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의 ‘대약진’이 암시하는 ‘직업의 소멸’
황진원
입력 : 2017.01.08 16:35
ㅣ 수정 : 2017.01.0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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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 추이 [자료=삼성전자/그래픽=뉴시스]
(뉴스투데이=황진원 기자)
반도체 힘입은 삼성의 ‘깜짝 실적’은 미래 시장의 변화 의미
지난 6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은 제4차 산업혁명이 우리의 현실을 변화시키고 있음을 의미한다. 삼성전자는 5조원 이상의 실적을 올린 반도체(DS)부문에 힘입어 9조2000억이라는 영업이익으로 13분기만에 최고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반도체 사업 실적은 D램과 낸드플래시 부문의 판매호조가 원동력이 됐다. 이러한 변화의 기류는 D램과 낸드플래시의 용도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과거 D램은 주로 PC, 보바일 기기 등에 사용됐으나, 올해부터는 자율주행차량의 필수 요소로 활용되면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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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에 따르면, 자동차 1대에 들어가는 D램의 물량은 2016년 2.16GB에서 올해 5.8GB로 급증할 전망이다. 차량용 D램의 수익성은 PC용의 2배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낸드플래시 역시 현재 자율주행차 1대당 22GB 정도 사용되지만, 오는 2020년에는 200GB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 실리콘밸리 IT업계의 빅이슈인 AI(인공지능) 제작에도 낸드플래시는 필수적인 요소로 사용되고 있다.
자율주행차와 AI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미래 먹거리로 주목을 받고 있는 신시장이다. 특히, 최근들어 중국·인도 등 개발도상국의 IT기업들이 미래 기술 발굴을 위해 뛰어들면서 반도체 시장의 규모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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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일,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인공지능·로봇의 직업별 업무수행능력 대체 비율 [자료=한국고용정보원/그래픽=뉴스투데이]
반도체 부문의 약진은 ‘단순노동 수행 직업’의 쇠퇴라는 ‘나비효과’ 초래
그러나 이러한 사실의 중심에는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한 미래 신시장의 등장이 인간이 영위하는 기존 직업의 소멸을 초래한다는 점에 있다.
미래 전문가들은 인공지능, 로봇 등 미래 기술 발달로 사라질 일자리 중 위험성이 가장 큰 직종으로 ‘단순 노동 직업’을 꼽고 있다.
고용정보원의 연구에 따르면, 오는 2025년이면 전체 단순노무 종사자 중 90.1%가 일자리 대체의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 예상했다. 청소원과 주방보조원 직업은 사라질 일자리 확률이 100%로 전망되기도 했다.
이러한 인간의 일자리 소멸 속도는 최근 글로벌 IT업계가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가사 로봇 등 생활 밀착형 미래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기면서 더욱 빨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기술 발달의 속도에 힘입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수요는 대폭 증가해 수퍼 호황기를 맞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과 예상주가의 급등은 ‘단순 노동 직업’에 종사하는 서민들의 삶의 기반을 흔들어놓는 ‘나비효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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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직원들이 신규라인에서 생산된 낸드플래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뉴스투데이
삼성의 주력 사업 변화 조짐, 미래사회 대비 ‘신호탄’ 분석
이러한 변화는 자율주행차, 인공지능과 더불어 미래 먹거리에 가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주요 사업의 변화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기업의 경우에는 삼성전자의 주요 사업 변화 가능성이 가장 크게 점쳐진다. 최근 ‘캐시카우’라 불리는 모바일 사업(IM 부문)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예고하고 있는 반도체 부문으로 주 사업 분야의 무게중심이 이동할 것이란 분석이다.
전 세계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한 미래 먹거리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으로, 관련 기술에 필수적인 고용량 메모리 수요 또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러한 가능성은 더욱 높게 점쳐지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가전, TV, 스마트폰, 전장사업 등 독보적인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등의 사업에 반도체 기술력을 접목시켜 15~20년 뒤 일상으로 자리잡을 미래 기술을 ‘뉴삼성’의 핵심으로 성장시킬 가능성이 크다.
향후 반도체 시장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미래 기술과의 연동이 필연적인 상태에서 삼성전자의 4분기 깜짝실적을 이끈 반도체 부문의 ‘대약진’이야말로 4차 산업혁명을 통한 미래 사회의 대비를 알리는 신호탄에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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