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리포트] 한중일 카지노 삼국지가 몰고 올 일자리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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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찡꼬 천국 日, 금기시됐던 카지노 전격 허용
카지노당 일자리 3000~4000개 신규창출 기대
(뉴스투데이=이진설 경제전문기자/정진용 기자) 중국이 불을 댕기고, 한국이 뒤쫓고, 일본이 뒤늦게 선전포고를 하면서 카지노를 둘러싼 한·중·일 삼국지가 시작됐다. 빠찡꼬의 나라 일본이 사상 처음으로 일본 내 카지노 산업을 허용키로 하면서 아시아지역 내 카지노 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일본 참의원(상원)은 지난 15일 카지노 허용법안을 통과시켰다. 일본은 그 동안 카지노를 도박으로 규정하며 엄격하게 규제해왔는데, 아베 신조 정부가 2020년 도쿄올림픽 관광객 유치를 이유로 힘으로 밀어붙인 것이다.
후폭풍은 거세다. 교도통신이 지난 17~18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카지노 허용에 반대하는 일본인은 69.6%에 달했다. 10명 중 7명이 카지노 허용을 반대하고 있는 것. 더욱이 자신의 거주지역 내 카지노 설치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5.3%가 반대 의견을 내 상당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카지노 허용으로 아베 정부의 내각 지지율은 54.8%로 지난달 조사 때보다 5.9%포인트 하락했다.
일본의 카지노 허용은 사실 의외다. 일본은 빠찡꼬의 천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빠찡꼬가 전국민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생산성본부가 올해 발간한 2016년 레저백서에 따르면 전국에 빠찡꼬 수만 1273개에 달한다.
미국 통계사이트 스타티스타닷컴(statista.com)에 따르면 카지노 천국 미국의 카지노 수는 1511개에 달한다. 이와 비교하면 일본은 빠찡꼬가 미국 카지노 수에 버금갈 정도로 많은 것이다.
문제는 빠찡꼬의 인기가 최근 급격히 식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레저백서에 따르면 일본의 빠찡꼬 매출은 1995년 30조엔(321조원)을 넘었으나 이후 꾸준히 줄어들어 2013년에는 18조8000억엔(200조110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빠찡꼬 인구도 95년 2900만명에 달했으나 2013년에는 970만명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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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들은 대신 미국 라스베이거스, 마카오, 한국 등으로 카지노여행을 즐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레저백서에 따르면 일본인들은 2013년 기준 900만명 이상이 라스베이거스를 비롯해 한국과 마카오 등지의 카지노를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일본정부는 유커(중국인관광객)들이 쓰는 천문학적인 해외관광 자금 중 상당수가 마카오와 싱가포르 등의 카지노업계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봤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20년 도쿄올림픽 관광객 유치를 명분으로 국내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카지노산업을 전격 허용키로 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지난 16일자로 보도했다.
일본의 선전포고에 韓中도 바짝 긴장
일본의 전격적인 카지노 허용으로 중국과 한국은 크게 긴장하고 있다. 마카오에는 현재 6개 카지노 재벌이 운영하는 카지노호텔이 35개에 달한다. 마카오 카지노호텔 매출은 이미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산업 매출의 7배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2013년 기준 마카오 450억달러 대 라스베이거스 65억달러)
하지만 중국정부의 부패와의 전쟁 등 각종 규제로 최근 매출이 급격히 줄어든 상태다.(올해 33조원 예상)그렇다고 중국관광객들이 마카오 대신 일본을 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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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사회과학원 일본연구소의 부주임 가오훙은 일본의 카지노 허용이 일본 경제 진작을 위한 것이지만 효과는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카지노 허용이 경제운용에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특히 마카오를 방문하는 카지노 관광객의 90% 이상이 중국인임을 고려할 때 일본관광객이 줄어든다고 해서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는 좀 다르다. 한국에는 현재 16개 외국인출입전용 카지노와 1개의 내국인 출입가능 카지노를 포함하여 총 17개의 카지노가 운영되고 있다.
한국의 카지노를 방문하는 중국과 일본인 관광객수는 2014년 230만명 수준에서 올해는 170만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에 카지노가 세워지면 일본관광객의 상당수가 국내 카지노 출입을 끊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 큰 문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내국인 출입이 허용된 강원랜드의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관광의 지리적 접근성을 고려하면 비행시간 1시간 정도의 일본이, 자동차로 3~4시간 걸리는 정선 강원랜드 카지노보다 오히려 더 가깝기 때문에 일본 쪽으로 눈을 돌리는 관광객이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의 전체 카지노매출은 2조8000억원 수준으로 중국 마카오의 33조원에 비하면 11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일본의 경우 카지노가 본격 허용되면 매출이 한국의 3배 정도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신규 관광객의 창출보다는 한중일 3국간에 카지노 관광객을 뺏고 뺏기는 쟁탈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카지노 삼국지, 카지노 관련 일자리 창출에 기여 기대
흔히 알려진 대로 카지노는 노동집약적 서비스 산업이다. 카지노에는 딜러에서 캐셔, 보안요원, 카지노호스트, 게임매니저 등 직업종류만 수십 가지가 있다. 미국의 경우 카지노 1개당 4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스타티스타닷컴에 따르면 미국 라스베이거스 내에 카지노 수는 2016년 기준 42개에 달하고, 종업원 수는 17만618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카지노 1개당 4062명의 고용효과를 낳고 있는 셈이다.
직접고용효과 이외에 카지노 설립에 따른 부수적 고용효과는 훨씬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 카지노관련 여행패키지 개발, 자동차 대여 및 버스 등 운송업, 카지노게임기 수요증대 등 카지노와 관련된 부대산업들은 셀 수 없이 많다.
한국의 경우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강원랜드 종업원 수는 2016년 9월 현재 3634명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당 종업원수 4062명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부대효과까지 고려하면 대략 7000~8000명 정도의 고용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의 카지노산업 허용을 계기로 국내에도 카지노산업이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김관영 의원(국민의당)은 최근 새만금사업 추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대표 발의했다. 김 의원은 카지노를 비롯한 호텔과 컨벤션시설, 전시, 쇼핑센터, 놀이시설이 결합된 ‘복합리조트’를 허용, 관광 서비스산업을 활성화해 지지부진한 새만금개발을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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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새만금에 싱가포르 마리나샌즈 규모의 복합리조트를 도입한다면 개장후 5년 이내에 생산유발효과가 23조5000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8조9000억원, 일자리는 23만개가 창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아시아 공항 허브라는 지리적 이점을 앞세워 중국인관광객을 겨냥한 영정도 카지노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복합리조트에 들어설 카지노는 현재 영업 중인 국내 16개 카지노를 합친 크기와 비슷하다.
인근 대학들도 카지노 특수에 대비하여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천대는 미국 호텔업계 2위인 UNLV와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UNLV는 라스베이거스 카지노호텔의 매니저 양성소라 불릴 정도로 호텔관광업계에서는 톱클래스 대학으로 꼽힌다.
인천대에 따르면 UNLV 스토위 슈메이커 윌리엄 F. 해라 호텔관광대학 학장은 내년 1월 중순 한국을 방문하면서 인천대 경영학부 관계자들과 만나 두 대학간 협력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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