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숙박업소 차리면 70%는 3년내 폐업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창업 기업 2년 생존율 47.5%, 3년 생존율 38.8%
우리나라에서 한 해 새로 생기는 창업기업 중 2년 내 폐업하는 곳이 절반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기업생멸 행정통계’에 따르면 2013년에 창업한 기업 가운데 2014년 살아남은 1년 생존 비율은 62.4%였다. 2년 생존율은 47.5%로 절반도 살아남지 못했다.
우리나라 신생 기업의 창업 3년 생존율은 38.8%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스웨덴(75%), 영국(59%), 미국(58%), 프랑스(54%), 독일(52%) 등과 비교해 크게 뒤떨어진 수치다. 한국은 조사 대상 26개국 중 거의 꼴찌인 25위를 기록했다.
지난 2014년 한 해 동안 전국에서 문을 닫은 기업은 77만 7000개였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3년 생존율은 숙박·음식점(30.3%), 도·소매(35.0%)가 낮았다. 제조업(49.8%), 운수업(51.0%)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빨라진 은퇴로 인해 창업으로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이전 통계자료에서도 자영업자의 높은 폐업률이 문제로 제기돼왔다.
국세청이 발간한 ‘2016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5년 창업한 개인사업자는 106만 8000명이다. 하루 평균 3000명이 새롭게 자영업체를 차렸지만, 73만9000명이 폐업해 매일 2000명씩 사업을 접었다. 자영업을 차린 3명 중 2명은 문을 닫은 것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2013년 내놓은 ‘전국 소상공인 실태조사 보고서’에서는 기업 가운데 상시 근로자가 10명 미만인 사업자의 한달 평균 순이익이 200만원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소상공인의 월평균 매출액은 877만원이나 원가와 관리비 등을 제외한 순이익은 187만이다.
또 소상공인 1개 사업체당 부채는 평균 5308만원으로 수익은 적고 빚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빚내서 창업했지만 실제 수익은 적고, 폐업률도 높은 것이다.
한국 창업소요기간 22일→4일로 간소화, 창업 진입장벽 낮아지니 폐업률 증가
벤처기업의 생존률이 절반에도 그치지 못한 것을 두고 창업 행정절차 간소화가 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10년간 초고속 창업 절차, 진입규제 완화 등에 힘입어 ‘3만 벤처시대’가 열리는 등 창업 1라운드는 성공했지만 벤처 투자 생태계 미비, 판로난 등으로 벤처기업의 62%는 3년을 못 버티는 상황”이라며 “창업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민간 투자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상의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창업에 필요한 행정절차가 크게 간소화됐다. 10년 전에는 22일 걸리던 것이 지금은 4일로 줄었다. 5.6일 걸리는 미국보다도 창업에 필요한 절차가 간편하다.
행정절차가 간소화되면서 2005년 1만개가 채 안됐던 벤처기업(중소기업청 등록 기준)은 지난해 3만 3000개에 달했다. 벤처기업이 10년새 3배 가까이 많아졌다.
창업 생존율 높이기 위해선 ‘민간 투자’ 활성화돼야
창업에 뛰어드는 인구는 증가했지만 민간 투자는 제자리걸음이다. 한국의 벤처캐피털 투자 금액은 11억달러(약 1조2000억원)다. GDP 대비 0.08% 비중이다. 미국은 597억달러로 GDP 대비 비중은 한국보다 약 4배 높은 0.33%다.
신현한 연세대 교수(대한상의 자문위원)는 “미국의 경우 대기업이나 벤처캐피탈 등으로부터 민간투자를 받은 벤처기업들이 더 혁신적이라는 연구가 있다”며 “국내 대기업이나 해외 다국적기업의 투자를 통해 민간자본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야 성장에 필요한 자원이 지속적으로 공급되어 보다 성공적인 벤처가 나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