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빈 회장, 풍전등화 속 사장단 인사 단행

강이슬 기자 입력 : 2017.02.20 17:43 ㅣ 수정 : 2017.02.2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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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그룹 비리 의혹과 관련해 황각규 사장(왼쪽)과 소진세 사장(오른쪽)이 각각 지난해 8월과 9월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두 사람은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으로 이번 롯데 사장단 인사를 통해 '투톱체계'를 공고히 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롯데그룹, 21일부터 사장단·임원 인사 단행

‘최순실 국정농단’ 연루 의혹으로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이 구속된 가운데, 마찬가지로 해당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롯데그룹이 21일부터 본격적인 사장단·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그러나 신임 사장으로 거론되는 인물들이 '최순실 국정농단'과 연루돼있어 롯데에 대한 특검 수사가 진행되면 또 다시 공석이 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돼고 있다.
 
롯데그룹은 오는 21일 롯데제과와 롯데케미칼 등 화학 및 식품 계열사 이사회를 시작으로, 22일 롯데쇼핑 등 유통 계열사, 23일 호텔롯데 등 서비스 계열사 순으로 각 계열사 이사회를 잇달아 열고 대표이사 연임 및 교체 여부를 포함해 임원인사 안건을 다룬다.
 
이에 늦어도 24일이면 정기 임원 인사 절차가 모두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부회장 없이 ‘황각규-소진세’ 투톱체계 공고히
 
20일 업계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의 측근들이 주요 임원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롯데 2인자’로 불리던 故이인원 부회장의 빈자리를 채우지 않는다. 신 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부회장을 선임하지 않을 계획이다.
 
대신 신 회장의 최 측근인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과 소진세 정책본부 대회협력단장 투톱 체계를 공고히 할 전망이다.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정책본부는 ‘경영혁신실’이란 이름으로 개편하고, 수장으로 황각규 사장을 내정한다. 소진세 사장은 사회공헌위원회의 수장을 맡기는 것이 유력시 되고 있다.
 
황각규 사장은 현재 정책본부 운영실장과 함께 롯데쇼핑 사장직을 맡고 있다. 소진세 사장은 현재 롯데그룹 단장과 함께 롯데슈퍼 총괄사장, 코리아세븐 총괄사장직을 맡고 있다.
 
두 사람은 그동안 신동주-신동빈 롯데家 형제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우위를 거머쥔 신동빈 회장을 보필해온 ‘신동빈의 남자들’이다.
 
앞서 롯데는 맥킨지 컨설팅 결과를 거쳐 93개의 계열사를 △유통 △식품·제조 △화학·건설 △호텔·서비스 등 4개 BU(Business Unit)체제로 재편키로 했다.
 
이 BU장에는 각각 이원준 롯데백화점 사장, 허수영 롯데케미칼 대표, 이재혁 롯데칠성음료 대표, 송용덕 호텔롯데 대표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 신임 대표로는 강희태 롯데백화점 차이나사업부문장(부사장)이 유력하다.
 
 
특검 수사기간 연장되면 롯데 사장단 또 공석될지도
 
문제는 특검이다. 롯데는 최순실 씨가 지인을 내세워 실질적으로 설립·운영해온 미르·K스포츠재단에 45억원을 출연했다. 이를 두고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면세점 특허권 획득을 위한 대가성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지난해 5월 말 K스포츠 하남 체육시설 건립 사업에 70억원을 건냈다가 검찰의 압수수색 하루 전 전액을 돌려받기도 했다.

롯데 측은 “면세점 승인과 재단 출연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면서 대가성 의혹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같은 건으로 삼성전자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기업들이 주장하던 강요에 의한 출연이었고, ‘기업=피해자’란 공식이 깨졌다. 특검 수사기간이 연장된다면 롯데도 특검의 칼날을 피하기는 어렵다.

신 회장을 비롯해 황각규 사장과 소진세 사장 역시 최순실 게이트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황 사장과 소 사장은 지난해 검찰 압수수색 전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여러 차례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과 안 전 수석의 전화 및 문자메시지 송·수신 횟수는 모두 53차례에 달한다.

지난해 검찰 수사로 그룹 수뇌부가 비어있던 롯데그룹이 경영 안정을 위한 사장단·임원 인사는 박영수 특검 수사 앞에서는 풍전등화나 다름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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