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울리는 지옥철]③ 지옥철, 삼성전자 등이 선택한 탄력근무제로 해결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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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정소양 기자)
KB국민은행, 동아제약 등 다양한 기업들 유연근무제 시행중
탄력근무제 운영기업은 5.3% 불과...그 중 98.5%는 효율성 긍정 평가
출퇴근길 직장인에게 지하철은 전쟁터와 같다. 회사들이 직업군 별로 비슷한 곳에 위치해있고 모두 비슷한 시간에 출퇴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고통 받는 것은 일반 직장인들이다. 직장인 10명 중 7명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최근 직장인 234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왕복 출퇴근 시간’에 대해 느끼는 가장 큰 스트레스는 ‘만원 버스 및 지하철’로 나타났다.
오는 3월 대학생들의 개강이 눈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출퇴근 시간의 혼잡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학하는 학생들과 직장인들이 뒤엉키면 ‘지옥철 현상’은 절정에 달할 수밖에 없다.
서울시는 이러한 시민들의 불편함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출근 시간대 9호선 열차의 증차 운행, 셔틀형 급행 등을 진행해왔지만 사정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대부분 직장인들은 출퇴근 전쟁을 최대의 스트레스로 꼽고 있는 상황에서 예외적인 직장인들도 있다. 탄력근무제를 채택하고 있는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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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부근 남성 의류 디자인 회사에 다니는 김모 씨는(여,25) 지옥철로 붐비는 출근길을 경험하지 않아도 된다. 그녀의 출근 시간은 10시 30분. 비교적 한산한 시간에 출근길에 오른다. “다른 회사에 비해 늦게 출근하는 대신 퇴근도 조금 더 늦지만 차라리 이게 편한 것 같아요. 몸도 더 편하고...”
김 씨는 출근시간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제도는 여러모로 합리적이라는 생각이다. 아침 일찍 업무를 시작할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출근 시간을 늦춰주면 똑 같은 하루 8시간을 일하면서도 회사가 직원을 배려한다는 느낌이 든다는 설명이다.
회사마다 불리는 명칭은 제각각이지만 이러한 탄력근무제는 점차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워크 스마트(Work smart)’ 캠페인을 꾸준히 펼쳐왔다. 워크 스마트의 일환으로 삼성전자가 시행하고 있는 정책 중 하나는 자율출근제로 오전 6시부터 오후 1시 사이 임직원이 원하는 시간에 출근해 하루 8시간을 근무하는 제도다. 삼성전자는 2015년도부터 자율 출근제를 ‘자율출퇴근제’로 발전시켰다. 1일 4시간 이상, 1주 40시간 이상 근무한다는 원칙 하에 자율적으로 근무시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자율출퇴근제를 생산직을 제외한 모든 직군으로 확대한 상태다.
은행권들도 유연근무제를 점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추세다. KB국민은행은 시범운영 중인 시차출퇴근제가 좋은 반응을 보이자 올해부터 유연근무제를 본격 도입하기로 했다. 시차출퇴근제는 오전 9시, 10시, 11시 중 본인이 선택해 출근하고 그만큼 늦게 퇴근하는 제도로 하루 8시간 근무 시간을 채우면 된다.
외국계 시중은행은 이미 오래전부터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상태다. 2007년부터 유연근무제를 시행 중인 씨티은행은 전 직원의 6%인 220명이 활용하고 있고, SC제일은행은 부서장 재량에 따라 유연근무제를 부분적으로 운영 중이다.
이 외에도 넷마블, 동아제약, 한국화이자제약, 사노피 아벤티스 등의 회사에서 탄력근무제를 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발표한 ‘2016 스마트워크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워크 이용 경험이 있는 근로자들 중 탄력근무제는 46.5%로 모바일 오프스(52.5%)의 뒤를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이용한 스마트워크 유형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탄력근무제의 실제 운영 현황은 아직 5.3%로 기업체 단위에서의 운영률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스마트워크를 도입함으로 얻게 되는 수익 향상과 업무 효율성에 대한 영향력이 확인되지 않아 도입에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스마트워크’를 도입한 기업의 98.5%가 효과를 보았다고 대답한 것으로 보아 앞으로 탄력근무제를 포함한 ‘스마트워크’ 시행 기업은 늘어날 것으로 기대돼 ‘지옥철’의 늪에 빠져있는 직장인을 구할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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