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기술력 뛰어난 스타트업, 다중 채무 직장인 및 자영업자 대출조건 완화

정승원 입력 : 2017.01.17 15:20 ㅣ 수정 : 2017.01.1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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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기업과 개인의 신용평가가 달라져 은행대출 받기가 좀 수월해질 전망이다.ⓒ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이진설 경제전문기자)


적자 내도 기술력 있으면 은행대출 가능

개인신용등급도 세분화하고 요건도 완화

기업과 개인의 신용등급 평가가 확 바뀐다. 앞으로 재무지표는 나쁘더라도 기술력 있는 기업이라면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기 수월해진다. 

또 기존에 1~10등급으로 돼 있던 개인 신용등급이 중장기적으로 1000점 만점의 점수제로 바뀌고 어떤 금융기관을 이용했는가 보다 몇%대 금리를 받았는지를 따져 개인 신용등급이 결정된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2019년까지 은행의 여신심사와 기술평가를 통합한 ‘통합 여신모형’을 마련해 시범운영하고 2020년부터 본격 실시키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금융위가 이처럼 기업대출 기준 및 개인신용등급 제도를 개선할 경우, 뛰어난 기술력을 가졌지만 재무구조가 취약한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 운영난에 시달리는 자영업자, 다중 채무로 인해 고통받는 직장인들이 겪고 있는 자금난 해소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재무와 기술력 결합한 통합여신모형으로 대출여부 결정=현재는 기업의 기술평가와 재무지표 평가가 별도로 이뤄져서 사실상 신용평가 위주로 대출여부와 조건을 정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통합여신 모형을 실시해 기술력의 비중을 더 늘리기로 했다.

기업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면 1차적으로 재무지표 평가를 통과해야 그 이후에 기술평가가 이뤄진다. 이 경우 재무지표에서 만족스러운 평가를 받지 못하면 아무리 기술력이 뛰어나도 사실상 은행대출이 어려웠다. 재무지표 평가가 일종의 대출을 받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도규상 금융위 정책금융국장은 통합여신 모형 시행과 관련, “여신여부를 결정하는 단계부터 기술력 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에 기술력 있는 기업의 대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한도도 늘어나며 금리는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 설명에 따르면 지금은 기술등급(T1~T10)이 중간단계에 있다고 하더라도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면 아예 대출을 받지 못하지만 앞으로는 기술등급을 보다 적극적으로 고려해서 대출여부를 결정하게 된다는 뜻이다.


◇ 개인신용평가도 10등급제서 1000점 만점제로 세분화=개인의 신용등급 평가도 확 달라진다. 기존에는 신용등급이 1~10단계로 구분됐으나 앞으로는 1000점 만점의 점수제로 바뀌게 된다. 기존에는 6등급에 해당하면 은행대출이 어려웠으나 앞으로는 기존 6등급에 해당하더라도 점수에 따라 은행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는 의미다.

또 신용등급을 결정하는 요인도 보다 세분화된다. 기존에는 저축은행과 카드론, 대부업체 등에서 대출을 받으면 무조건 신용등급이 떨어졌으나 앞으로는 몇%대 금리를 받았는지를 따져 신용등급을 결정하게 된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1~10월 3대 신평사 중 한 곳인 나이스신용평가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로부터 대출을 받은 사람은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용 1등급의 경우 저축은행 대출 시 평균 2.4등급, 대부업체로부터 돈을 빌리면 3.7등급이 하락했다. 은행을 제외한 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으면 순식간에 신용이 곤두박질 친다는 뜻이다.

정부는 이 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해 이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제2금융권 등에서 돈을 빌리더라도 저금리를 적용받았다면 신용등급 하락폭을 줄일 수 있도록했다.

개인의 신용평가도 1~10등급제가 아니라, 1000점 만점의 점수제로 바뀌게 된다. 당장은 아니지만 중장기적으로 바꾸기로 했다. 최준우 금융위 중소서민금융정책관은 “6등급만 해도 350만명에 달하고 있다”면서“점수제 도입을 통해 상품 및 대출 구조가 다각화되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 1등급 우량신용자라도 저축은행과 대부업을 이용하면 곧바로 신용등급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뉴시스


◇서민금융상품 이용조건 완화=서민들에게 가장 반가운 소식은 서민금융상품의 이용조건 완화다. 정부는 서민금융상품인 햇살론, 새희망홀씨대출, 바꿔드림론을 이용할 때 기준이 되는 연소득 요건을 모두 500만원씩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약 159만명이 새롭게 햇살론, 새희망홀씨대출, 바꿔드림론을 이용할 수 있게 돼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연소득 3500만원(종전 3000만원) 이하는 신용등급에 상관없이 이용이 가능해진다. 6등급 이하는 4500만원(종전 4000만원) 이하까지 이용이 가능해진다. 자금한도도 각각 500만원 씩 늘어난다. 햇살론의 생계자금 지원 한도는 15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새희망홀씨는 25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각각 500만원 씩 늘어난다.

미소금융의 경우 현재는 7등급 이하만 이용이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6등급까지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355만명의 자영업자가 새로 미소금융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정부는 또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은행과 저축은행에서 출시된 사잇돌 대출은 올해 상호금융권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상호금융권의 사잇돌 대출의 금리는 연 10% 안팎으로 은행(6~8%)과 저축은행(15~18%)의 중간 수준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워크아웃과 개인회생 등 채무조정 졸업자를 대상으로 한 사잇돌 대출 상품을 연 15% 안팎 금리로 별도 출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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