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MBC ‘무한도전’, 대선주자 특집 돌연 취소해 ‘외압논란’

강이슬 기자 입력 : 2017.03.22 14:21 ㅣ 수정 : 2017.03.29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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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한도전 김태호 PD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국민'이라고 적혀있는 뱃지 사진을 올렸다. 지난 16일 촬영을 마친 '무한도전 국민의회' 특집은 애초 문재인, 안철수, 안희정, 유승민, 이재명 등 주요 대선후보를 섭외해 함께 하려 했지만, 돌연 취소됐다.



(뉴스투데이=강이슬, 이안나 기자)
 
 
‘무한도전’ 주요 대선주자 특집 녹화 하루 전 돌연 취소...각 대선캠프 "취소 이유 몰라"

자유한국당 유력 주자 홍준표 경남지사는 섭외받지 않아 눈길
 
MBC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등 주요 대선주자가 출연하는 '대선 특집'을 추진했다가 돌연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한도전 제작진은 석연찮은 이유로 녹화 하루 전날 취소통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희정 지사의 대선 캠프 관계자는 22일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KBS ‘해피투게더’는 특집 불발 사유가 명확했지만, ‘무한도전’은 출연 불발에 대한 명확한 사유를 통보하지 않았다”면서도 “내부에선 예능 출연 불발에 대해 따로 논의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바쁜 대선일정으로 인해 문제를 삼을 필요가 없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바른 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 캠프의 박정하 대변인도 이날 통화에서 “‘무한도전’ 측으로부터 섭외를 받았지만 특집 취소 이유는 듣지 못했다"면서 "다른 대선 후보들과 함께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녹화 일정이나 후보들 일정 조율이 안되서 취소된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정치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무한도전은  ‘시민이 원하는 정책’이라는 주제의 특집방송을 기획했다면서 대선주자들의 참여를 요청했다. 대선지지율에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문재인 전대표, 안희정 지사, 이재명 시장, 안철수 의원, 유승민 의원 등이 집중 섭외대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뉴스투데이 확인결과 민주당 대선주자 최성 고양시장과 자유한국당 대선주자 홍준표 경남도지사 측은 “무한도전 출연과 관련해 섭외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유력 대선주자 캠프, "제작진 자체판단보다는 MBC경영진 개입 가능성 커" 주장

MBC “몇 몇 대선주자만 참여하는 건 형평성 어긋나 취소 결정” 해명

그러나 MBC 측은 탄핵시점이 맞물리면서 시기상 대선후보 섭외를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MBC 홍보팀 관계자는 이날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무한도전 제작진이) 대선주자 몇몇과 특집 의논을 한 것은 맞지만 정식 섭외단계까진 아니었다”며 “‘무한도전’이 7주간 재정비 기간에 들어가면서 방송시점에 변화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대선을 앞두고 몇몇 후보만 출연시키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을 것 같아 무산됐다"면서 "출연을 논의하던 후보들에게도 잘 설명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대선주자 캠프측이 본지와의 통화에서 "취소 사유는 모른다"고 답변했던 것과 어긋나는 해명인 것이다. 
 
더욱이 무한도전이 '대선주자 특집'을 방영했어도 현행법에 저촉되지 않았다. 무한도전은 지난 1월부터 7주간의 재정비 기간을 가졌다. 재정비 기간동안 대선주자들이 참여하는 '국민의원' 특집을 추진했다. 예정대로 였다면 3월 18일 대선주자 특집을 방영할 수 있었다.

대선주자 특집이 3월 18일 특집에 출연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현행 공직선거법과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에 따르면 선거 90일 전부터 후보자는 TV 교양, 오락 프로그램이나 광고 방송 등에 출연할 수 없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확정 이후 60일 이내에 치르게 되는 이번 대선의 경우는 그 특수성을 감안해  ‘선거 90일 전’이 아닌,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출범하는 3월 20일' 방송부터 적용된다.
 
결국 MBC측은 현행법상 결격사유가 없는 무한도전의 대선주자 특집을 취소한 후, 문제가 불거지자 '형평성 훼손'이라는 논리로 해명하고 있는 셈이다. 대선주자 캠프측이 정확한 취소사유도 알고 있지 못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MBC측의 해명은 다분히 '사후 변명'의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익명을 요구한 모 유력 대선주자 캠프의 관계자는 “무한도전이 대선주자 특집을 불발시킨 것은 MBC경영진의 개입으로 인한 것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대선후보 지지율 경쟁에서 문재인 전대표, 안희정 지사 등 야권 후보들이 독주하는 형국”이라면서 “열세인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등의 대선주자들은 무한도전에 출연한다해도 소외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 MBC경영진은 이명박 및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성장해온 인물들”이라면서 “MBC경영진이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의 인기를 감안할 때 일부 대선주자만 부각시키는 섭외는 하지 않는 게 좋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KBS ‘해피투게더3’의 대선주자 특집 무산은 문재인 전대표의 보이콧 탓
 
대선주자의 예능특집은 KBS에서도 한차례 불발된 바 있다. 하지만 무한도전의 불발에는 MBC경영진의 개입이 의심되는 반면에 KBS 경우는 출연자인 대선주자의 자체적 판단이라는 점에서 전혀 다르다.

KBS ‘해피투게더3’는 문재인 전대표, 안희정,지사, 이재명 시장, 안철수 의원, 바른 정당 유승민 의원 등 5명의 대선 후보들을 섭외해 특집방송을 진행하려고 했다.
 
그러나 문 전 대표는 황교익 칼럼니스트가 문 전 대표를 지지하는 전문가 그룹에 속해있다는 이유로 ‘아침마당’에 출연 정지 통보를 받은 데에 항의하며 KBS 출연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대 유력 주자가 보이콧을 함에 따라 ‘해피투게더3’ 대선주자 특집은 사실상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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