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인재 JOB콘서트 현장]② 은행 인사담당자, “우리 은행에 오려는 이유를 설명하라”

이지우 입력 : 2017.03.23 11:19 ㅣ 수정 : 2017.03.2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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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은행 면접관이 현장에서 지원자의 이력서를 검토하며 면접을 보고 있다. [사진=이지우 기자]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KB·신한·우리·하나·기업 등 시중은행 대거 참여해 각각 30~70명 현장채용

부스 면접관, 5줄 넘는 대기석이 빈 틈 없이 붐벼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이 되지 않는 ‘취업절벽’ 속에서 최근 고등학교 3학년들의 관심은 대학 진학보다 ‘취업’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맞춰 금융권도 고졸 인재 채용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은행채용문이 좁아진만큼 고졸 채용 규모도 급격히 감소해 '고졸 은행원'이 되기란 하늘의 별따기인 셈이다.
 
따라서 지난 22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막을 올린 ‘2017 대한민국 고졸 인재 JOB콘서트’는 은행원을 꿈꾸는 고교생들에게는 좋은 기회였다. 국내 시중은행들이 대거 참여해 채용관련 상담 및 현장채용이 이뤄졌다. 참여 시중은행은 신한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산업은행 등이다. 
 
이 중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 우리은행의 경우, 인사담당자와 학생간의 1:1 면접을 통한 현장채용이 이뤄졌다. 그외 은행은 인사담당자들이 직접 학생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은행원이 되는 방법’들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선 현장채용을 하는 은행은 마련된 5줄 넘는 대기석에 대기인원으로 가득 메워졌다. 현장채용 인사담당자에 따르면 개막 당일 각 부스당 1000여명이 몰린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JOB콘서트가 처음 선보인 2011년부터 현장채용을 해온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에 따르면 매년 하루 부스 방문자가 800~900명이었다. 올해는 더 많은 인원이 모인 셈이다.
 
학생들은 이력서를 들고 해당 부스에서 번호표를 뽑은 후 창구 면접을 대기했다. 면접을 보는 면접관들은 현장에서 이력서를 검토하고 관련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현장채용은 진행됐다.
 
실제 올해 고졸자 채용인원은 얼마나 될까. 각 인사담당자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30~40명이며 KB국민은행은 50~70명, 올해 처음 현장채용 부스를 마련한 KEB하나은행은 50여명 정도로 예상했다. 기업은행도 올해 최대 50여명의 고졸자를 뽑을 예정이다.
 

▲ 현장채용 하는 은행 앞 면접 대기 장소에는 대기인원으로 가득 메워졌다. [사진=이지우 기자]


 
‘성적’과 ‘자격증’ 보단 타깃으로 정한 개별 은행 ‘인재상’을 공략해야 
 
학생들이 가장 궁금한 부분은 바로 ‘성적’과 ‘자격증’이었다. ‘어느 정도’의 성적이 필요하고 몇 개의 자격증이 필요할까.
 
이에 대한 대부분 은행 인사담당자의 답변은 “성적과 자격증이 고등학생들에게 바라는 것이 아니다”였다.
 
KEB 하나은행 인사팀 관계자는 “학생들의 성적은 기본이라고 볼 수 있다. 학교생활을 볼 수 있는 기준이기 때문이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추구하는 인재상과 부합하느냐’이다. 인재상과 부합여부를 먼저 따지고 이외 봉사활동, 자격증 등을 살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것은 고졸 면접자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무엇보다 ‘왜 은행원이 되고싶은지’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고 많이 알아보고 지원을 하면 인재상에 더 가까워질 것이다”고 조언했다. '신의 직장'으로 불리울 정도로 높은 보수와 안정성 등에만 이끌려 은행 문을 두드리지 말라는 소리처럼 들렸다. 

사실 취준생이 타깃으로 정한 은행 입사를 원하는 좀 더 특별한 이유를 제시할 때 인사 담당자들은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신한은행 인사팀 관계자는 ‘인재상’과 ‘능률’을 강조했다. 특히 “신한은행은 1차로 면접을 보지만, 2차에서는 행원이 원하는 면접자를 선택해 선배 행원이 직접 1:1로 옆에서 그를 채점한다. 이 때 보는 기준은 인재상과 능률이 될 것이다”며 “1차 면접 또한 일부 기업이 이력서 등 서류를 외주에 맡겨 일정 기준을 세울 수 있지만 신한은 내부에서 직접 많은 지원자 모두를 수작업으로 검토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고졸자 행원인 산업은행 행원 A씨(20)는 오늘 부스에서 후배 고졸 행원을 위해 상담하는 자리를 가졌다. A씨는 지난해 말 입행해 현재 3개월차이다. 특히 A씨는 지난해 고졸인재 JOB콘서트를 통해 입행하게 되어 연수기간을 거쳤다.
 
A씨는 후배들에 대한 조언을 요청하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작년 콘서트 때 상담을 받은 내용이 크게 도움이 되었고 채용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때문에 상담 받으러 오는 고등학교 3학년 친구들에게 최대한 많이 알려주려고 한다. 인사담당자들에게서 성적이나 자격증이 상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이것은 은행이 고등학생이기 때문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솔직함’과 ‘학생다움’으로 면접에 임하면 더 좋은 효과를 볼 것이다.실제로 같은 동기끼리 합격 후 자격증 이야기를 했는데 10개가 넘는 친구가 있고 3개밖에 없는 친구들도 있었다. 이것으로 볼 때 자격증이나 성적보단 특별한 은행만의 기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제주도 소재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 올라온 B씨는 “이러한 기회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 금융권 채용 시장이 줄어들고 있다는데 대학교 졸업생과 고졸생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우리의 취업문이 더 좁다. 때문에 이러한 기회로 고졸자만 채용할 수 있는 길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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