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계란·식용유값 폭등에 소주·맥주까지 가격인상…자영업자 한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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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AI 확산 계란 공급 어려워져 ‘장사를 접어야 하나’
소비재 물가 폭등으로 자영업자의 한숨이 늘었다. 최근 AI(조류독감)로 인해 계란 가격이 오르더니 공병 보증금 인상으로 인해 소주·맥주가격까지 인상돼면서 서민경제는 물론 자영업자들의 생계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 AI 사태가 한달 이상 지속되면서 계란 가격이 폭등했다. 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한국계란 한판(특란, 30개)의 가격은 8389원으로 한 달 전 5604원 대비 약 50%나 올랐다. 소비자들이 직접 구매하는 계란도 한달새 20%나 뛰었다.
계란 가격이 폭등하자 가게 문을 닫는 곳도 생겼다. 서울 시내 지하철 역 앞 트럭에서 계란빵을 1000원에 판매하는 A씨는 도저히 단가를 맞출 수 없어 장사를 포기했다. 아직 계란빵 장비를 정리한 것은 아니지만 AI 사태가 끝나 계란 공급이 원활해 질 때까지는 장사를 못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생활비가 없어 막노동일을 나가고 있다. 그는 하루 빨리 다시 자신의 계란빵 트럭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이다.
치킨업계도 AI 확산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직까지 닭 공급에는 문제가 없으나 AI 사태가 더 장기화 된다면 닭 공급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현재 산란용 닭이 대거 살처분 됐고 오는 여름까지는 계란 부족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식용 닭의 살처분 규모도 증가하고 있어 닭고기 공금에도 비상등이 켜진 상태이다.
콩 재배량 줄어 ‘업소용 식용유’ 가격 7% 인상
식용유 값도 들썩였다. 지난해 주요산지에서 발생한 홍수로 콩 재배량이 줄고 품질도 떨어지면서 업소용 식용유 제품 수급 차질이 빚어지자 식품업체들이 잇따라 가격을 인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이달 중 업소용 식용유 가격을 7~8% 인상할 예정이다. 대두 가격 상승과 환율 등의 영향으로 제조원가가 18%가량 증가해 업소용에 한해 식용유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앞서 오뚜기와 롯데푸드는 지난달 말 식용유 가격을 약 9% 올렸다. 식용유 18L 기준으로 도매시장에서 약 2만 4000원에 판매되던 업소용 식용유는 현재 2만 7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계란과 식용유는 음식점업을 하는 자영업자들에게 중요한 식자재이다. 한식 중식 일식 양식에서 모두 사용하며 디저트 등 제과업계에서도 사용하는 만큼 계란과 식용유 가격 증가는 자영업자들의 수입에 직격탄일 수 밖에 없다.
특히 설 대목을 앞둔 전집들의 한숨이 깊어진다. 전에 들어가는 계란과 식용유는 전집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식자재이다. 계란가격이 2배 가까이 오르면서 식자재 값이 덩달아 2배 가량 증가했는데 식용유까지 오른다니 설날대목을 앞두고 걱정이 늘었다.
서울 시내에서 전집을 운영하는 B씨는 “가격을 조정하자니 저렴한 가격에 찾는 단골손님을 놓칠 것 같고, 그대로 판매하자니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볼 정도다”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소주·맥주 가격 또 올라
전 외에 소주, 맥주 등 주류 판매를 노려야 한다는 B씨에게 또 다시 안 좋은 뉴스가 생겼다. 바로 소주와 맥주값 인상이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다음 주부터 씨유(CU), GS25, 세븐일레븐 등은 참이슬·처음처럼(360㎖)을 한 병에 1600원에서 1700원으로 인상한다. 카스맥주(500㎖)는 10일부터 1850원에서 1900원으로, 하이트맥주는 19일부터 1800원에서 1900원으로 변경된다.
이마트에서도 1330원이던 맥주(500㎖) 한 병은 1410원에, 1140원이던 소주는 1220원에 판매된다. 롯데마트에서는 하이트·카스후레시(640㎖) 등 맥주는 한 병에 1750원에서 1830원으로, 참이슬과 처음처럼 등 소주는 1130원에서 1190원으로 인상된다.
이번 가격 인상은 빈 병 보증금이 인상된 데 따른 것이다. 소주는 40원에서 100원으로 60원, 맥주는 50원에서 130원으로 80원 인상됐다. 이미 소주와 맥주는 지난해에도 주류업체들이 제품 출고 가격을 인상한 바 있어 부담이 가중됐다.
살아남기 어려운 자영업, 정부 컨트롤타워 부재로 더 힘들어져
자영업으로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이다. 국세청의 ‘2016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하루 평균 3000명이 창업했지만, 하루 평균 폐업하는 개인사업자는 2000명으로 자영업 생존률이 1/3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폐업한 사업자 중에는 음식점이 20.6%로 가장 많았다.
또한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기준 479만 개의 자영업자가 등록돼 있고, 이들의 매출은 연 4600만원 이하가 51.8%이다. 연 매출이 1200만원 미만 자영업자 수도 101만 8000개에 달했다. 자영업자 5곳 중 1곳은 한 달 수입이 100만원도 안된다는 이야기다.
자영업 경제가 이렇게 어두움에도 불구하고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박근혜 대통력의 탄핵이 가결되면서 정부의 컨트롤타워가 멈추면서 문제가 더 커지고 있다.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하고 있지만 AI 등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하면서 생활물가가 급상승했고, 그 피해는 소비자와 생계가 달린 자영업자들이 고스란히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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