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취준생의 절박함 이용한 ‘잡코리아 돈벌이’ 논란

정소양 입력 : 2017.02.28 17:42 ㅣ 수정 : 2017.02.28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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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코리아 사이트의 채용정보란에 모 기업이 ‘인성역랑검사 첨부희망’을 명시해놓았다. ⓒ잡코리아


 
(뉴스투데이=정소양 기자)
 
대기업 인·적성검사 시험 비용은 기업측에서 부담…일부 중소기업은 ‘잡코리아’ 유료 서비스 권장
 
‘금수저’ 취준생은 ‘인성검사’ 비용 안들고 ‘흙수저’ 취준생은 검사 비용 내야하는 ‘역차별’ 발생
 
취업준비생 김 모(26)씨는 잡코리아를 통해 이력서를 지원하다 인성역량 검사에 울며 겨자 먹기로 돈을 지불했다. 바로 서류전형 지원란에 ‘인성역량검사 첨부희망’ 이라는 문구 때문이다. ‘첨부희망’이라는 문구는 필수는 아니지만 취준생인 김군의 입장에서는 ‘필수첨부’라고 느껴져 첨부할 수 밖에 없었다.

김 씨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선발권을 가진 기업에서 인성역량검사를 하면 좋겠다고 말하는 데 어떤 구직자가 무시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대기업에 지원하는 경우에는 인적성검사 시험을 치르는데 돈을 지불하지 않지만 중소기업에 지원하면 수천원에서 2만원대의 시험비용을 잡코리아 측에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김 씨는 “대기업에 취업하려는 금수저 취준생은 인적성검사를 공짜로 하는 반면에 중소기업이라도 입사하려고 애쓰는 흙수저 취준생은 돈을 지불해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역차별’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씨의 주장처럼, 많은 기업들은 자사에 적합한 인재를 뽑기 위해 ‘인적성검사’를 실시한다. 삼성그룹은 GSAT, 은행, 금융권의 경우는 FAAT를 자체적으로 시험을 치른다. 그 외에도 언론사 등 대기업의 경우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인적성검사 프로그램이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 기업자체적으로 인적성검사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대부분 실시하지 않았던 경향이 많았다. 그러나 요근래 인적성 검사를 통해 지원자를 뽑는 중소기업이 늘어났다.

그들은 여전히 인적성검사를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했지만 잡코리아를 통해 입사지원서 제출 시 인적성검사결과를 첨부하게 함으로써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잡코리아 인적성 서비스, 중소기업은 ‘돈 안내고 코 풀고’ 잡코리아는 ‘짭짤한 수익’

잡코리아의 인적성 프로그램 운영 서비스가 시작된 지는 10년이 넘었다. 보통 취준생들은 대기업 인적성 검사를 대비하기 위해 모의고사 개념으로 이용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소기업 입사 지원에 첨부하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전화 통화에서 “기업 측에서 지원서에 인적성 검사를 첨부하기를 원한다고 요청을 한다”며 “기업의 요청을 토대로 인적성 프로그램 전문 기업과 제휴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서비스가 ‘유료’라는 점이다. 잡코리아 인적성 검사 종류는 일반형, 직업 직무형, 시업 실전형 이렇게 세 가지로 나뉜다. 검사 비용은 전형마다 다르지만 1회당 최소 6600원부터 2만2000원까지 지불해야 한다. 이 중 잡코리아 입사지원 시 첨부 가능한 검사는 6600원짜리 인성역량검사 결과다.

자신들의 적합한 인재를 찾기 위해 기업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지원자가 스스로 회사에 증명해보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는 사실상 중소기업이 취준생에게 돈을 부담하게 하는 구조가 형성된다.

이에 대해 잡코리아는 “필수 항목이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기업의 수요는 무시할 수 없어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해자는 언제나 취준생의 몫이다. 필수 항목은 아니지만 취준생 입장에서는 암묵적 강요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기업의 희망사항이 취준생에게는 필수사항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경쟁자들이 첨부하게 되면 자연스레 뒤로 밀릴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취준생의 절박함은 희망사항을 필수사항으로 둔갑시키기에 충분했다. 취준생의 절박함을 이용해 잡코리아는 인적성 프로그램을 통해 돈을 벌고 기업은 손 안대고 코 푸는 득을 보게 된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기업의 인적성 검사 첨부 요청 선호도가 얼마나 되냐는 질문에 “따로 조사해 본 적이 없어 알 수 없다”라고 말했지만 “기업의 수요가 있기 때문에 이 서비스가 계속해서 운영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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