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직의 '금광', 유튜브크리에이터]① '남녀노소' 닥치고 성공신화

이안나 입력 : 2017.04.05 16:58 ㅣ 수정 : 2017.04.21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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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이안나 기자)

차별없는 '창직의 금광', 소수 유명인이 독식하던 광고·마케팅 시장을 대중이 분점

클릭당 1원·협찬·광고 등이 3대 수익원...콘텐츠만 좋으면 자동으로 수익창출되는 시장구조
 

 ‘창직’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창직이란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자기 주도적으로 직업이나 직종을 새롭게 만들어 내는 창업 활동을 말한다.

고용절벽 시대에 청년뿐 아니라 중년, 노년층 모두 큰 비용 없이 창직할 수 있는 금광이 바로 세계 최대의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다. 뉴미디어 환경 속에서 사람들은 저마다의 관심 분야와 적성에 따라 스스로 영상을 촬영‧편집해 업로드하는 1인 미디어로 거듭나고 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자신이 올린 영상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니 직업으로 불릴만 하다. 실제 초등학생들 사이에선 장래희망으로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꿈꾼다며 그 방법에 대해 문의하는 글들이 꾸준히 올라온다.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성공 조건에는 학력, 사회적 지위, 나이 등이 전혀 포함되지 않는다. 콘텐츠에 대한 대중의 호응만이 승부처이다. 

따라서 4살짜리 신서은 어린이부터 71세 박막례 할머니까지 전 세대에서 강력한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 금광에서 서울대나 하버드대 졸업은  무의미하다. 개성과 창의성의 경연장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콘텐츠 제작자가 별다른 영업활동을 하지 않아도 거의 자동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유튜브의 구조가 중요하다. 클릭당 1원, 협찬, 광고 등의 3대 수익원이 모든 유튜브 크리에이터에게 차등없이 적용된다.

소수의 유명 연예인 및 스포츠 스타들이 독식하던 광고,마케팅 시장을 다수의 대중이 분점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양극화 시대에 경제민주화를 달성하는 동영상 콘텐츠 플랫폼이 되고 있는 것이다.


▲ 유튜브 크리에이터 '마이린TV' 방송화면 캡쳐


1. 초등학생 주도, 2년 넘게 업로드하는 ‘마이린 TV’

‘마이린’이란 이름으로 활동 중인 최린 군(12)은 개설 2년 만에 구독자 20만명을 보유한 대표적인 키즈 크리에이터다. 편의점, 놀이터 등 마이린이 돌아다니는 일상 체험이 모두 콘텐츠가 된다. 친구와 놀이터에서 ‘미끄럼틀 100번 타기’를 했을 뿐인데 조회 수는 97만을 넘겼다. 함께 영상에 등장한 나하은 양은 “좋으면 구독을 눌러주세요!”라고 말하기도 한다.

최린군은 유튜브 키즈데이 행사에 참가했다가 즉석으로 이름을 짓고 채널을 열었다. 처음에는 특별한 전략 없이 장난감 리뷰나 행사 후기를 올렸다. 반응이 심상치 않자 최씨 부부는 아들을 크리에이터로 키우기 위해 유튜브에서 주최하는 모든 교육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하며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촬영은 아이폰6 플러스, 편집은 PC 기본 프로그램인 윈도우 무비메이커를 사용한다. 가족들이 쉽게 제작할 수 있는 범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유명 크리에이터들과 인맥을 쌓고 스타 크리에이터들을 최 군이 직접 인터뷰하면서 ‘마이린TV’가 아이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최씨 부부는 최군이 구독자 100만 명을 모아 대학에 갈 생각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린 TV는 광고수익과 제과업체 제휴를 비롯해 모델료 수입까지 생겼다.

최근 만 13세 이하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키즈 크리에이터’ 선발대회가 열릴만큼 다양한 분야의 재능을 가진 어린이들을 발굴할 기회가 생겨나고 있다.

▲ 유튜브 크리에이터 '박막례 할머니' 방송화면 캡처


2. 71세 인기 크리에이터 '박막례 할머니'

71세 나이에 파스타를 처음 먹어보고 요가를 배운다. 평범한 할머니가 구수한 입담으로 풀어내는 일상이 입소문을 타면서 누적 조회수 470만을 넘어섰다. 박막례 할머니는 50년 넘게 식당 운영하면서 2남 1녀 키웠다. 지난해 의사로부터 치매를 주의하라는 이야기를 듣고 손녀가 치매를 예방하자는 차원에서 할머니를 설득해 방송을 시작하게 됐다.

할머니 마음 가는대로 촬영을 한 후 손녀가 촬영 및 편집을 담당한다. ‘치과 들렸다 시장 갈 때 메이크업’은 조회수가 150만을 넘기며 구독자수 1800명에서 16만 명으로 단시간에 치솟기도 했다. 전라도 사투리와 함께 “싸니까 많이 발라도 돼”, “이건 비싼거라 조금만 발라”하는 솔직한 할머니의 모습에 사람들은 열광한다.

최근 할머니는 손녀와 함께  CJ E&M의 MCN DIATV와 계약을 맺었다. 반평생 식당일만 하던 할머니에게 소속사까지 생긴 것이다. 동시에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인 ‘인스타그램’도 시작해 사람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 유튜브 크리에이터 '섭이는 못말려' 방송화면 캡처


3. 자신만의 콘텐츠 있으면 전공과도 무관, ‘섭이는 못말려’

93만명의 구독자수를 보유하고 있는 ‘섭이는 못말려’의 조섭(27)씨는 다양한 콘텐츠를 공급하는 엔터테이너다. 처음 구독자 수를 늘리게 된 계기는 ‘실험 영상’이라는 독특한 컨셉의 영상을 업로드 했기 때문이다.
 
현재도 ‘얼린 기름에 불 붙이기’, ‘수영장 소독제와 콜라를 섞으면 대폭발이 일어난다?’ 등 지속적인 실험 영상을 올린다. 인지도를 얻게 된 후에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팁이나 요리&먹방까지 함께 하고 있다.

조섭 씨는 패션을 전공하고 미술 공부만 10년 넘게 했지만, 영상으로 자신을 보여주는 것을 좋아해 일찍 유튜브의 세계로 발을 들여놓을 수 있었다.

당시에는 영상으로 돈을 벌 수 있을 거란 생각은 전혀 못했지만 현재는 영상 업로드 시간을 구독자들과 약속까지 하며 제시간에 올리도록 집중 하고 있다. 방송 프로그램인 것처럼 구독자와의 신뢰를 쌓기 위해 전적으로 ‘창직’을 시작한 것이다.

'꿈', '재미', '꾸준함'이 성공조건... 학력·성별·나이 차이 사라진 시장 공간 

이들은 인기 있는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비결로 ‘꾸준함’을 공통적으로 꼽았다. 처음에 올린 영상은 한 달이 지나도 조회수가 100을 넘기도 힘들지만, 자신만의 콘텐츠로 꾸준하게 올리면 어느새 구독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유튜버로서의 활동을 즐기면서 한다는 것이다. 최린 군과 박막례 할머니, 그리고 조섭씨는 수익을 제1의 목표로 삼기보다 먼저는 재미있어서 계속 하게 된다고 밝혔다. 자신이 즐기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것을 꿈만 같다고 여겼던 과거는 지났다.

이제 꿈을 쫓으며 돈을 버는 시대가 빠르게 도래하고 있다. 그 시대에는 학력·성별·나이 차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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