭시 S8의 출시로 3대 이동통신사간의 시장 점유율 경쟁이 가열되는 시점에 매력적인 마케팅 포인트를 선보인 것이다.
KT는 이날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서 ‘사람 기술(PEOPLE TECHNOLOGY)’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배터리 절감 기술(Connected mode Discontinuous Reception, 이하 C-DRX)'을 소개했다.
강국현 마케팅 부문장은 “KT의 브랜드 슬로건이 ‘피플 테크놀리지’로 바뀌었다"면서 "이는 사람을 생각하는 따뜻한 혁신 기술. 지금 사람이 필요로 하는 기술 이란 뜻이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사용시간을 늘여주는 기술인 C-DRX가 사람을 생각하는 따뜻한 혁신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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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질 동영상 재생 5시간 후 수명비교: 일반 배터리 22% VS. C-DRX 적용 단말기 43%
네트워크 통해 송·수신 없을 때는 통신기능 OFF해 배터리 절약
KT에 따르면,C-DRX 기술은 LTE 전국망에 적용돼 갤럭시 S8을 포함한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최대 45%까지 늘릴 수 있다. 모든 스마트폰 기종에서 작동이 가능하다. 제조 단계에서 적용된 기술이 아닌 네트워크를 통해 배터리 사용시간을 극대화하기에 가능한 것이다.
먼저 C-DRX 기술은 배터리 용량을 물리적으로 늘리는 것이 아니다. 데이터 연결 상태에서 스마트폰의 통신기능을 주기적으로 저전력 모드로 전환시켜 배터리 사용량을 줄인다. 기존 네트워크 환경에선 데이터 이용중에는 스마트폰 모뎀과 통신사 기지국간 통신이 끊김 없이 지속된 것에 비해 C-DRX 환경은 데이터 송수신 주기를 최적으로 줄여 배터리 소모량을 줄인 것이다.
실제로 KT는 간담회장에 두 개의 단말을 준비했다. 하나는 C-DRX가 적용된 단말이고 하나는 일반 단말이다. 마련된 단말기 2개는 오전 5시 22분부터 고화질로 동영상을 재생했다. 5시간이 지난 10시 20분 경 남은 배터리량은 일반 단말은 22%였으나 KT의 배터리 절감 기술이 적용된 단말은 43%가 남아 있었다.
강국현 마케팅 부문장은 “일반적으로 네이버나 유튜브를 접속하면 항상 데이터를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4초~10초 사이에 데이터를 주고받는데, 주고받을 때만 네트워크에 접속하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송·수신이 없을 때 통신기능을 OFF하는 등과 같이 연결방식 최적화를 통한 절감 기술이다 ”고 강조했다.
즉 기존에는 송수신이 이뤄지지 않는 시간에도 ON이 되어 있던 네트워크 상태를 불필요한 경우에는 OFF로 전환시킴으로써 배터리를 절감한다는 설명이다. 이는 고급 세단에 적용된 ISG(Idle Stop&Go)와 유사하다. 차량 정차시 불필요한 엔진 구동을 멈춰 연료 소모를 줄이는 것과 같다.
SKT, 배터리 절감 기술 상용화 여부 둘러싸고 KT와 논쟁 돌입
그렇다면 네트워크가 중간중간 OFF되면 ‘끊김현상’은 없을까. KT에 따르면 기지국과 단말 사이 통신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OFF를 해도 끊기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KT는 2년간 지속적으로 연구와 필드 테스트를 거쳐 최종 점검을 완료했다. 야간 필드 테스트 35회, 제조사별(삼성, 노키아, 에릭슨 등) 적용 테스트를 거쳐 단말 114종에 최적화했다.
현재 스마트폰 시장의 중심에 선 갤럭시 S8의 경우, C-DRX 기술이 미적용된 배터리 사용시간은 9시간 57분이었다. 그러나 기술이 적용될 경우 사용시간이 4시간 26분이 늘어난 14시간23분이라는 테스트 결과를 얻었다는 게 KT측 발표이다.
이번 C-DRX 기술은 어떤 콘텐츠를 보고, 고화질 콘텐츠를 보냐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지만 모든 기종이 평균 40% 정도 절약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내’ 최초 도입이라는 KT의 이번 발표에 SKT가 반박하고 나서 앞으로 진실 공방이 예상된다.
KT가 이날 기술 발표하기 훨씬 전인 지난해 5월에 SKT가 C-DRX를 도입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KT의 강 부문장은 이날 SKT의 LTE는 배터리 절감기술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 부분장은 " KT가 12일 오전 전국 단위로 확인했을 때 SKT는 네트워크 상에서 C-DRX 기술이 컨트롤하는 메시지가 나와 있지 않아 C-DRX 미설정 상태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SKT 관계자는 “갤럭시S8이 나오는 것을 계기로 통신망을 업그레이드하고 있어 그 기능을 켠 상태로 업그레이드 하면 파라미터 충돌이 우려돼 잠시 끈 것”이라고 반박했다.
따라서 SKT가 C-DRX 기술의 도입을 KT보다 앞서 시도했지만 상용화하지는 못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반면에 KT가 12일 발표대로 C-DRX 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면, 이동통신사의 시장점유율 재편기에 절묘한 마케팅전략을 개시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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