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분석] ‘치킨집’ 제친 ‘카페’ 창업, 안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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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치킨 창업 정체, 카페 창업 매년 두자릿수 증가세
‘퇴직=치킨집 창업’ 공식이 깨지고 있다. 치킨집 창업은 정체기에 접어들었고, 대신 카페 창업이 크게 증가했다.
10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제공하는 ‘소상공인 상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월 서울의 카페가 치킨보다 많았다. 서울의 카페는 1만8000여개이고, 치킨집은 7468개이다. 전국의 카페는 9만809개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새로 업데이트한 통계지리정보서비스(SGIS)의 ‘우리 동네 생활업종’에서도 전국의 카페가 치킨집보다 많다. 전국의 치킨전문집 사업체 수는 2014년 3만1529개이다. 반면 카페 사업체 수는 그보다 2만개 가량 많은 5만5693개로 나타났다.
치킨전문점은 2010년 2만7782개, 2011년 2만9095개, 2012년 3만1139개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다가 2012년부터 2014년까지는 3만1000여개에 머무르며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반면 카페 창업은 여전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3만799개, 2011년 3만6249개, 2012년 4만2458개로 증가했다. 치킨전문점 창업이 주춤하던 2012~2014년까지도 카페 창업은 2012년 4만2458개에서 2013년 4만8121개, 2014년 5만5693개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014년에는 전년 대비 15.7%나 증가했다. 2010년부터 5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온 업종은 카페가 유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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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커피소비량 1인당 연간 500잔, 커피시장 10년 사이 3배 커져
맛있는 디저트‧예쁜 카페, 인스타그램 기반 소비자 몰리면서 카페 인기 지속
한국인의 커피소비량 증가가 카페 창업 인기에 한몫했다. 10일 커피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국민이 마신 커피는 250억5000잔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 인구 약 5000만이 1인당 연간 500잔의 커피를마신 셈이다. 2006년 국민이 마신 총 커피잔수 200억 잔보다 25% 증가했다.
지난해 커피 수입량은 사상 최대인 15만9260톤으로, 금액으로 따지면 7200억원이다. 국내 커피시장 규모도 10년 사이에 3배 가까이 성장했다. 10년 전 3조원 초반대이던 국내 커피시장 규모는 지난해 8조 7906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창업을 생각하고 있는 예비창업자들에게도 가장 인기있는 업종은 ‘카페’다.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최근 30∼40대 남녀 직장인 39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향후 창업을 할 의사가 있다’고 답한 직장인은 77.8%에 달했다. 이중 ‘개인 커피숍이나 북카페를 창업하고 싶다’는 답변이 48.4%로 가장 많았다.
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관계자는 “요즘 카페는 음료뿐 아니라 다양한 디저트로 큰 사랑을 받고 있어 확장성이 크기 때문에 창업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사진 기반 SNS가 활성화되면서 예쁜 사진을 찍기 위해 예쁘게 인테리어된 카페를 찾는 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처럼 다양한 사회문화적인 변수들로 인해 치킨집보다 카페에 사람들이 몰리며 생기는 현상으로 생각된다”고 분석했다.
카페베네 완전자본잠식상태로 1000개 가맹점 점주들 막대한 손실 예상
커피 수요 증가하지만 공급 초과 사태 올 경우 후발주자들 치명타
주요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매출도 지난 해 대부분 상승세를 보였다. 전국에 102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스타벅스는 처음으로 연매출 1조원을 넘겼다.
토종 커피 브랜드의 매출 성장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전년대비 13.2% 포인트 성장한 1535억원, 할리스는 18% 상승한 128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 같은 외형적 성장세에 현혹돼 섣부르게 카페 창업에 나설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우선 벌써 고전하는 커피브랜드들이 생겨나고 있다.
토종 커피브랜드의 신화였던 카페베네는 지난 3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존폐의 기로에 서 있는 상태이다. 완전자본잠식은 회사 적자폭이 커져 납입자본금마저 동이 난 상태를 말한다. 해외직영점 등에 무리하게 투자하게 패착이라는 관측이다.
3일 금융감독원 자료에 의하면, 카페베네는 지난해 매출액 817억원에 영업손실 134억원, 당기순손실 33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해외사업환산손실이 반영되면서 지난해 이익잉여금은 마이너스 558억원으로, 자본금 432억원보다 126억원이 많다. 그 결과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148억원이다.
1000개에 달하는 가맹점 점주들은 그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야하는 최악의 상태에 몰리고 있다. 창업주인 김선권 대표가 물러나고 최승우 대표가 새로 취임해 흑자전환 의지를 밝혔지만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또 다른 프랜차이즈커피 전문점 관계자는 "카페가 디저트 업종과 결합하거나 문화적 공간으로 재탄생하면서 그 영역이 확장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지금처럼 카페 창업 열기가 지속될 경우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사태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창업 시장에서 새로운 인기 아이템과 같은 트렌드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초기에 뛰어든 사람들은 수익을 올리지만 후발 주자들은 환상을 쫓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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