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대기업 취업자 수 6년 만에 최저… 중소기업 평균 월급은 5501원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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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취업자수 지난 1월 전년 동기 대비 4만 6000명 감소
중소기업 월급, 272만 1558원서 272만 7059원으로 17년 만에 임금 감소
(뉴스투데이=이안나 기자) 장기 불황으로 인한 고용한파가 대기업 취업의 문을 더욱 좁히고 있다. 대기업 고용 수의 감소는 1·2차 하도급 업체로 일하는 중소기업 블루칼라 계층의 소득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300인 이상 대기업 취업자 수는 241만 6000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4만6000명 줄었다. 이는 금융위기 여파로 취업자 수가 6만 명 줄어들어 고용시장 상황이 최악 수준이었던 2010년 9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 매달 15만 명 내외씩 늘어나던 300인 이상 대기업의 취업자 수는 7월 이후부터 그 증가세가 둔화돼왔다. 특히 12월에는 2012년 5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서 취업자 수는 1만 4000명 줄었다. 지난달에는 그 감소폭이 3배 넘게 커졌다.
이는 조선·해운 구조조정 여파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정치적 혼란으로 상당수 대기업이 신규 채용을 미루고 있는 영향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장기 불황에 따른 여파는 대기업 1·2차 하도급 업체에게까지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고용인원이 100~299인인 기업은 제조업에서는 ‘중기업’에 속하며, 대기업의 2차 하도급 업체가 대부분이다. 중소기업계에서는 블루칼라 계층을 대표하는 집단으로 분류한다.
중소기업 100~299명 고용 제조업체의 지난해 임금이 17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19일 중소기업중앙회의 ‘2016년 중소 제조업 직종별 임금조사’에 따르면 상시종사자(고용인원)가 100~299인인 중소기업의 월 급여 총액은 지난해 272만 1558원으로, 전년(272만 7059원)보다 5501원(0.2%) 감소했다. 이 규모의 중소기업 임금이 줄어든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임금을 항목별로 분석해 보면 기본급과 통상수당, 기타수당은 늘었지만 특별급여와 초과수당의 감소가 워낙 커서 전체 급여가 줄었다.
전체 중소 제조업의 특별급여는 지난해 평균 11만 8486원으로 1년 전에 비해 4만 3199원(26.7%) 줄었다. 같은 기간 100-299인 규모 기업의 특별급여는 32.3% 감소해 해당 항목을 조사하기 시작한 2007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초과수당은 지난해 41만 9538만원으로 전년(44만 3949원) 대비 5.5% 줄었다.
중소기업 제조업체의 특별급여와 초과수당이 줄어든 것은 일감이 감소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파악됐다. 기업의 이윤이 감소하면서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특별상여가 줄고, 일감이 끊겨 연장‧휴일근로에 주는 초과수당도 동반 감소한 것이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지난해 72.5%로 2011년(80.5%)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 중소 제조업체 관계자는 “최근 2년간 매출이 감소한 수출 대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1·2차 하도급 업체를 압박하면서 해당 기업들이 연말에 지급하는 상여금부터 줄이는 제 살 깎기를 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즉, 수출 및 제조업 부진의 여파가 대기업에서 1·2차 하도급 업체로 전이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3·4차 하도급 업체 등 영세한 업체로 임금 감소 현상이 더 확대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홍보실장은 “지금도 대기업의 56.5% 수준에 불과한 중소 제조업체의 상대적 임금격차는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중국의 내수 중심전략이 공고화될수록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블루칼라의 소득 기반이 흔들리면 내수 소비가 침체되는 악순환도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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