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울리는 지옥철]② ‘행복철’ 누리는 사람은?···8호선 타는 롯데월드·한미약품 직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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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정소양 기자)
8호선 암사역, 몽촌토성역 통근자들은 ‘출근길 위너(winner)’
‘지옥철’의 대명사 2호선과는 정반대로 여유있는 ‘행복철’을 이용하는 직장인들도 적지 않다. 누리꾼들은 온라인 상에서 이들을 ‘출근길 위너(winner)’라고 부르기도 한다. 밀려드는 승객들과 잦은 연착과 고장 등으로 인한 출퇴근 전쟁을 치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출근길 위너들은 8호선에 위치한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들이다. 실제로 8호선의 하루 이용객은 27만5000명으로 전체 지하철의 하루 평균 이용 승객 799만9000명 중 약 3%밖에 되지 않는다.
8호선의 암사역 인근에는 현대백화점 인재개발원과 몽촌토성역에 한미약품, 문정역의 AJ렌터카 본사, 복정역의 한국지역난방공사 등이 위치해 있다. 지옥철의 대명사인 잠실역에 위치한 ‘롯데’계열의 롯데월드, 롯데월드몰 등의 직원들도 8호선을 이용할 경우, ‘출근길 위너’로 변신할 수 있다.
롯데월드몰로 출퇴근을 하는 황 모씨는(여,25) “아침마다 출근하면서 2호선에서 우루루 내리는 사람들을 볼 때 마다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집이 복정역 근처에 위치해 8호선을 이용하는데 비교적 한산한 편이라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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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선 급행열차는 지옥철, 일반열차는 행복철?
6호선 이용하는 S오일·효성 직원 등은 ‘출근길 위너’
9호선을 이용하는 직장인은 ‘복불복’이다.
서울시 빅데이터 기반 ‘2016 서울 대중교통 이용현황’에 따르면 9호선은 두번째로 이용 승객이 적은 라인이다.
하지만 9호선에는 당산, 여의도, 동작, 고속터미널, 종합운동장과 같은 환승역이 있어 그 구간은 2호선 못지않은 ‘지옥철’로 불리기도 한다. 특히 출근길 김포공항-종합운동장 연결 9호선 급행은 생지옥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혼잡하다.
이러한 이유로 서울시는 2016년 8월 31일부터 출퇴근 시간에 가양-신논현 구간 9호선 열차를 증차 운행하고 있다.
그러나 급행열차를 탑승하지 않는 양천향교, 선유도, 국회의사당 역사를 이용하는 직장인에게 9호선은 ‘행복철’이라고 불린다.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급행’열차에만 집중되기 때문이다. 급행열차와 일반열차는 20분 가량 차이가 난다.
9호선 양천향교역에는 CJ제일제당바이오연구소가 위치해 있으며 2018년 이랜드글로벌R&D센터가 들어설 예정으로 이 회사의 직장인들 역시 출근길에 편안한 지하철을 이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선유도역에는 롯데푸드본사가 있으며 국회로 출근하는 공무원들 역시 9호선을 이용 가능하다. 여의도역에는 KT여의도타워 등 수많은 증권사 및 투자 회사가 많다.
6호선 공덕역에 위치한 S오일, 효성에 다니는 직장인들과 봉화산역의 서울의료원 직원들까지 ‘출근길 위너’에 탑승 가능하다.
6호선을 이용하는 직장인 기 모씨는(여, 26) “1·2·3·4·5호선보다 쾌적해서 좋다”며 “승객이 아무리 많아도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은 언제나 유지된다”고 말했다.
1호선은 비교적 적은 승객이 이용하지만 잦은 고장과 운행 지연으로 인해 많은 승객들이 불편을 겪는 호선이다.
그러나 6호선과 8호선은 해당 노선 인근에 대규모 주택 및 상업단지에 입주가 시작되어 지하철 이용객이 다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6호선 합정·망원·상수역과 8호선 잠실·문정·장지·복정역의 이용객들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9호선 역시 꾸준히 승객이 증가하는 추세로 ‘출근길 위너’들의 특권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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