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정부의 ‘2017년 일자리 대책’, 재탕 정책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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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기재부의 ‘2017년 일자리 중심 국정운영 방향’, 알맹이 없어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일자리가 곧 민생”이라며 밝힌 ‘2017년 고용여건 및 일자리 중심 국정운영 추진방향’의 내용이 새로운 것이 전혀 없는 '재탕 정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유 부총리는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일자리 중심 국정운영을 강화를 담은 ‘2017년 고용여건 및 일자리 중심 국정운영 추진방향’을 공개했다.
유 부총리가 이날 밝힌 핵심 일자리 정책은 다음과 같다. ▲첫째, 올해 일자리 예산의 33.5%를 1분기에 조기집행하고 공공부문(공공기관 공무원) 신규채용을 앞당겨 1분기 1만7000명, 상반기 중 3만명을 채용한다. ▲둘째, 각 부처에 국장급 일자리책임관을 지정해 일자리 대책을 적극 발굴한다. ▲셋째, 구직 청년의 눈높이에 맞춘 일자리 포털을 구축하고 분야별 채용행사를 확대해 1만 2000명을 채용으로 연계한다.
그러나 유 부총리가 이날 밝힌 일자리 정책은 이미 나와있던 정책을 ‘재탕’했거나, 실효성을 기대할 수 없는 ‘허울’뿐인 정책이다.
공공부문 신규 채용 및 일자리 예산 조기 집행 재확인 수준
공공부문 신규채용은 이미 2016년도에 발표한 내용을 재발표한 것에 그치지 않았다.
유 부총리는 이미 2016년 11월 ‘2016년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 축사를 통해 “내년 공공기관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인 2만명을 신규채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무원 4만명을 합쳐서 6만명의 공공부문 고용을 창출할 것이라는 내용도 지난 해와 부처별 업무보고에서 나온 내용들이다.
18일 발표에서 '신규채용을 ‘앞당긴다’는 점이 구체화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즉 공공부문 신규채용 인원의 49%를 상반기에 조기 채용한다. 그러나 지난 해의 경우 상반기 공공부문 채용 비율에 비해서 얼마나 높아진 수치인지에 대한 설명도 없다.
기재부는 또 일자리 예산의 3분의 1 이상을 1분기에 조기 집행한다고 밝혔다. 2017년 정부의 일자리 예산은 17조1000억원이다. 이중 상반기집행대상 9조8000억원 중 3조3000억원(33.5%)을 1분기에 조기 집행하고, 상반기까지 6조1000억원(62.7%)을 집행키로 했다.
그러나 채용 증가 혹은 예산 증가가 아닌 조기 집행은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에는 큰 효과가 없다. 결국 유 부총리는 그동안 쏟아냈던 내용들은 다시 모아서 '새 문패'를 달아서 발표했을 뿐이다.
부처별 '일자리 책임관 지정'…책임지는 부서 신설‧개편 없는 '명칭' 도입
유일하게 새로운 내용은 '일자리 책임관' 제도이다. 유일호 부총리는 이날 발표에서 “각 부처에 국장급 일자리책임관을 지정해 '모든 부처가 일자리 주무부처'라는 각오로 분야별 일자리대책을 적극 발굴하겠다”며 특히 “일자리 창출효과가 큰 20대 일자리 과제를 선정해 집중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유 부총리가 밝힌 ‘일자리책임관’은 새로 신설되는 직제가 아니다. 기존에 각 부처별 일자리 담당 부서 내에 국장 이상급 인사를 지정하는 제도이다.
기획재정부 인력정책과 송진혁 과장은 18일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각 부처별 일자리 담당 부서가 이미 있다. 그 부서 내 국장 이상급 인사를 ‘일자리 책임관’으로 선정하는 것이다. 직위가 새로 생기거나 부서가 새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송 과장은 이미 일자리 관련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이 ‘일자리 책임관’을 맡게 되면 하는 업무가 달라지는 것이냐는 질문에 “하는 업무가 달라지진 않는다. ‘일자리 책임관’으로 일자리 정책에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다”고 답했다.
각 부처별 일자리책임관 총괄 업무는 기획재정부 정책실장과 고용노동부 차관보가 맡는다.
기존 업무의 틀에 큰 변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명칭만 달라진 ‘일자리책임관’을 지정하면서 생색내기용 정책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일자리 포털 구축, 일자리가 없지 일자리 정보가 없나
이날 유일호 부총리는 또 구직 청년 눈높이에 맞춘 '일자리 포털'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 실업률은 9.8%로 1999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청년 실업률이 최고치를 기록한 데에는 일자리 부족 원인이 가장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청년들이 취업이 안되는 이유는 ‘취업정보가 없어서’가 아니라 ‘일자리가 없어서’이다.
포털사이트에 취업정보사이트를 검색해보면 1000개 이상의 사이트가 나열된다. 이중에는 잡코리아, 사람인, 인크루트 등 기업형 취업정보사이트가 다수지만, 정부가 운영하는 ‘워크넷’도 나온다.
이미 취업정보사이트가 넘쳐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운영하는 기존의 일자리 포털이 있음에도 또 다시 새로운 일자리 포털을 구축하겠다는 정책은 현 취업시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탁상공론의 결과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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