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상반기 대기업 채용 기상도는 '매우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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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이안나 기자)
대기업 채용 규모 작년 대비 4.12% 감소
2017년 상반기 대기업 신입사원의 채용 전망이 매우 흐리다. 고용절벽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크루트는 올해 새로 창출될 일자리 수는 4만 5404개 정도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 중 대기업이 84.09%의 비율을 차지했는데, 전년 채용 규모에 비해 4.12% 줄어든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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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차·롯데 등 주요 기업 채용 전망 ‘흐림’
재계에 따르면 10대 그룹 중 대부분의 기업은 아직 올해 채용 계획 초안조차 제대로 짜지 못했다. 그나마 채용안 윤곽이 결정된 곳은 SK, 포스코, GS, 한화, 한진 뿐이다.
삼성의 2017 채용계획은 감감무소식이다. 예년대로라면 대졸(3급) 신입사원은 3월 중순부터 원서접수가 시작되고, 5월 말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하면서 모든 채용 일정이 마무리된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11개 계열사에서 1만 2000여명 인원 감축을 해 대기업 중 인원 축소 수치가 가장 높았다. 그럼에도 대졸(3급)과 전문대졸(4급), 고졸(5급) 등 상·하반기(신입사원·경력직)를 통틀어 1만4000여 명을 뽑았다. 3조 원 중반대의 기회손실 비용이 발생한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 때에도 기존 채용규모를 유지했다.
그러나 올해 삼성의 신규채용 규모와 시기에 관련해선 이렇다 할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삼성 관계자는 "일단 채용과 관련해 특별히 나온 이야기가 없다"며 "현재 전반적인 분위기가 채용까지 신경을 쓰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9조 2000억 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좋아지고 있음에도, 상반기 채용을 진행하지 않을 경우 취업 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을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2018년까지 3년간 3만 6,000명을 채용할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해에는 이 계획대로 채용 규모를 전년 대비 소폭 늘려 1만여 명의 신입사원을 뽑았다. 하지만 올해 상황은 삼성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현대차는 삼성과 동일하게 특검 수사의 여파와 대내외 악재로 채용 시기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 역시 채용 관련 계획에 아무런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신동빈 회장이 지난해 10월, 5년간 7만 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말했지만, 임원 인사도 미뤄지는 상황에 신입사원 채용계획 수립은 요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LG그룹의 전체 채용 규모 역시 미정이다. 하지만 아무 소식 없는 삼성‧현대와 달리, 계열사별로 사업 구상과 수요 인력 등을 검토해 이번 달 내로 채용 규모와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자동차 전장부품(VC) 분야에서 채용이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도 사업 재편과 구조조정 등으로 신규 채용 전망은 어둡다. 조선부문 사업 재편에 따라 채용 규모가 줄어들 전망이다. 포스코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4500명을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SK·GS·한화 등 채용규모 확대 ‘맑음’
반면 SK그룹은 16개 주력 관계사들을 중심으로 82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GS는 올해 전체 4000명으로 전년 대비 200명 늘릴 계획이다. GS는 임금피크제를 작년부터 시작해 청년 채용을 늘릴 예정이다.
LG그룹 역시 계열사별로 사업 구상과 수요 인력 등을 검토해 내달 내로 채용 규모와 시기를 결정한다는 구상이다. 포스코는 그룹사를 통해 총 45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한화그룹도 상반기 400~500명을 신규로 뽑는다.
한화, 한진 역시 지난해 비해 소폭 증가한 인원을 신규 채용한다. 한화는 지난해 5140명에서 6700명으로 채용 규모를 늘렸지만 대졸 공채는 1000명 수준으로 큰 변화가 없다. 한진은 예년과 비슷한 1050명을 뽑는다. 이중 대졸 신입은 대부분 대한항공에서 충원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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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10대 그룹 전체 채용규모 적을 것 예상… 청년 취업난 극심할 듯
삼성과 현대차를 비롯해 주요 대기업이 상반기 채용을 실시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대폭 축소할 경우 지난해 10%에 육박했던 청년실업률은 훨씬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 경험이 없는 청년 실업자는 9만5000명으로 전년보다 1만4000명(16.1%) 증가했다.
이처럼 취업시장이 어려워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10대 그룹의 올해 상반기 채용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청년 취업난이 극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올해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신규채용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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