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7 현지르포] ‘미래를 엿보는 창’ 라스베가스 가전박람회, ‘직업의 미래’를 암시

정진용 입력 : 2017.01.06 17:03 ㅣ 수정 : 2017.01.06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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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대규모의 가전전시회인 라스베가스 CES 2017이 5일(현지시간) 개막됐다. 올해는 최대 규모의 한국관이 구성돼 있는 등 한국기업들의 참여가 활발하다. [라스베가스=정진용기자]

 

(뉴스투데이=미국 라스베가스/정진용기자)

 

전세계 150개국 3800여개 IT기업들 참가...55개 기업 참가한 한국관도 관람객 몰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신기술 등이 새롭게 부상할 직업에 대한 상상력 자극

 

‘미래를 보는 창’으로 불리우는 세계 최대 규모의 ‘라스베가스 CES(가전제품박람회) 2017’이 5일(현지시간) 오전 10시 라스베가스 컨벤션센터에서 개막됐다. 올해에는 유난히 인간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으로 예상되는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드론 등과 관련된 신기술들이 쏟아져 나와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 매력적인 기술들은 현재 인류가 몸담고 있는 직업의 미래를 암시하는 것처럼 보였다. 마치 먼 옛날 원시인들이 불을 찾아서 먼 여행을 떠났던 것처럼, 인류가 과거의 직업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술이 요구하는 직업에 대한 안목을 키워나가야 할 시점이라는 느낌이 들게 만들었다. 21세기의 4차 산업혁명시대를 주도할 새로운 직업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했다.

 

라스베가스 중심지 스트립에서 그리 멀지 않은 파라다이스 로드에 위치한 컨벤션센터는 개막전부터 길게 줄을 늘어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라스베가스 CES는 1967년 처음 시작해 올해로 50주년을 맞았다.

 

기자는 4일(현지시간) 저녁 라스베가스 맥컬렌공항에 도착 해 스트립 하단에 위치한 루소호텔에 짐을 풀었다. 평소 같으면 100달러 안쪽이면 충분했을 방값이 하룻밤에 210달러를 넘었다.

 

MGM 호텔 맞은편에 있는 몬테카를로리조트 호텔은 하룻밤 방값이 7000달러에 팔리기도 했다. 이 호텔 역시 비수기 때는 60~70달러 정도 하는 호텔이다.

 

라스베가스 컨벤션센터 입구에서 만난 스티브 맥잡(43)씨는 그나마 방이 없어 스트립에서 멀리 떨어진 외곽 모텔을 150달러에 겨우 잡았다고 하소연한다. 캐나다에서 왔다는 맥잡 씨는 IT관련 일을 한다며 동료3명과 함께 미래 트렌드를 보기 위해 이 곳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 라스베가스스트립 인근 파라다이스로드에 위치한 라스베가스 컨벤션센터 입구에서 사람들이 CES 개막전부터 길게 줄을 늘어서 있다. [라스베가스=정진용기자]

얼핏 보기에도 수천 명에 달하는 관람객들이 개막과 함께 컨벤션센터 안으로 쏟아져 들어갔다. 기자 역시 사람들에 떼밀려 어렵게 전시회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라스베가스 CES 사무국에 따르면 올해 CES에는 3800여개 업체가 참여했다. 한국기업들도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과 55개 중소기업들이 전시관에 자리를 잡았다. 특히 한국관은 KOTRA와 KEA(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가 처음으로 공동 구성했는데, 2000년 첫 참가 이후 최대규모라고 KOTRA는 설명했다.

 

◇한국기업들 올해 최대 규모 참가=한국관 운영을 총괄하는 권오석 KOTRA 로스앤젤레스무역관 관장은 “CES는 단순히 관람에 그치는 게 아니라, 실질적인 거래가 이뤄지는 곳”이라며 “한국관에 참가한 우리기업들의 거래 성사를 위해 현장 지원과 체계적인 사후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삼성과 LG의 TV전쟁이다. 삼성은 QLED TV를 전면에 내세워 12년연속 TV부문 1위 자리를 고수하겠다고 선언했다. 화려한 색감의 스테인글라스를 재현한 TV 앞에서 관람객들은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마이크를 잡은 삼성전자 김현석 사장은 “머리카락보다 수 만배 작은 나노 반도체에 메탈 소재를 넣어 색정확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QLED TV는 화면의 밝기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김 사장은 “1제곱미터 면적에 촛불 1500~2000개를 켜놓은 것과 같은 밝기를 구현했다”고 밝혔다.

 

▲ 올해 CES는 관람객 수가 20여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라스베가스=정진용기자]

LG전자는 두께 2mm짜리 벽걸이형‘LG 시그너처올레드 TV W’를 비롯해 슈퍼올레드TV, V20, 차량용 스마트홈 시스템 등을 앞세웠다. 시그너처올레드TV는 마치 그림액자가 벽에 달라붙어 있는 느낌이었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10억 분의 1미터, 나노미터 크기의 극미세 분자로 미세한 색 변화까지 표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상현실, 드론에서 예상하는 미래직업=지난해 CES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가상현실(VR)은 올해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3dRudder, Amlogic 등 총 80여개 업체가 참여해 신기술을 선보였다.

 

UCLA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조너던스토우메이커(22)씨는 “지난해도 CES에 참관했는데, 작년과 비교해 올해는 안경을 쓰지 않고 볼 수 있는 가상현실이 가장 눈에 띈다”고 말했다.

 

▲ CES를 찾은 관람객들이 디지털 스피커 코너를 관람하고 있다. [라스베가스=정진용기자]

실제로 전시관에는 스타워즈 인형들이 서로 레이저 총을 쏘는 장면을 시연하는 제품들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었다.

 

스마트팩토리 분야 글로벌 기업 다쏘시스템은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 이용자들이 제품 전 과정을 직접 관찰하고 경험하고, 또 검증할 수 있는 가상현실 기술을 전시했다. 다쏘시스템 관계자는 “가상현실 시스템과의 제휴를 통해 개발자들이 보다 빠르게 제품을 개발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드론도 한층 진화된 형태의 제품들이 소개되고 있었다. UFO 비행접시를 연상케 하는 드론은 기존 드론과 달리, SF공상과학 영화에서 나올법한 모습을 띠고 있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드론전시관을 찾아 관계자들과 드론 시연장면을 한참 동안 지켜보기도 했다. IoT(사물인터넷) 선도기업인 이에스브이는 독자 개발중인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였다. 이에스브이는 기존의 제품 라인업 외에도 개발완성단계인 자율주행기술 댑스맵(Depth Map)을 공개, 관람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가정용 헬스케어, 배터리 등 소형 가전제품 코너도 인기=이번 CES에서는 안마기 등 가정용 헬스케어, 가정용 비상 배터리, 아웃도어 태양광 배터리 등 실생활과 밀접한 소형 가전제품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 다이와가 선보인 안마기[라스베가스=정진용기자]

다이와가 내놓은 안마기에는 사람들이 체험하기 위해 길게 줄을 늘어서 있었다. 특히 기존 안마기와 달리, 인체공학 및 바이오 테크놀리지와 결합한 새로운 제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또 야외에서 쓸 수 있는 무선앰프도 현대적인 디자인의 제품들이 대거 소개됐다.

 

▲ 야외에서 사용하는 무선앰프 코너에서 한 관람객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라스베가스=정진용기자]

라스베가스 CES 2017은 오는 7일(현지시간)까지 계속된다. CES 사무국은 올해 미국경기가 살아나면서 관람객 수가 지난해 보다 많은 20만명에 달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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