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KB국민·신한·기업은행 등 ‘근무유연제’로 전면 변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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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시범실시했던 근무유연제, 직원들 호평에 힘받아 시중은행 핵심 복지로 부상
지난해 7월 신한은행이 최초로 근무유연제를 도입한 후 은행권에 ‘근무유연제 바람’이 불고 있다. 신한에 이어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 우리은행 등이 뒤이어 근무유연제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제한적인 시범운영으로 시작했던 이들 4개 시중은행 중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직원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임에 따라 올해는 확대 시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기업은행은 이달부터는 근무유연제의 본격 시행을 선언했다. 우리은행을 제외한 3곳이 근무유연제로의 변화에 성공하게 된 셈이다.
은행권 유연근무제는 야근이 불가피했던 직무나 어린 자녀를 두고 있던 직원들에게 고무적으로 작용돼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해당 은행장들이 새로운 직원복지로 채택하는 추세이다. 지난해 말 취임한 김도진 기업 은행장은 취임 당시 '직원이 행복한 은행', '일하고 싶은 은행'을 강조했고, 그 의지가 근무유연제 본격 시행으로 이어졌다는 평가이다.
우리은행의 경우도 이광구 은행장이 유연근무제 시범운용 도입 후 직원들에게 호평을 받으면서 연임에 큰 탄력을 받기도 했다.
◇ 국내 최초 도입 신한은행, 자율출퇴근 10만건 돌파…가족과의 시간 마련
지난해 7월 신한은행은 파격 변신을 예고했다. 바로 근무유연제, 즉 ‘스마트근무제’ 도입이었다.
신한은행은 근무유연제 일환으로 ‘시차출퇴근제’와 ‘재택근무’를 시행했다. 시차출퇴근제의 경우 직원들은 생활에 맞춰 출퇴근 시간을 조율할 수 있어 효율적인 시간 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상품개발이나 디자인개발 등 은행 전산망이 없이도 업무를 볼 수 있는 직원들은 재택근무도 가능해졌다. 스마트한 업무처리가 가능해진 것이다. 따라서 스마트근무제라고도 한다.
아울러 직원들은 유동적으로 집과 가까운 사무실에서 일할 수도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은 디지털 업무 환경인 ‘스마트워킹센터’를 강남에 오픈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공간의 제약 없이 직원들이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강남에 사는 직원은 본점까지 출근하지 않고 스마트워킹센터에서도 업무 처리가 가능해진 것이다.
올해 1월에는 스마트근무제 확대를 위해 상반기 스마트근무 직원 100여명에 대한 인사도 진행했다.
지난 1워 기준 현재 자율출퇴근은 10만6000건, 재택근무 560여건, 스마트워킹센터근무 3350여건 사용됐다. 현재 강남센터·신한은행본점·죽전·서울역·영등포 등 5개 스마트워킹센터를 운형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스마트근무제 도입 후 효과에 대해 “현장의견을 듣어본 결과 스마트워킹센터의 경우 팀별로 아닌 본인이 혼자 몰입해야 될 경우나 이동 거리가 멀 경우 가까운 스마트 워킹센터에서 업무를 진행하면서 직원들의 몰입도가 높아졌고 효율성이 좋다는 평을 많이 들었다. 또 자율출퇴근의 경우는 당연한 가족 역할임에도 업무에 바빠 자녀를 어린이집을 데려다 주기 힘들다거나 가족과의 시간이 부족했던 직원들에게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 KB국민은행, 직원 혜택 더 넓혀주기 위해 4가지 모델 선정
신한은행 다음으로 시범운용에 들어간 국민은행은 직원 선택폭을 더 넓혔다.
도입 유연근무제 방향은 ▲시차 출퇴근제 ▲2교대 운영지점 ▲애프터뱅크(AfterBank) ▲아웃바운드라운지(가칭) 등 총 4개 모델이다.
시차출퇴근제는 직원별 출근시간을 9시, 10시, 11시 중 자발적으로 선택해 근무할 수 있다. 시차 출퇴근제는 전국 45개 영업점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되었다.
2교대 운영지점은 직원이 2교대로 근무하면서 실질 영업시간을 16시에서 19시로 확대하는 형태의 영업점이다. 오전보다 상담 니즈가 많은 오후 시간에 직원을 집중하여 영업함으로써 평소 내점이 어려운 직장인, 자영업자 고객의 은행거래 편의성을 높였다.
애프터뱅크는 영업시간을 변경한 특화점포 모델이다. 영업시간은 10:00 ~ 17:00, 11:00 ~ 18:00 등으로 다변화해 고객의 다양한 니즈 충족이 목표다.
또, 국민은행은 원격업무처리 환경을 구비한 아웃바운드 라운지(가칭)를 연내 오픈하고, 향후 운영성과에 따라 주요 지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라운지에서는 아웃바운드 마케팅 활성화를 위한 직원들의 원격지 고객 상담 및 실시간 업무처리 등을 효율적으로 지원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다양한 근무형태의 도입을 통해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가사, 육아, 원격지 출퇴근 등의 사유로 탄력적 근무를 원하는 직원들의 희망도 충족시켜주려 노력하고 있다”며, “유연근무제도의 확산을 통해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국가정책에도 부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평소 야근 많은 지점 선별로 유연한 출퇴근 시간 혜택 제공
우리은행 근무유연제 시범운영은 4월 28일까지 진행된다. 우리은행이 선택한 근무유연제는 재택근무 대체와 같은 업무공간을 벗어나는 개념이 아닌 출퇴근 시간을 다소 유연하게 관리하는 것이다.
시범 운용 대상 부·지점은 오전 10시~오후7시, 오전 11시~오후8시 퇴근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근무시간은 총 9시간으로 휴게시간 1시간이 포함됐다.
시범운용 부서는 △스마트 금융부 △플랫폼사업부 △핀테크사업부 △차세대 ICT구축단과 같은 핀테크 관련 본부 부서가 포함됐다.
지점의 경우 서울 목동, 강남, 혜화 지점과 하남공단 금융센터, 반월공단, 성남금융센터, 서면, 부산동백, 신영통, 진접 지점 등을 선별했다. 해당 지점은 평소에도 기업고객 거래가 많아 야근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용 인원과 횟수 제한은 없으며 부점별 상황에 따라 자율 운용토록 권장했다.
◇기업은행, 출근시간 선택근무제는 최대 1년까지 기존 근무시간보다 1시간 짧게 근무
기업은행은 이달부터 본점 직원 2900명을 대상으로 시차출퇴근제를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기업은행은 시차출퇴근제 도입을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1월말까지 4개월 동안 본점 4개 부서 30여명을 대상으로 시범 운용했는데 이를 확대하게 된 것이다.
기업은행 시차출퇴근제는 오전 7시30분부터 오전 10시 사이에 30분 단위로 출근시간을 결정해 하루 근로시간인 8시간(휴식시간 1시간 제외) 일하면 된다. 특히 대상을 기존 초등학교 1~3학년 자녀를 둔 직원에서 초등학교 3학년 이하(만 9세 이하) 자녀를 둔 직원으로 확대했다.
출근시간 선택근무제는 오전 10시에 출근해 오후 6시에 퇴근하는 제도로 근무시간이 기존 근무시간인 8시간보다 한시간 짧다. 어린 자녀를 키우는 직원들을 배려하기 위한 제도이다. 출근시간 선택근무제는 최대 1년 이내에서 1개월 단위로 활용할 수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대상이 초등학교 3학년 이하 자녀를 둔 직원으로 확대되긴 했지만 실제로는 전 직원에 한하여 자녀를 두지 않은 직원이라도 업무 효율성 등을 목적으로 시차출퇴근제를 신청하고자하면 누구나 복지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근무유연제는 일과 가정의 조화를 통해 가족 친화경영을 실천하고 어린 자녀를 양육 중인 직원들의 고충을 해소하기 위해 확대하게 됐으며 자녀 등교 후 마음 편히 출근해 업무 몰입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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