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자영업자 및 직장인 이자 부담 증가로 ‘벼랑끝’ 몰리나

美 금리인상으로 국내 자영업자·직장인 대출 충격에 휘청
(뉴스투데이=오지은 기자) #. 한차수(58·남) 씨는 아파트 단지에 치킨집을 차린 지 이제 3개월 됐다. 가게를 내기 전 은행권에서 1000만원, 캐피탈에서 2000만원, 저축은행에서 5000만원을 대출받았다. 한 씨는 4대보험, 건보료 등을 빼고 나니 가게 운영에 어려움을 느껴 긴급자금으로 500만원 정도 자영업자 대출을 받고 싶다. 보통 사업자 대출은 오픈 후 3개월이 지나야 금융권 대출이 가능하다는 말에 기간을 채우자마자 은행으로 달려갔으나 캐피탈, 저축은행 대출로 신용등급도 떨어져 추가대출이 제한적이라는 말만 들었다다. 한 씨는 어쩔 수 없이 대부금융으로 건너 가야 할지 고민중이다.
미국은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0.25%p 올린 0.50~0.75%로 결정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다는 것은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이지만 반면 국내 자영업자 및 직장인들에게는 타격을 미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점점 커지는 자영업자들의 부실 위험 주의보…주택담보대출 3~4% 수준으로 올라
특히 자영업자들은 제2금융권에서 돈을 많이 빌려 담보대출과 마이너스 대출, 늘어나는 이자액에 휘청되고 있다. 이에 美 금리인상으로 이자액이 늘어나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249조7222억원으로, 전년 대비 26조8178억원 증가했다. 이중 50대 이상 은퇴 연령층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했다.
국내 자영업자 숫자는 2012년 572만명에서 올해 5월 말 563만명으로 다소 줄어드는 추세지만 금융권 자영업자대출은 도리어 늘어난 셈이다.
정부가 잇달아 규제책을 내는 바람에 주택담보대출 이자도 치솟기 시작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8월 2~3%대에서 현재 3~4%대로 올랐고 미국 금리 인상 속도에 따라 내년에만 1%포인트 정도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자영업자들이 주로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 대출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경기 침체에 따른 소득 감소와 금리 상승 시 부실 위험 요인을 다수 떠안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으로 60대 자영업자의 대출 가운데 2금융권 비중은 66.2%를 기록했고 50대는 61.6%로 뒤를 이었다.
자영업자대출은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부터 기업대출까지 중복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정부가 정확한 실태조차 파악하기 어렵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정희수 연구위원은 “사업자대출 등을 포함해 가계 및 기업대출을 중복해서 받은 자영업자 비중은 63.6%로 실제 금융권 전체 자영업자대출 잔액은 520조원(올해 6월 기준)으로 추산된다”면서 “고용창출을 통한 소득 증대와 은퇴자들의 재취업 지원, 전·월세 상한제 등 과도한 주거비 부담 완화와 같은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직장인 마이너스 통장 대출 잔고 증가추세…2배로 폭등할 가능성 있는 ‘가계부채 뇌관’
미국발 금리 인상에 따른 시중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될 경우, 직장인들의 필수품인 ‘마이너스 통장’의 이자부담은 걷잡을 수 없게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 잔액은 총 171조6000억원이다. 연초 대비 10조원이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 연간 총 증가액 8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직장인들이 주 고객인 마이너스 통장의 대출 규모가 증가하는 이유는 전세값 급등이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꼽히고 있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마이너스통장을 중심으로 한 신용대출의 급증은 소비절벽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부족한 생활비 보다는 전세자금 용도로 사용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더욱이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한도 소진율은 5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약정 기간 동안 한도 금액 내에서 필요한 만큼 대출을 받는 마이너스 통장의 구조상 전체 대출이 급증할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1000만짜리 마이너스 대출을 받은 직장인들이 평균 500만원 미만만 빌리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 불황, 전세값 인상등이 지속된다면 500만원을 추가로 빌릴 수 있다. 이처럼 통장 한도 소진율이 100%에 육박한다면 현재 마이너스 통장 신용대출 잔액은 2배로 급등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거기에 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의 금융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직장인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은 가계부채의 또 다른 뇌관으로 도사리고 있는 셈이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