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국내 기업 해외공장 이전으로 ‘고용절벽’ 고착화

강이슬 기자 입력 : 2016.12.12 15:30 ㅣ 수정 : 2016.12.23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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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이 지난 8월 집적 현대기아차 체코공장을 방문해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저렴한 노동력으로 주요 기업들이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중국, 동남아 등과 더불어 러시아, 슬로바키아, 체코 등 유럽지역에도 생산공장을 가동하고 있다.ⓒ현대차그룹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국내 기업들, 해외 공장 이전·준공 활발…현대차 국내공장 생산비율 30%뿐
 
국내 기업들의 해외 공장이전이 계속되면서 국내 일자리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현재 국내 공장의 생산비율이 계속 하락해 30%대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해 생산한 자동차 496만대 중 62%인 309만대를 해외에서 생산할 만큼 해외공장의 역할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현대차는 1996년 아산공장 완공 뒤 20년간 국내 공장 신설 없이 해외로 눈을 돌렸다.

현대차그룹은 저렴한 노동력으로 주요 기업들이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중국, 동남아 등과 더불어 러시아, 슬로바키아, 체코 등 유럽지역에도 생산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이 직접 체코, 슬로바키아 등 유럽공장을 방문해 유럽지역 생산 및 판매전략을 점검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중국 옌타이, 칭타오, 베트남 하이퐁, 브라질 따우바테 등 4개 도시 5개 지역 공장에서 휴대폰을 생산하고 있으며, 11개국의 13개 공장에서 TV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LG전자 베트남 하이퐁 캠퍼스’ 준공식을 열었다. 흥이옌에 있는 TV 및 휴대폰 공장과 하이퐁에 있던 세탁기와 청소기, 에어컨 공장을 이번에 하이퐁 캠퍼스로 통합했다. 또한 이 공장에서는 기존에 생산하던 휴대폰과 가전에 더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부품도 생산하고 있다. 더불어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삼고 있는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해외 첫 공장이다.
 
오리온도 중국, 베트남 등에 해외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오리온의 중국법인 랑팡, 상하이 공장 및 베트남 법인 호치민 공장이 식품의약품안전처 ‘우수 수입업소’으로 선정됐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의 대규모 공장에서 갤럭시S7 등 주력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해외 생산비중이 90%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기업들의 해외공장 이전은 앞으로도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에 기아차의 멕시코 공장, 현대차의 중국 4공장이 들어선다. SKC도 해외에 산화프로필렌(PO) 생산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대기업 관계자에 따르면 “저렴하고 풍부한 노동력과 무역에 편리한 장소로 인해 해외 공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 무엇보다 상대적으로 파업 위험 요소가 적은 것도 해외 시장이 매력적인 이유이다”고 말했다.
 
 
대기업 매출 증가에도 국내 제조업 고용은 요지부동
 
대기업을 중심으로 국내 공장이 해외의 저렴한 노동력에 밀리면서 국내 제조업 일자리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대기업의 매출이 증가해도 고용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전자, 조선, 철강 등에서 고용이 크게 줄었다.

12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1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11월 제조업 취업자 증가 폭은 5000명에 그치면서 증가 폭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0월(-8000명) 이후 7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 폭이다.
 
제조업 고용의 14.5%를 차지해 고용규모가 가장 큰 ‘전자부품·컴퓨터·통신장비’도 10월 취업자 수가 1만 3000명이나 감소했다. 2013년 9월 57만명의 고용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줄곧 하락해 올해 11월 고용규모는 51만 7000명에 그쳤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해외로 공장을 이전시키거나 신설하는 바람에 국내 고용이 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美 트럼프도 해외공장 이전 기업에 관세 부과해 국내 일자리 지킨다
 
기업들의 해외공장 이전으로 인한 문제는 미국에서도 뜨거운 감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1일(현지시간) 당선 수락 이후 첫 대중 연설에서 해외에 공장을 이전하는 미국 기업들을 향해 경고를 날렸다.
 
트럼프는 냉난방 시스템 업체 ‘캐리어’의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 공장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기업들은 한 주에서 다른 주로 떠날 수는 있고 또 다른 주들과 계약 조건을 협상할 수도 있지만, 이 나라를 떠나는 일은 아주 어려워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는 선거 유세를 통해 인건비가 싼 멕시코나 아시아 지역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미국 기업들에게는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역설해왔다.
 
오는 14일에는 트럼프와 애플의 CEO 팀 쿡,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CEO 래리 페이지, 페이스북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셰릴 샌드버그, 마이크로 소프트(MS)의 사티야 나델라, 인텔의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IBM의 지니 로메티, 오라클의 사프라 캐츠, 시스코의 척 로빈스 CEO 등이 참석하는 실리콘밸리 IT기업 회동이 열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회동의 주제는 확실하지 않지만 트럼프가 해외에 공장을 두고 있는 애플과 IBM 등을 비롯해 IT 기업들에게 국내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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