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의 4차산업혁명 플랜 ‘눈길’… SK하이닉스, 홍하이와 도시바 ‘공동인수’ 추진

김경민 입력 : 2017.03.07 17:42 ㅣ 수정 : 2017.03.0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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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이천에서 열린 SK하이닉스 M14 반도체공장 준공식에서 참석자에게 설명을 하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 SK하이닉스 반도체


(뉴스투데이=김경민 기자)

4차산업혁명의 총아 AI 및 IOT 발전에 따른 낸드플래시 수요 급증 예상

도시바 인수하면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부문 세계 2위로 도약


SK하이닉스가 도시바로부터 ‘새로운 지분 매각 방안’을 제안받았다고 6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최태원 SK회장이 제 4차산업혁명 시대의 벽돌로 불리우는 낸드플래시(비휘발성 메모리반도체)‘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낸드플래시는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인공지능(AI) 및 사물인터넷(IOT)분야가 발전할수록 그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새로운 반도체 전쟁'이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6일 SK하이닉스 측은 “도시바에 지난달 3일 분할 예정인 메모리 반도체 사업 지분 일부를 인수하겠다는 예비 제안서를 제출한 바 있다”며 “당사가 도시바에서 ‘새로운 지분 매각 방식’을 제안받아 최종 입찰 참여 여부가 확정되는 시점이나 6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초 SK하이닉스의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 지분 인수건(19.9%)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SK하이닉스의 약점으로 꼽히는 낸드플래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가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부를 인수하면 단숨에 낸드플래시 시장 2위로 뛰어오를 수 있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도시바의 지난해 1분기 낸드플래시 세계시장 점유율은 28%로 삼성전자(42.6%)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10.6%였다. 

SK하이닉스와 도시바의 점유율을 합치면 38.6%로 삼성전자를 턱 밑까지 추격하게 된다.

하지만 당초 19.9%의 지분을 매각하려던 도시바는 매각 지분을 50% 이상으로 갑자기 변경하였다. 도시바 측에서 추가자금이 필요하다는 게 이유였다. 3조원 가량이던 인수비용은 약 10조원으로 치솟았고, SK하이닉스 입장에선 부담이 커졌다. 

재계에서는 인수 자금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단독인수가 어려워진 SK하이닉스가  타기업과의 공동 인수 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졌었다. 이와 관련해 인텔, 애플, 웨스턴 디지털, 홍하이그룹 등이 주목됐다. 

이 중 대만 기업인 홍하이 그룹이 유력해진 것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궈타이밍 홍하이 그룹 회장과 친분이 있는데다 IT 합작사 설립, SK텔레콤과 홍하이 계열사인 팍스콘이 합작한 ‘루나폰’ 생산, 팍스콘 충칭 스마트공장 사업의 SK 수주 등 양측의 관계가 견고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가 현실적으로 단독입찰이 어려워진만큼 홍하이와 손을 잡고 공동인수를 추진할 가능성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홍하이 그룹과 SK하이닉스의 우호적인 관계를 고려할 때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며 “홍하이 그룹이 반도체사업 경험이 없는 만큼 100% 인수에 위험을 안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궈타이밍 홍하이 회장 “일본 샤프를 인수해 정상화시킨 경험이 도시바 경영에 도움”

SK하이닉스가 공시한 ‘새로운 지분 매각 방안’이 홍하이와의 공동인수일 가능성이 큰 이유는 다양하다.  SK하이닉스가 인수자금의 부담을 덜 수 있고 홍하이의 계열사인 팍스콘을 통해 애플에 반도체 공급기반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되리라고 전망된다.

홍하이 측은 작년 일본 샤프를 인수한 적이 있는 자사와 합자를 하면 도시바 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자신감은 샤프를 인수하고 경영 정상화를 한 경험과 노하우에서 비롯된다고 분석된다. 이러한 경험을 도시바에도 적용하면 반도체부문 정상화에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샤프를 인수한 홍하이와의 공동인수는 “도시바는 일본 기업이 인수해야 한다”는 일본 재계내 분위기에도 호응하는 효과를 빚을 것으로 기대된다.

2일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궈타이밍(郭台銘) 홍하이 회장은 1일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패널공장 기공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도시바가 핵심 기술을 일본에 계속 두면서도 중국에 공장을 지어 생산능력을 늘리도록 도울 수 있다” 고 밝혔다.

궈 회장은 “일본 샤프를 인수해 정상화시킨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다."면서  "도시바가 일본에 머물 수 있도록 도울 것이고 글로벌 제품 판매도 지원할 것이다. 우리는 심각한 재무 문제를 해결한 경험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도시바도 살릴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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