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성본부 CEO북클럽](2)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③ AI에 일자리 뺏기지 않는 방법

강이슬 기자 입력 : 2017.03.17 17:21 ㅣ 수정 : 2017.03.17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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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이 1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생산성본부 2017 CEO북클럽'에서 4차산업혁명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를 언급하며, 살아남기 위한 해법을 제시했다. ⓒ한국생산성본부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여러분의 직업은 안녕하십니까? 저는 아니라는데 제 오른팔을 겁니다”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은 16일 강연에서 4차산업혁명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살아남는 비법'을 제시했다.
 
송 부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생산선본부(KPC)의 정갑영과 함께하는 신산업혁명 프로그램 ‘2017 CEO북클럽’의 강사로 나와 ‘상상하지 말라’는 그의 저서와 최근 빅데이터를 근거로 해서 '직업의 소멸'을 단언했다.

그는 4차산업 혁명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전 세계의 많은 빅데이터가 4차산업혁명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를 예측하고 있다는 것이다.세계경제포럼은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4차 산업혁명으로 오는 2020년까지 세계적으로 500만개가 넘는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 부사장은 이날 강연에서 20년 내 없어질 가능성이 높은 직업순위를 언급했다. 1위는 텔레마케터, 2위는 회계사, 3위는 소매판매업자, 4위는 전문작가(기자), 5위는 부동산 중개인 순이었다.
 
그는 “1위 텔레마케터는 월급은 적지만 종사자가 많고, 2위 회계사는 숫자는 적어도 월급이 많다. 이럴 경우 자동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화로 인한 비용절감 효과가 높을수록 그 직업은 인공지능(AI)이나 로봇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순위에는 없었지만 사라질 가능성이 높은 일자리인 약사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약을 제조·처방하는 기계의 조제오차율은 0%였다. 사람이 제조하면 1~2%대 오차율이 나온다. 기계를 활용하면 조제오차율도 줄이고, 인건비도 줄일 수 있다. 

일반적인 조제약사의 존립근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요컨대 약사의 직업은 안녕하지 못하다.
 
 
사람마다 다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아야
 
4차산업으로 일자리가 감소하면 도대체 뭘 먹고 살아야 할까? 송 부사장은 이 질문에 대해 “모호한 일을 찾으면 된다”고 말한다. 그는 “일하는 사람마다 결과물이 다른 일을 해야 살아남는다"면서 "그런 일은 자동화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사라질 일자리 1위 텔레마케터는 정해진 안내대로 답변하고, 회계사 또한 회계 관련 업무가 명확히 떨어진다. 각각 다른 결과가 아닌 통일된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데 공통점이 있다.
 
그런 관점에서 4위 전문 작가(기자)는 어떤가. 비슷하긴 하지만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마다 다른 결과물을 내는 직업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송 부사장은 이미 여러 외신에서 인공지능 기자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식, 기상예보, 경기결과 등의 기사를 인공지능 기자가 쓴 기사로 쓰고 있다. 실제 사람이 쓴 것과 별 차이가 없다.
 
실제로, LA타임스는 ‘퀘이크봇’이란 지진 보도 전문 로봇기자를 갖고 있다. 진도 3.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기사를 작성한다. 일본경제신문 닛케이도 날씨 정보 기사와 함께 경제 결산 기사를 인공지능으로 작성하고 있다. AI기자는 분기 결산 관련 기사로 매출, 이익, 배경을 몇 분안에 작성했다. ‘속보’가 경쟁력이 있는 언론계에 AI기자의 활약은 더 커질 전망이다.

성실함이 실력인 시대는 끝…밥안먹고 잠안자는 AI가 가장 성실

모호한 일만 한다고 능사는 아니다. 송 부사장은 “절대적으로 사람밖에 할 수 없다고 여겨졌던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이 진출하고 있다. 대표적인게 소설이다. 일본에서 AI가 쓴 소설이 문학상 1차 심사를 통과했다. 창조적 직업인 소설가도 위태로운 상태다.
 
송 부사장은 인공지능에게 일자리를 뺏기는 이유를 관찰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성세대에는 ‘성실함’으로 실력을 평가받았다. A사원과 B사원 중 누가 더 오래 회사에 붙어있나, 누가 더 일을 많이 하나 등으로 인사고과를 평가했다. 야근문화가 남아있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때는 남들보다 좀 더 성실히 하면 인정받았다. 그런데 잠도 안자고 밥도 안먹는 인공지능이 생겨났다"면서 "아무리 성실하다 한들 인공지능을 이길 수는 없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송 부사장은  ‘성실함’이 아닌 새로운 무기를 찾아야 할 때라고 경고했다.

또 다른 생존법은, 당신의 직업을 '추상화'하라?

즉 ‘모호함’을 넘어 자신의 일이나 사업을 ‘추상화’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로 송 부사장은 스스로를 ‘사람들의 욕망을 캐는 일을 한다’고 소개한다. 빅데이터 분석가라는 직업을 추상화했다. 이는 AI가 들어올 수 없는 구역으로 만들려는 작업의 일환이기도 하다.
 
또한 그는 과거 잘나가던 ‘삐삐 회사’의 실패에 주목했다. 

“예전에 ‘삐삐’ 팔던 회사들 장사 잘됐다. 통신망이 작았기 때문에 통신망에만 초기 투자하면 돈이 저절로 들어왔다. 가만히 있어도 돈이 벌렸다. 그런데 지금은 다 없어졌다”며 “‘삐삐를 파는 일’이 아니라 ‘사람들의 교류를 돕는 일’을 했으면 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시대가 변했어도 ‘사람들의 교류를 돕는 일’은 계속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있었다면 결혼정보회사라도 할 수 있지 않나”
 
송 부사장은  “각자 자신의 일을 추상화해야 한다. 그럼 회사에선 버려지더라도 계속해서 내 일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업무에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이 바로 송 부사장이 지적한 '추상화'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생산성본부의 CEO 북클럽은 독서 경영 세미나과정으로 국내 최초로 산업혁명 및 기술미래 등 최첨단의 혁신트렌드를 심층 학습하는 교육 과정이다. 지난 해에는 인공지능, 사물지능화, 빅데이터, 공유경제 등을 중점적으로 다루었으며, 2017년에는 메가트렌드, 바이오 및 헬스케어, IT미디어, 금융 및 보안, 에너지/스마트카 부문으로 심화 확대하여 운영한다.
 
 
[한국생산성본부 CEO북클럽](2)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 편 기사 끝. [한국생산성본부 CEO북클럽](3) 기사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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