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등학생 희망 직업 순위 격변 조짐…생명과학자(3위)가 의사(8위) 눌러

오지은 입력 : 2016.12.21 16:43 ㅣ 수정 : 2016.12.2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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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교실에서 열린 사이언스 오픈랩 행사에서 ‘알츠하이머성 치매치료제 개발 전략’을 주제로 여고생들이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오지은 기자) 

 

초·중·고생 희망직업 Top 10에 4차산업혁명 관련 직업들 진입세 뚜렷

 

교사, 의사등 안정적인 전문직이 포진한 인기 직업 리스트에 변화의 바람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산업구조의 지각변동이 우리나라 학생들의 직업관에도 변화의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교사, 경찰, 의사등의 안정적인 전문직이 포진한 인기 직업 리스트에 생명과학 및 IT(정보기술) 전문가들이 첫 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발표한 ‘2016년 진로교육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과학자, 정보시스템 및 보안 전문가 등이 처음으로 초중고생들의 희망직업 상위 10위에 든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의 경우는 변화가‘미풍’의 수준이었다. 과학자가 9위를 차지했을 뿐이다. 나머지는 과거의 인기 직업들이 여전히 건재를 과시하며 상단 순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교육부에 따르면,  2007까지는 초등학생 희망직업 톱 10안에 이공계 직업이 진입하지 못했다. 2014년 ‘자연과학·생명과학 관련 전문가’가 7위에, 2015년과 올해엔 ‘과학자’가 8위과 9위에 각각 올랐을 뿐이다.

 

중학생은 좀 더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2014년 9위에 올랐던 생명·자연과학자 및 연구원이 올해 7위로 두 계단 상승했고,  8위에는 정보시스템 및 보안전문가가 새로 진입했다. 

 

대학 진학을 앞둔 고등학생에겐 그 변화가 가장 뚜렷이 드러났다. 3위에 생명·자연 과학자 및 연구원, 6위에 정보시스템 및 보안 전문가, 9위에 기계공학 기술자 및 연구원을 차지했다. 초·중등학생의 인기 직업 3위는 모두 의사였다.

 

그러나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의사는 인기 순위 8위로 밀려나고 3위에는 4차산업혁명의 핵심중의 하나인 바이오 생명공학을 이끌어갈 전문가인 생명·자연 과학자 및 연구원이 차지한 것이다. 현재 대학입학 경쟁 구도 속에서는 의과대학이 이공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이 선택하는 학과이다. 의대 진학을 하기에는 성적이 낮은 학생들이 진학하는 게 생명과학 전공이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고등학생들의 희망 직업 변화가 지속적인 추세를 형성할 경우 ‘의대=이공계 최상위권 학생’이라는 등식이 수십년만에 흔들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또 올해에는 지난 10년 동안 한 번도 10위권에 들지 못한 ‘기계공학 기술자 및 연구원’이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처음으로 9위를 차지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 같은 희망직업 순위의 변화는 4차 산업혁명 도래 등 미래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의사나 법조인의 인기가 줄어들고 특정 직군에 쏠리는 현상이 줄어들면서 4차 산업혁명과 더불어 과학기술이 주목받고, 정부가 이공계를 장려하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학생들의 희망직업도 바뀐 것으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Top 10 직업이 차지하는 비율도 감소 추세…직업관의 다양화 현상으로 해석

 

전체 희망직업 중 상위 10개 직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초등학생은 2007년 71.8%였지만 올해는 50.6%로 줄었다. 중학생은 59.4%에서 44.8%, 고등학생은 46.3%에서 41.9%로 줄었다. 희망 직업이 특정 직업에 쏠리는 현상은 줄어들면서 희망직업이 다양화한 것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평생직업교육센터 관계자는 21일 뉴스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의사나 법조인에 대한 선호도가 줄어드는 것은 높은 성적을 거둬야 가능한 직종이라는 현실을 다수의 학생들이 현실을 받아들인 측면도 있다" 면서도 “이번 조사 결과는 4차 산업혁명 도래 등 미래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학생들이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대중매체와 학부모의 영향력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들이 희망 직업을 알게 된 경로는 초등학생 24.7%, 중학생 27.1%, 고등학생 21.7%가 각각 ‘대중매체’를 꼽았다. 부모님(초 26.3%, 중 22.9%, 고 20.5%)외에 학교선생님(초 8.7%, 중 9.9%, 고 13.7%), 서적(초 9.8%, 중 7.3%, 고 7.1%) 등도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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