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방연구원 리포트]② ‘직업군인’을 매력남으로 만드는 4가지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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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청년 실업률 12.3%(통계청, 2017년 2월 기준) 시대에 ‘직업군인’을 새로운 고용창출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국방연구원은 3일 ‘청년 고용의 특성과 군 직업 여건 분석’ 보고서를 통해 저출산 심화로 향후 병 및 간부 인력 획득이 수월하지 않다고 전망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발상의 전환'을 제안했다. 직업군인을 활성화함으로써 '청년 취업난'과 '군인력 확보의 어려움'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제안은 크게 4가지로 정리된다.
① 대학졸업자에 국한된 현행 군 간부 지원 '학력자격 완화'
우리 군의 인력획득 제도는 1950~60년대부터 제도화되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대학 졸업자가 간부 인력획득에서 인재를 선별하는 중요한 지표가 됐지만, 현재는 그 의미가 퇴색됐다. 대학 진학률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한국국방연구원 국방운영연구센터 독고순 연구원은 “우리 군의 인력획득 제도는 출범 당시와는 사뭇 다른 상황에 맞닥뜨려 있다"면서 "간부 획득 제도의 기반이 되고 있는 학력은 더 이상 간부로서의 권위를 담보해 주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사회 전반적으로는 청년들이 직업에 안착하는 시기가 점차 늦춰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군에서는 국방인력의 공급자이자, 인력획득 제도의 수요자인 청년층에 대해 보다 본격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4년제 대학은 1970년 71개에서 2015년 189개로, 전문대학은 1970년 65개에서 2015년 138개로 증가했다. 대학진학률은 1990년 27%에서 2015년 70%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한국국방연구원 국방연구운영센터 홍종현 연구원도 “군에서도 선발체계를 좀 더 다양화해 꼭 대학을 졸업한 자원이 아니더라도 우수 인재가 장교를 지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필요가 있다”며 “인력획득제도 전반을 포괄적으로 검토하면서 학력 기준을 보완하는 새로운 기준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② 간부 임용 연령 27세 너무 낮아
직업군인을 결정해야 하는 시기도 직업군인의 매력을 감퇴하는 요인이 된다. 직업군인의 인력획득 제도 대부분이 고졸 및 대학 재학 초기에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의무복무를 위한 청년들의 입대는 대부분 대학 1~2학년 시기에 이루어지고 있다. 고학년이나 졸업 후 입대할 경우 경력단절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장교 인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학군장교의 경우에도 비슷한 시기에 의사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대학 전공을 살려 취업하는 청년들이 줄어들고 있는 마당에 대학 재학 초기에 직업을 선택하기란 무리다. 한 취업포털사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단 4명만이 대학 전공을 살려 취업에 성공했다.
27세인 간부 임용연령 제한도 복병이다. 한 취업포털 사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신입 채용 기업(498개사, 2016년 기준) 중 채용된 30대 신입사원은 31%였다. 신입사원 연령대는 계속 높아진다. 기업 중 61.5%는 ‘신입 채용시 연령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군 간부 임용연령이 너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 연구원은 “청년들이 첫 직장으로 군을 지원하기에 군은 무거운 직업이다. 또한 직업을 선택하는 일은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므로 구직 활동 및 이직, 병역의무 이행 등의 경험자에게도 기회가 부여되는 제도로 발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 비해 연령에 따른 신체 능력의 저하가 현저히 개선된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청년들의 직업에 대한 의식과 자아와 가족에 대한 책임이 발전되는 시기를 고려해 입직시기를 좀 더 뒤로 늦추는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③ 우수복무자에 대한 지속적 재계약 보장
근본적인 군 인력 획득 및 선발 제도의 개선도 지적됐다.
홍 연구원은 “군내 노동시장 역시, 다양한 복무형태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데, 이들이 좀 더 보완성을 갖고 유기적으로 결합되도록 전체를 구조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때 계약직 제도의 도입과 같은 좀 더 유연한 복무제도의 도입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예비역의 현역 재임용 제도 등이 있긴 하지만, 제약이 많다. 이 제도는 간부 현역 복무 중 혹은 전역 후 3년 이내에 복무 기회를 제공한다. 복무기간도 1~3년 뿐이다. 임시적 성격이 강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간부 복무 계약기간을 안정화하고 우수복무자에게 지속적 재계약을 보장할 수 있는 보다 체계화된 계약직 복무 제도의 도입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④ 근무시간 준수, 정규직화 등 청년층 직업선택 기준 변화에 부응
청년들의 직업에 대한 태도 변화도 눈여겨 봐야 한다. 요즘 청년들은 경력 단절에 대한 우려로 직업의 선택 시기를 늦추면서까지 좋은 직업을 찾고, 더 좋은 직업을 찾아 지속 이동한다.
특히 직업 선택의 기준이 변하고 있다. 임금과 직업안정성이 직업 선택에 최우선 기준이지만, 이를 제외한 측면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청년들은 근무시간 준수, 통근 용이성, 정규직, 주5일근무제를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고 있다.
홍 연구원은 “이에 맞춰 군에서도 청년층이 직업을 대하는 태도, 직업선택 시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들을 향후 인력획득 제도 설계와 군 조직문화 조성에 반영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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