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 (45)] 비정규직이 싫다면 이런 기업을 피해야

김효진 입력 : 2017.01.18 10:21 ㅣ 수정 : 2017.01.18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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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 모두가 싫어하는 비정규직은 한국도 일본도 늘어만 가고 있다. ⓒ일러스트야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점점 비정규직에 의존하는 일본기업들

기업 입장에서 비정규직은 정규직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하고 계약기간을 나눠서 고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호된다. 하지만 근로자 입장에서는 그만큼 수입과 안정성이 모두 위협받는다는 점에서 피하고 싶은 것이 사실이지만 비정규직의 비율은 많은 나라에서 증가하고 있다.

일본 총무성의 노동력 조사에 의하면 일본 역시 꾸준히 비정규직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데 2015년 12월 기준 총 2038만명이 비정규직으로 고용되어 있다고 한다. 이는 전체 노동자의 38%비율이며 10년 전의 30%에 비해 무려 8%나 증가한 수치이다.

일본의 상장기업들은 전체 종업원의 10% 이상이 비정규직일 경우 그 인원을 유가증권보고서에 기입하도록 의무화되어 있는데 이번 기사에서는 그 비율이 가장 높은 일본기업 5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1위. 세리아(株式会社セリア) 95.1%

세리아는 다이소와 같은 100엔샵으로 전국에 매장을 갖춘 기업이다. 1987년에 일본 기후현(岐阜県)에서 설립되어 2016년 10월 기준으로 일본 내에 1376개의 매장을 전개하고 있다.

100엔샵 업계에서는 다이소에 이은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100엔샵 같지 않은 100엔샵’을 컨셉으로 상대적으로 고급스러운 매장을 통해 주력 고객층을 여성으로 잡고 있다.

2016년 3월 기준 매출 1310억엔, 영업이익 120억엔, 순이익 80억엔으로 설립 이래 최고기록을 갱신하고 있는데 전체 종업원 7563명 중 무려 95.1%에 해당하는 7191명이 비정규직이고 정규직은 372명밖에 안 된다.


2위. 도쿄개별지도학원(株式会社東京個別指導学院) 94.4%

도쿄개별지도학원은 초,중,고교생을 위한 1:1 개인지도형태의 학원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일반적인 학원이 교사 1명이 다수의 학생을 가르치는 것에 반해 도쿄개별지도학원은 가정교사와 같은 1:1 학습을 특징으로 전국에 약 3만 여명의 학생이 등록되어 있다.

1985년에 처음 설립되어 2007년에 베넷세(株式会社ベネッセコーポレーション)의 자회사로 편입되었으며 현재는 도쿄 신주쿠에 본사를 두고 있다.

전체 종업원 7400명 중 94.4%인 6982명이 비정규직이며 정규직은 418명이다. 1:1 지도인 만큼 학생이 늘수록 강사도 늘어야 하는데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 강사가 증가하고 있으며 기업 측도 그만큼 비정규직에 의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공동 3위. 리라이아 커뮤니케이션즈(りらいあコミュニケーションズ株式会社) 93.9%

리라이아 커뮤니케이션즈는 1987년에 설립된 텔레마케팅 대기업으로 주요사업은 콜센터의 수탁운영, 콜센터의 설치 및 인재육성이다.

텔레마케팅의 특성상 비정규직 비율이 역시 93.9%로 매우 높은데 무려 1만5047명이 비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정규직은 979명에 불과하다.


공동 3위. 코조스시(株式会社小僧寿し) 93.9%

1972년에 설립된 코조스시는 방문포장 초밥이 주력인 일본 초밥체인의 하나이다. 전국에 약 450여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데 2015년 12월 기준으로 매출 60억엔, 영업이익 8700만엔, 순이익 마이너스 6300만엔으로 해가 지날수록 매출과 이익이 모두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어서 주의해야 하는 기업이다.

총 1116명이 비정규직으로 근무하여 전체의 93.9%를 차지하고 있고 정규직 사원은 단 74명뿐이다.

대부분의 초밥체인점들은 전문적인 초밥집과는 달리 기계를 통해 초밥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매니저 외의 모든 직원은 비정규직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비정규직 비율이 높다.


5위. 토리돌(株式会社トリドールホールディングス) 92.8%

토리돌은 단독 레스토랑 및 쇼핑센터 내에 입점하는 음식점 체인을 경영하는 기업이다. 산하에 야키소바 전문점, 라멘 전문점, 우동 전문점, 야키토리 전문점 등의 다양한 체인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데 전국에 약 1000여개의 점포를 직영으로만 두고 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매출은 10% 전후 씩 성장한데 반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매해 2배 이상으로 폭등하는 마술과 같은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정규직원은 821명인데 반해 비정규직은 1만528명으로 92.8%의 비율을 보여주고 있는데 5년 전에 비해 비정규직 직원의 수가 거의 2배로 늘어났다.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업종은 결국 서비스업

1위에서 5위의 기업은 모두 유통과 판매, 외식업 등을 수행하며 전문지식이나 기술이 필요 없는 단순인력 또는 아르바이트를 통해 인력을 조달하는 기업들이었다.

해당 기업들은 사업을 확장하면 할수록 비정규직을 더 필요로 한다는 특징이 있으며 실제로 순위에 있는 기업들의 비정규직 인원은 매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아베정권은 ‘동일노동=동일임금’을 노동개혁의 한 축으로서 제시하였고 이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만큼 실제로 실현되었을 경우 비정규직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에게 큰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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