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SK 최태원 회장, 불황기 속 ‘인재확충’ 행보의 속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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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이재영 기자)
'지속성장'과 '사회적 책임' 내걸고 올해 17조 투자에 8200명 신규 채용 확정
지난해 고용위축 속에서도 4대 그룹 중 최고 고용 증가율 기록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최근 공격적인 경영 행보에 나서고 있다. 대내외적인 경영 리스크가 여전한 상황에서 올해 SK그룹 16개 주력 관계사들은 총 17조원을 투자하고 8200명의 직원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대졸 신입사원 2100명과 경력사원등을 선발할 계획이다. 이 같은 직접 채용 이외에도 사회적 기업을 적극 육성해 사회적 일자리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인해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투자 및 채용계획에 손을 놓고 있는 상황에서 최 회장의 행보는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31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우리나라 청년들이 고용절벽에 직면해 고통받는 상황에서 SK그룹의 순발력 있는 행보는 최 회장에 대한 국민들의 긍정적 인식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대기업이 작은 이익에 치중하기보다는 거시적 차원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최태원 회장은 지난 26일 “국내외 경영환경이 불확실하다고 위축되면 기업의 핵심 경쟁력은 흔들리기 마련”이라면서 “오히려 공격적인 투자와 채용이 뒷받침될 때 기업의 경쟁력이 강화돼 지속 가능한 발전이 될 뿐만 아니라 국민과 행복을 공유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게 된다”고 강조했다고 SK 관계자는 전했다.
실제로 SK그룹은 지난 2016년의 경우에도 4대 그룹 중에서 가장 높은 직원 증가율을 보였다. <뉴스투데이 1월 16일자 ‘삼성·현대차 등 4대 대기업, 실적 상승세 속 서로 다른 직원 증감’ 참조> 다른 그룹이 직원을 줄이는 상황에서 SK는 정 반대의 길을 선택했던 셈이다. 삼성전자 직원은 1만 2428명이 줄어 8.38%의 감소율을 보였다. 현대차는 1864명을 더 채용해 1.54%의 증가율을, LG는 1217명이 늘어 0.88%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SK는 1139명을 더 뽑아 가장 높은 4.26%의 증가율을 보였다. 뉴스투데이>
SK가 올해 확정한 투자 목표액 17조원은 지난 해 14조원 보다 3조원(20% 포인트)이 증가한 액수이다. 역대 최대 규모이다.
더욱이 SK그룹은 올해 전체 투자액의 65%인 11조원을 국내 시설에 투자할 계획이다. 국내 시설 투자규모가 10조원을 넘어선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해외가 아닌 국내에 대규모 시설 투자를 단행할 경우 연관된 고용창출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자동차 전자장치 및 자율주행차에 내장되는 낸드플래시 및 고성능 스마트폰용 D램의 수요 급증이 예상되는 올해에 SK하이닉스는 7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게 된다. SK하이닉스는 10나노급 D램 양산과 72단 3D 낸드플래시를 대량 생산하기 위한 시설 투자에 방점을 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장기 낸드플래시 시장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하반기중에 충북 청주에 신규 공장 건설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년간 6조원대의 대규모 투자를 지속해왔다. 올해에는 1조원을 추가 투자하는 셈이다.
재계 3위 SK그룹, 반도체 호황기조 타고 재계 2위 도약할까
SK그룹은 국내외 미래 성장동력 발굴 차원에서 M&A와 지분투자 등 전략적인 투자에도 4조9000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이 금액 역시 지난해 전략적 투자액 3조1000억원 보다 50% 포인트 이상 늘어난 수치이다.
이 같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 행보로 인해 SK그룹이 시가총액 기준으로 현대차와 재계 2위 자리를 두고 본격적인 경쟁구도에 돌입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최태원 회장의 공식적인 경영복귀 이후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유가증권 상장사 기준으로 지난 26일 현재 SK그룹 계열사의 시가총액은 약 95조원 대에 이른다. 지난해 10월 LG그룹을 누르고 재계 3위에 올랐을 때 시가총액은 86조원 수준이었다. 불과 3개월 만에 9조원 가량이 증가한 것이다.
현재 재계 2위인 현대자동차그룹과 격차는 불과 6조원 안팎으로 줄어들었다. 현대차그룹의 상장사 시가총액은 현재 101조억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다. 지난 해 10월의 105조원에 비하면 약 4조원이 줄어든 금액이다.
더욱이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시장의 호황으로 주가가 상승 추세로 접어들고 있는 반면에 현대차는 내수 시장 위축 및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노선’으로 인한 미국시장의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실적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SK그룹이 현대차그룹을 넘어설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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